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이하 한국시각) NBA 정규 시즌이 종료됐고, 16일부터 플레이오프 대결이 양 지구에 걸쳐 시작된다. 이에 각 대진별로 상위 시드 팀의 약한 고리와 하위 시드 팀의 공략 지점에 초점을 맞춰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번 [NBA현미경]은 서부지구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4개 시리즈에 대해 다룬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1번 시드) vs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8번 시드)

시즌 상대전적 우위: 골든스테이트의 4승무패

맞대결 전적은 일방적이지만 골든스테이트와 포틀랜드의 시즌 마지막 대결은 1월30일이었다. 때문에 전반기에 큰 힘을 못 쓰다 후반기에 치고 올라온 포틀랜드의 변화가 반영되지 못했다.

다만 포틀랜드 선수들 중 부상자가 많이 나와서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대미안 릴라드와 CJ 맥컬럼이 크진 않지만 각자 발과 손에 부상을 거쳤고, 후반기 성적 상승에 크게 기여한 유스프 너키치도 다리 부상 후 복귀 일자가 아직 미정이다.

포틀랜드의 반격 기회는 릴라드의 맞불 화력이 터져줄 때 나올 수 있다. ⓒAFPBBNews = News1
반면 골든스테이트는 벤치 인원인 맷 반스의 단기 부상을 제외하면 전력 이탈이 없다. 더욱이 골든스테이트가 시즌에 걸쳐 보여줬던 약한 고리에 대해 포틀랜드는 공략 가능한 숫자를 보여주지 못했다.

골든스테이트는 NBA닷컴 기준 리그 1위의 100포제션 당 113.2득점을 올렸다. 이런 골든스테이트가 보여준 약한 고리는 턴오버다. NBA닷컴에 따르면 골든스테이트의 100플레이 당 턴오버 비중 14.4%는 리그 11번째로 높다. 게다가 올스타 휴식기 뒤로는 15.0%로 증가해 해당 기간 동안 4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포틀랜드는 상대로부터 턴오버를 끌어내는 재주를 보여주지 못했다. 포틀랜드 상대방의 100플레이 당 턴오버 비중은 12.8%로, 리그 28위다.

또한 100포제션 당 101.1실점으로 리그 2위의 수비지표를 기록한 골든스테이트가 보여준 수비 약점은 수비 리바운드다.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에서 74.9%를 기록했는데 리그 29위다. 하지만 포틀랜드의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은 리그 17위(23.0%)에 그쳤고, 너키치 합류 이후로 한정해 봐도 18위(23.7%)에 그칠 만큼 강점을 보이지 못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2번 시드) vs 멤피스 그리즐리스(7번 시드)

시즌 상대전적: 양 팀 2승2패

멤피스는 지구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상대전적 2승2패 동률을 기록할 만큼 성적에 비해 강팀에 밀리지 않는 위력을 보였다. 그 비결은 수비였다. 멤피스와 맞붙을 때 리그 상위권 팀들 모두 시즌 실적에 비교해 저조한 득점 실적을 기록하곤 했다.

특히 샌안토니오는 그런 경향이 유독 높았다. 100포제션 당 108.8득점으로 리그 7위에 오른 공격지표를 자랑하는 샌안토니오지만 멤피스를 상대할 때는 겨우 100포제션 당 98.2득점에 그쳤다. 이는 멤피스를 상대할 때 리그 팀들이 기록한 공격지표 중 25번째다.

샌안토니오와 멤피스의 진흙탕 플레이오프 경기를 예고하는 시즌 맞대결 내용들이 나왔다. ⓒAFPBBNews = News1
물론 이토록 샌안토니오의 득점력이 추락한 데에는 에이스 카와이 레너드의 1경기 결장이 컸다. 해당 경기에서 샌안토니오는 100포제션 당 77.1득점에 그치는 바닥을 찍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레너드가 참여한 나머지 3경기의 실적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자신들의 평소 실적보다 샌안토니오가 좋은 득점 실적을 보인 적은 3월24일의 100포제션 당 111.3득점뿐이다. 사실 해당 경기의 실제 점수도 97-90으로, 양 팀 모두 100득점을 넘기지 못했다. 48분 당 포제션 수에서 샌안토니오가 리그 27번째(97.45), 그리고 멤피스가 28번째(94.76)일 정도로 서로 느린 공수전환을 선호한다.

샌안토니오는 멤피스와 상대할 때 자신들의 슈팅이 가지고 있는 불안요소를 크게 노출시킨다. 평소에도 골밑 득점 시도가 매우 적은 샌안토니오지만 멤피스를 상대할 때는 아예 바닥을 찍는다. 즉 샌안토니오는 평소 바스켓으로부터 5피트(1.5M) 안쪽에서 야투 시도가 리그 29번째의 25회인데 멤피스를 상대할 때는 17회다. 골밑 득점 시도 야투율도 평소 61.3%였다가 멤피스를 상대할 때는 58.8%로 떨어진다.

