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 NBA의 정규시즌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동시에 서부 컨퍼런스와 동부 컨퍼런스에서 각각 8팀씩의 플레이오프 진출팀도 확정이 됐다.

우선 서부는 1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부터 7위 멤피스 그리즐리스까지 일찌감치 진출이 확정 또는 유력했고,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 덴버 너게츠가 끝까지 8위 싸움을 하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포틀랜드가 지난 달 29일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고, 결국 웨스트브룩에게 버저비터를 허용했던 10일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전 패배 이후 서부 8위는 포틀랜드로 확정됐다.

하지만 가장 큰 아쉬움을 남기며 정규시즌을 마친 팀은 바로 동부의 마이애미 히트가 아닐까 싶다. 그들은 정확히 정규시즌 일정의 절반을 소화했던 지난 1월17일까지의 성적이 11승30패였다. 당시 마이애미보다 성적이 나빴던 팀은 8승32패의 브루클린 네츠뿐이었다. 피닉스 선즈, 올랜도 매직, LA 레이커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등보다도 성적이 안 좋았던 팀이 마이애미였다.

마이애미의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 ⓒAFPBBNews = News1
그러나 마이애미는 그 직후 13연승을 포함해 나머지 41경기에서 30승11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마이애미보다 승률이 높았던 팀은 32승9패의 골든스테이트 단 한 팀이었다. 그만큼 마이애미는 뜨거웠다.

마이애미의 돌풍으로 동부의 플레이오프 진출팀 향방은 끝까지 안개 속에 빠져있었다. 애틀랜타 호크스, 밀워키 벅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시카고 불스, 마이애미의 5개 팀이 경쟁하는 와중에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2연전을 모두 이긴 애틀랜타가 먼저 달아났고, 필라델피아와 샬럿 호네츠을 만났던 밀워키도 결국 최종전을 치르기 전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결국 13일 시카고와 마이애미, 그리고 인디애나까지 3개 팀 중 한 팀은 반드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인디애나가 나머지 두 팀보다는 1경기 앞서있었지만 타이 브레이커에서 시카고가 마이애미와 인디애나 모두에게 우세, 마이애미가 인디애나에 우세였던 상황이었기에 인디애나 역시 패배할 경우 위험해지는 상황이었다.

또한 타이 브레이커에서 우위에 있던 시카고는 이번 시즌 내내 의외의 경기에서 승률이 낮은 팀에게 일격을 잡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대표적인 팀이었다. 상대가 아무리 리그 최하위 브루클린이었지만 결코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인디애나의 상대인 애틀랜타가 폴 밀샙이 애초에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데니스 슈뢰더, 팀 하더웨이 주니어, 드와이트 하워드에게 모두 휴식을 주기로 결정하며 인디애나는 웃을 수 있었다. 시카고의 상황은 더욱 좋았다. 시카고의 상대 브루클린은 가드 제레미 린, 센터 브룩 로페즈, 그리고 후반기 벤치 출격이 잦아졌지만 포워드라인에서 제일 믿을만한 선수였던 트레버 부커가 모두 결장을 확정지었다.

아무리 시카고가 약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다 해도 로페즈, 린, 부커가 없는 브루클린에게 지는 것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 그림이다. 결국 이러한 결정에 웃을 수 없는 팀은 마이애미 뿐이었다. 마이애미의 상대 워싱턴도 브래들리 빌, 존 월, 마키프 모리스등이 결장했지만 마신 고탓, 오토 포터가 출전을 강행했다. 결국 상대팀의 주축 선수가 대부분 결장한 상황에서 세 팀 모두가 승리를 거뒀고 마이애미의 시즌은 그렇게 끝났다.

사실 1월 중순 연승이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마이애미는 시즌을 가장 먼저 포기할 팀으로 보였다. 어차피 꼴지를 해서 높은 확률로 1픽을 가져갈 수 있게 돼도 픽이 보스턴에 넘어가는 브루클린에 비해 마이애미는 이른바 리빌딩의 기회가 온 듯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원하는 팀들에게 고란 드라기치나 하산 화이트사이드 같은 선수들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재료이기도 했고, 특히 화이트사이드는 림 프로텍터가 필요하던 포틀랜드와 지속적으로 엮이는 등 팀 정리 작업에 들어가는 듯 했다.

꾸준히 트레이드 루머에 이름이 거론됐던 화이트사이드. ⓒAFPBBNews = News1
하지만 시즌 포기 버튼을 누르기 직전 시작된 연승 과정에서 마이애미의 감독 에릭 스포엘스트라는 빠른 템포의 농구로 변화를 추구한다. 동시에 디온 웨이터스의 폭발적인 득점포 가동이 시작됐고, 고란 드라기치가 20점 5어시스트 이상을 책임져줄 수 있는 가드로 돌아왔다. 이 밖에 벤치에서 출격하는 ‘존슨 듀오’ 포워드 제임스 존슨과 가드 타일러 존슨이 빨라진 템포 농구의 최대 수혜자로 거듭나며 맹활약을 펼쳤다. 화이트사이드의 존재감은 꾸준했다.

그렇지만 결국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무대에 설 기회는 마이애미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후반기의 기세만 봐서는 그 어떤 팀보다 하위 시드의 돌풍을 일으킬 확률이 제일 높아보였던 팀이기에 더욱 아쉽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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