[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올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은 KGC인삼공사와 삼성 중 하나로 압축됐다.

삼성은 지난 1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의 2016~17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1-8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지난 14일 일찌감치 모비스에 3전 전승을 거둔 KGC인삼공사와 전날 5차전 혈투 끝에 오리온을 3승2패로 꺾은 삼성이 22일부터 7전 4선승제의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됐다.

KBL 제공
전력상으로는 KGC인삼공사가 좀 더 위다. KGC인삼공사는 39승15패의 성적으로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반면 삼성은 시즌 초반 가장 좋은 출발을 알렸지만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34승20패로 3위에 만족했다.

플레이오프 과정을 살펴봐도 KGC인삼공사는 4강에 직행했을 뿐 아니라 모비스를 손쉽게 제압하며 총 7일 간의 휴식을 취한 뒤 챔피언결정전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전자랜드와의 6강, 오리온과의 4강을 모두 5차전 혈투 끝에 승리한 삼성은 지난달 31일부터 4월19일까지 20일 동안 무려 10경기를 소화해 체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 밖에 역대 정규리그 우승팀이 통합 우승까지 차지한 확률은 20회 중 10회로 50%의 확률에 달하지만 3위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회 중 4회로 20% 확률에 그쳤다. 여러모로 살펴봐도 KGC인삼공사가 유리한 입장인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다만 삼성은 KGC인삼공사와의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4승(2패)을 따내며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한 경험이 있다.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가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무대인 것은 사실이지만 3라운드까지는 전승을 따내며 김승기 감독을 고민에 빠뜨린 팀이 삼성이라는 점에서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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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마이클 크레익이 데이비드 사이먼-오세근과의 골밑 대결에서 상성 상으로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였고, 임동섭의 3점슛이 폭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KGC인삼공사도 이정현이라는 에이스가 존재하는 가운데 키퍼 사익스 역시 한 때 교체 대상으로 언급됐지만 놀라운 반등을 통해 삼성을 괴롭힐 수 있는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4라운드부터는 오히려 2승1패로 우위를 점했기 때문에 KGC인삼공사의 자신감도 만만치 않다.

정규리그 막판 9연승, 플레이오프를 포함하면 12연승을 내달린 KGC인삼공사로서는 이같은 모습만 계속 유지해도 2011~12시즌 이후 5년 만의 챔프전 우승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다만 2쿼터 삼성의 두 외국인 선수가 동시에 나섰을 때 크게 밀리는 모습이 있었고, 6번의 맞대결에서 리바운드 마진 역시 -76으로 크게 밀린 만큼 높이의 열세를 최소화하고 다른 방향으로 상대를 괴롭힐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삼성은 반대로 KGC인삼공사의 공격적인 수비에 당황하지 않고 실책 및 속공 허용 빈도를 낮춰야 한다. 또한 라틀리프가 이번 플레이오프 10경기에서 28점 15.8리바운드의 괴물 활약을 펼쳤지만 평균 37분27초를 소화한 만큼 언제까지나 이같은 모습을 이어갈 수는 없다. 골밑 우위를 점하더라도 외곽에서 반드시 시너지를 낼 필요가 있으며, 4강 5차전 결정적 순간 3점슛을 터뜨린 김태술이 이를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해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진가를 발휘해야만 한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승리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 확률은 무려 70%였다. 7전4선승제의 긴 승부지만 여전히 기선제압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데이터다. 21일 미디어데이부터 김승기-이상민 감독 및 양 팀의 대표 선수(오세근-양희종, 주희정-김준일) 사이에서 치열한 기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과연 마지막 승부에서 미소를 짓게 될 팀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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