멤피스는 야투율(43.5%) 리그 최하위를 기록한 한편 샌안토니오와 만났을 때(41.0%)는 그보다도 더 떨어진다. 멤피스의 야투 문제는 5피트 안 골밑 야투율(55.3%) 리그 최하위에서 비롯하는 면이 크다. 따라서 샌안토니오와 멤피스는 누가 진흙탕에 덜 빠지느냐의 대결 구도일 수 있다.

▶휴스턴 로켓츠(3번 시드) vs 오클라호마시티 썬더(6번 시드)

시즌 상대전적 우위: 휴스턴의 3승1패

맞대결 전적은 휴스턴에 기울었지만 4경기의 점수 마진은 3.75점으로 그렇게 기우뚱한 그림이 아니었다. 3경기가 3점차 이내로 끝났을 만큼 박빙의 경기 구도들이었다.

흥미롭게도 올시즌 양대 MVP 후보들끼리의 대결이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지게 됐다. 제임스 하든과 러셀 웨스트브룩 2명 모두 팀의 공격에 있어 처음과 끝인 유형으로 플레이오프에선 그 경향이 더욱 짙어질 가능성이 크다. 양 선수가 시즌 막판에 25% 미만 야투율을 2경기씩 가졌는데 다가오는 맞대결에서도 그 기복에 따라 운명이 갈릴 수 있다.

경기 과정에서 양 팀이 큰 차이를 보여줄 그림은 3점슛일 가능성이 크다. 휴스턴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 당 40.3회의 3점슛 시도를 기록했고 오클라호마시티의 25.8회는 리그 18번째다. 4번의 맞대결에서 휴스턴은 모두 40회 내외의 3점슛을 시도했고 오클라호마시티는 30회 안쪽의 3점슛을 시도했다.

전체 야투율에 있어 우위는 휴스턴 쪽에 있다. 또한 2점과 3점으로 나눴을 때도 휴스턴의 우위가 확실하다. 휴스턴의 2점 야투율(55.2%)은 리그 2위이며 3점 야투율은(35.7%)은 리그 15위다. 한편 오클라호마시티의 2점 야투율(50.4%)은 리그 13위이고 3점 야투율(32.7%)은 리그 30위다.

때문에 액면 야투율은 휴스턴(46.2%)이나 오클라호마시티(45.2%)나 차이는 크지 않아도 3점슛을 적극 활용하는 휴스턴에게 슈팅의 우위는 있다. 다만 실제 시즌 맞대결에서는 이 슈팅에 있어 각자 2번씩 우위를 가지며 대등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슈팅 효율성이 휴스턴의 편을 들어준다 해도 오클라호마시티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시즌 성과가 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도 오클라호마시티는 리그 1위의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27.9%)을 기록했다. 전 시즌(31.1%)만큼 압도적이진 않지만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 리그 22위(75.8%) 휴스턴에게 가지는 우위가 맞다.

하지만 실제 맞대결 전적은 이마저도 서로 2번씩 우위를 가지며 대등했다. 사실 이렇게 경기 당일 컨디션에 달렸다는 점은 오클라호마시티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LA 클리퍼스(4번 시드) vs 유타 재즈(5번 시드)

시즌 상대전적 우위: 클리퍼스의 3승1패

휴스턴과 오클라호마시티가 내용의 차이가 크지 않은 3승1패라면 클리퍼스와 유타의 3승1패에 담긴 내용은 차이가 컸다. 4경기 점수 마진이 9.0점이다. 클리퍼스의 3승 모두 13점차 이상의 쾌승이었다. 반면 유타의 1승은 경기 막판 4점차까지 좁혀졌던 적이 있는 6점차 승리였다.

시즌 막판 분위기도 클리퍼스가 좋다. 시즌 후반 딱히 좋은 기세의 시점이 없다가 시즌 막판에 7연승의 파도를 탔다. 감독 닥 리버스에겐 아들 오스틴 리버스의 부상 이후 팀이 6연승을 거뒀다는 점이 씁쓸할 수도 있겠지만 시즌 중반 부침이 심했던 팀에게 좋은 때가 왔다.

이런 와중에 홈코트 우위도 클리퍼스가 쥐고 있다. 양 팀 시즌 성적이 똑같이 51승31패(승률 62.2%)지만 상대전적 우위로 클리퍼스가 높은 시드를 가지게 됐다. 게다가 홈 전적 29승12패와 원정 전적 22승19패도 양 팀이 똑같다. 이렇게 보면 시리즈 우위는 클리퍼스에게 기울었다 볼 수 있다.

시즌 동안의 숫자에 있어 유타가 집중 타격할 클리퍼스의 약한 고리는 딱히 없다. 공격 진영 중요한 숫자들 다수에서 클리퍼스가 우위를 잡고 있다. 수비에서 유타가 우위를 갖긴 하지만 공격의 열세를 뒤집을 만큼은 아니다. 양 팀 다 90득점 미만으로 끝난 2경기 모두 클리퍼스가 승리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타의 에이스 고든 헤이워드가 5번 시도에 4번 성공한 3점슛을 포함 27득점으로 뜨거운 활약을 했던 경기에서 유일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은 큰 위안이 되지 못한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