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FC 제공
[스포츠한국 장충=김성태 기자]명승부 열전이었다. 모두 6경기가 열렸는데 매 경기가 혈전이었고 치열했다. 이 정도의 경기력과 재미라면 팬들의 두둑한 지갑을 열기에 충분하다.

김수철은 15일 오후 8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38 메인이벤트 밴텀급 타이틀 매치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제4대 밴텀급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매 경기가 명승부였다. 화끈한 타격전이 연달아 펼쳐지면서 장충체육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생각 이상, 기대 이상의 수준 높은 경기력에 팬들의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첫 경기에 나선 김대성은 현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을 제압한 쿠와바라 키요시를 1라운드에서 펀치로 끝장냈다. 이어진 -70kg 100만불 토너먼트 인터내셔널 예선 B조에서는 만수르 바르나위가 기원빈을 초크로 제압, 몽골 복싱 국가대표 출신인 난딘에르덴은 브루노를 화끈한 레프트 카운터로 쓰러뜨렸다.

로드FC 초대 라이트급 챔피언이자 약 3년 6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남의철은 상대 산토스의 라이트 카운터를 맞고 아쉽게 패했다. 팬들의 박수와 환호를 한 몸에 받은 '유연함과 쇼맨십의 스타' 크리스 바넷은 출혈로 인한 닥터스톱으로 명현만에게 패했다.

대망의 메인이벤트 김수철과 김민우의 경기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크게 나쁘지 않았다. 3라운드 내내 치열한 공방 끝에 판정으로 결과가 넘어갔다. 그리고 김수철이 벨트의 주인공이 됐다. 김수철은 승리 후, 눈물을 흘렸다. 챔피언의 눈물이었다.

ROAD FC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중계된다. MBC스포츠 플러스에서 국내 TV 방송이 진행되고, 14억 인구가 시청하는 CCTV로 중국, 해외 팬들을 위해 ROAD FC 유투브 공식 채널에서 생중계된다.

사진=김성태 기자
제1경기 -84kg 미들급 쿠와바라 키요시 VS 김대성(승)

키요시는 킥복싱을 베이스로 하는 선수다.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부치며 상대를 괴롭히는 스타일이다. 한번 걸려들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지난 2015년 3월 로드FC 데뷔전에서 김석모를 1라운드 17초 만에 꺾은 바 있다.

김대성도 타격전에 상당히 능하다. 특히나 2014년 로드FC 014에서 보여준 박정교와의 난타전은 여전히 팬들의 뇌리에 박혀있다. 명승부 제조기라는 별명답게 덩치에 비해 매우 유연하고 빠르게 상대를 공략한다.

1라운드부터 치열한 공방이 오고갔다. 키요시는 김대성을 케이지 끝으로 계속 밀면서 김대성을 힘을 빼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김대성은 물러서지 않았다. 키요시의 펀치를 피한 뒤, 라이트 어퍼로 키요시의 안면을 가격했다.

이 한 방이 컸다. 키요시가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김대성은 이를 놓치지 않고 쓰러져있는 키요시에게 연달아 펀치를 퍼부었고 화끈하게 승리를 거뒀다. 김대성의 1라운드 2분 33초 TKO 승리였다.

제2경기 -70kg 100만불 토너먼트 인터내셔널 예선 B조 만수르 바르나위(승) VS 기원빈

만수르 바르나위는 데뷔 후, 무려 7연승을 달리며 격투계의 신성으로 등장했다. 신장이 183cm다. 라이트급에서는 큰 편이다. 리치가 길다보니 상대가 거리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거기에 날카로운 니킥을 주무기로 가지고 있다.

기원빈은 주짓수와 복싱을 베이스로 한다. 1991년 생의 젊은 파이터답게 기세가 남다르다. MMA전적 8승 3패를 기록 중이며 이번 만수르 바르나위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100만불 토너먼트 매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작심했다.

1라운드부터 기원빈이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로우킥과 하이킥, 그리고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전세가 역전, 만수르의 초크 공격이 기원빈의 목을 공략했다. 기원빈이 첫 번째는 참아냈지만, 두 번째 초크 공격은 버텨내지 못하며 무릎을 꿇었다. 만수르의 유연함이 기원빈을 제압했다. 1라운드 3분 41초 만에 만수르가 초크로 승리를 거뒀다.

난딘에르덴. 로드FC 제공
제3경기 -70kg 100만불 토너먼트 인터내셔널 예선 B조 브루노 미란다 VS 난딘에르덴(승)

브루노는 무에타이를 베이스로 하는 전형적인 타격가다. 그라운드 기술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타격이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다. 작년 로드FC 경기에서는 사사키 신지에게 패했지만 '주먹이 운다 시즌4' 우승자인 김승연을 꺽고 이번 토너먼트에서 연승을 노린다.

난딘에르딘은 몽골 복싱 국가대표 출신이다. 펀치가 아주 날카롭고 좋다. 그는 종합격투기 세계에 들어오면서 한국에 정착, 이번 100만불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해 상금으로 집을 구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드러낸 바 있다. 두 선수 모두 타격 하나는 수준급이다. 라이트급 최고의 타격전이 예상된 경기였다.

