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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온나라를 들었다놨다 했던 정유라의 이대 진학비리 사건으로 말미암아 역설적으로 세간의 큰 주목을 받은 승마. 어느새 귀에 익숙해질 정도로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승마는 ‘귀족 스포츠’라는 고정된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 골든쌔들 승마클럽 실내마장. 사진 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그러나 한발짝만 더 들어가면 승마의 문턱은 생각보다 낮다. 적어도 경기도 양평 용문면에 있는 `골든쌔들 승마클럽'에 가면 지난 2012년 개설 이래 5년째 세상의 편견과 맞선 덕분에 눈높이가 낮아진 오묘한 승마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다.

지난 12일 골든쌔들을 찾았을 때 승마클럽의 스태프들은 오후 레슨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특히 승마클럽을 총괄하는 장미숙 대표의 발걸음은 누구보다 분주했다.

부지 면적만 1만9800㎡(6,000평)으로,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승마클럽이지만 그는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며 30여두의 말이 머무는 마방과 1600㎡(500평)의 실내마장, 3200㎡(1,000평) 규모의 야외 대마장을 꼼꼼히 살폈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승마에 대한 무한대 사랑이 뚝뚝 묻어났다.

업계에서 자타공인 ‘승마광’으로 통하는 장미숙 대표의 지독한 승마사랑은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됐다. 대학시절 불문학을 전공했던 그는 20여 년 전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 당시 그는 승마를 생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프랑스의 문화에 큰 충격을 받았다.

장 대표는 “프랑스는 동네마다 승마장이 갖춰져 있었다. 프랑스인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마치 피트니스 센터를 다니는 것처럼 승마를 즐겼다. 승마를 고급·귀족 문화로 알고 있었던 나에게 이러한 프랑스의 문화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유학시절 본격적으로 승마를 접했던 나는 한국에 돌아가 승마의 대중화에 일조하고픈 꿈을 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 골든쌔들 승마클럽의 장미숙 대표. 사진 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귀국 이후 막연하게 승마클럽을 차리고 싶다는 꿈만 꾸고 있었던 장 대표는 지난 2009년 마침내 자신의 승마클럽 착공에 돌입했고, 3년간의 공사 끝에 2012년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됐다.

프랑스만큼이나 한국에서도 승마의 대중화를 꿈꿔왔던 장 대표는 단순히 승마 레슨 시설을 갖추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부대시설의 확충에도 온 힘을 기울였다.

특히 그가 역점을 둔 부분은 5층 빌딩으로 구성된 클럽하우스. 30~40명을 너끈히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에는 샤워룸을 설치했고, 취사가 가능한 레스토랑과 소극장까지 갖췄다. 여기에 옥상에는 노천스파 시설까지 마련했다. 중소 규모의 워크샵은 물론 동호회 모임, 파티까지도 클럽하우스에서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장 대표가 웬만한 별장 못지않은 부대시설 확충에 열을 올린 이유는 분명했다. 클럽하우스를 거점으로 한 각종 커뮤니티 속에서 자연스럽게 승마가 녹아들기를 바랐던 것. 신식으로 갖춰진 부대시설에는 승마가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길 바라는 그의 염원이 담겨있었다.

그는 “5~6만원만 투자하면 1회 기승이 가능하지만, 단체 모임에 한해서는 좀 더 저렴하게 승마를 체험할 수 있다. 따져보면 스키 리프트 승차권과 비슷한 수준의 금액이다. 나는 승마라는 것이 별도로 시간을 내 거금을 들여서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최대한 많은 이들이 승마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공통의 관심사로 둘 수 있기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부대시설 확충에 심혈을 기울였다”라고 답했다.

본격적인 착공 이전부터 각종 모임과 행사 유치를 계획했던 장 대표는 입지 선정에도 무척 신경을 썼다. 그는 오가는 길이 편해야 더 많은 잠재적 승마인들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서울 강남에서 50분 거리인 용문역 인근을 택해 용문휴게소 주차장 인근의 부지를 매입했다. 오는 11월에는 수서~용문 고속철이 개통될 예정이라 서울과의 체감거리는 더욱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대시설 확충은 물론 접근성까지 높여가면서 승마의 대중화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싶었던 장 대표의 노력은 최근 들어 빛을 보고 있다. 워크샵 장소로 안성맞춤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회사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최근에는 모 대학의 승마 교양수업까지 유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 대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권력형 비리사건에 연루된 승마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승마라는 스포츠 자체가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승마를 매개로 기업과 권력간 거액의 검은 돈이 오갔던 탓에 승마가 가진 이미지는 아무래도 부정적이다.

이때문에 현재 한국 승마계는 걱정을 한 가득 안고 있다. 장미숙 대표 역시 일련의 사태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하고 있는 인물 중 한 명. 그는 승마의 장점과 순기능마저 퇴색되는 것만큼은 막고자 애쓰고 있다.

장미숙 대표는 “최근 승마가 일종의 부정부패의 대명사가 되면서, 부유층들만이 타인들에게 위세를 떨치기 위해 즐기는 스포츠처럼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승마는 결코 풍요로운 사람들만이 즐기는 귀족 스포츠가 아니다. 이제는 한국마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잇따르면서 적은 금액으로도 승마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동물과 교감하며 함께하는 유일한 스포츠인 만큼, 건강은 물론 정신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 골든쌔들 승마클럽의 장미숙 대표. 사진 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승마가 어린아이들이나 성장기 청소년들의 신체적 발달은 물론 장애인들의 심리치료에 탁월한 효험을 갖고 있다는 것은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서도 입증된 터. 장 대표는 이 대목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그는 “승마는 말의 움직임에 오롯이 집중해야 하는 만큼,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의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 역시 승마에서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자신의 의지대로 활동적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두터운 불신의 벽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 대표는 의연했다. 오히려 그는 지금도 승마의 매력을 보다 폭 넓게 전파하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에 가득 그려두고 있는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승마인들이 승마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승마 필라테스 센터를 클럽하우스 인근에 개설하고 싶어요. 숙박 시설도 점진적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승마 테마 마을을 짓고 싶어요. 승마인들과 말들이 한 데 모인 마을을 형성하는 것이죠. 여기에 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 전용 실내마장도 반드시 마련할 생각입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승마 문화 조성을 위해 매일 같이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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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4/15 05: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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