생각보다 승부가 쉽게 끝났다. 난딘에르딘이 훨씬 간절하게 승부에 임했다. 브루노의 펀치를 틈타 왼손 라이트 카운터가 제대로 턱에 적중했다. 이 한 방으로 경기의 흐름이 완벽하게 넘어갔다. 이후, 난딘에르딘이 연달아 펀치를 퍼부으며 승리를 거뒀다. 1라운드 55초 만에 난딘에르딘의 시원한 TKO 승리였다.

제4경기 -70kg 100만불 토너먼트 인터내셔널 예선 B조 남의철 VS 톰 산토스(승)

간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다. 남의철이다. 로드FC 초대 라이트급 챔피언인 그는 초심으로 돌아갔다. UFC에서 모두 3경기를 치르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남의철은 불도저 스타일이다. 힘으로 몰아부치며 거칠다. 로드FC 무대 복귀는 약 3년 6개월 만이다. 팬들의 기대가 크다.

톰 산토스는 왼손잡이로 킥복싱을 베이스로 하는 선수다. 타격과 더불어 그라운드 기술 역시 좋다. 전반적으로 모나지 않는 스타일의 선수다. 언제든 상대를 KO 시킬 수 있는 스타일이다. MMA 전적 8승 3패, 킥복싱 전적 10승 2패다.

남의철이 별명대로 힘으로 덤벼들었다. 1라운드는 팽팽했다. 남의철이 테이크다운을 시도, 산토스를 계속 궁지로 몰아넣었다. 파운딩으로 계속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갔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없었다. 2라운드는 양 선수 모두 신중하게 승부했다.

견제가 이어지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산토스가 빈 틈을 놓치지 않았다. 남의철이 펀치를 휘두르며 무게 중심이 잠깐 왼쪽으로 쏠려있는 틈을 타, 완벽하게 라이트 카운터 펀치를 안면에 적중시켰다. 한 방이 승패를 결정지었다. 산토스가 연달아 파운딩을 해서 펀치를 퍼부었고 승리를 가져갔다. 2라운드 3분 12초 만에 산토스가 TKO로 승리했다.

김민우. 로드FC 제공
제5경기 코메인 이벤트 무제한급 명현만(승) VS 크리스 바넷

명현만은 입식격투기 베테랑이다. 킥복싱을 베이스로 하는 타격가다. 지난 2015년에 로드FC에 데뷔했다. 작년에는 마이티 모와 미르코 크로캅과 상대했는데 아쉽게 패했다. 이번에 상대하는 크리스 바넷을 꺾고 다시 한번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크리스 바넷은 몸무게 140kg의 거구다. 하지만 유연하다. 흥까지 갖추고 있다. 거기에 태권도를 베이스로 하는 선수다. 4살 때부터 태권도를 했고 현재 5단이다. 2009년에 종합격투기에 데뷔한 이후, 상대전적 15승 3패를 기록할 정도로 강하다. 특히 15승 가운데 12승이 TKO다. 피니쉬 능력이 있다. 거기에 맷집까지 있으니 상대하기 여간 까다로운 선수가 아니다.

바넷이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명현만의 펀치가 무색할만큼 들소처럼 덤볐는데, 라이트 펀치가 눈에 맞으며 크게 상처가 났다. 눈 위의 출혈이 심했다. 바셀린을 바르면서 어떻게든 멈춰보려 했지만 어려웠다.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1라운드 2분 17초 만에 명현만이 레프리 스톱으로 승리를 거뒀다. 좀 더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경기가 너무 쉽게 끝이 났다.

제6경기 메인 이벤트 -61.5kg급 밴텀급 타이틀전 김수철(승) VS 김민우

김수철은 아시아 벤텀급 1위로 평가받는 최고의 기량을 지닌 선수다. 최근 9경기에서 무려 8승 1무다. 패한 적이 없다. 과감하게 덤벼들면서도 상대를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는 확실한 피니쉬까지 장착하고 있는 선수다. 타격과 더불어 상대하는 선수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서브미션에 능하다. 챔피언 타이틀 벨트 획득을 위해 칼을 갈았다.

김민우는 로드FC 영건즈를 거쳐 넘버시리즈, 타이틀 매치까지 올라선 로드FC의 '아들'이다. 밴텀급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175cm의 신장을 가지고 있다. 파워와 스피드, 두 가지를 모두 겸비한 까다로운 스타일이다. 킥복싱을 베이스로 해서 펀치와 킥에 능한데 주짓수까지 잘한다. 이번 매치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 같은 팀에 있는 미들급 챔피언 차정환, 페더급 챔피언 최무겸과 함께 벨트 화보를 찍겠다고 공언했다.

두 선수 모두 몸을 잘 만들어왔다. 상대의 로우킥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견제와 펀치가 번갈아 이어지면서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다. 누가 봐도 두 선수의 타이틀 획득에 대한 간절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경기가 묘하게 진행됐다. 김민수가 연달아 두 번, 급소를 맞으며 고생했다. 그만큼 양 선수 모두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절실하게 임했다는 의미였다.

3라운드 내내 공방이 이어졌다. 두 선수의 투지가 인상적이었다. 화끈한 한 방은 없었지만 두 선수의 대결은 막상막하였다. 그리고 모든 라운드가 끝났다. 판정을 내리기 정말 어려웠다. 공식 판정 결과, 심판 전원 일치로 김수철이 벨트의 주인공이 됐다. 김민우 역시 패했지만 멋진 경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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