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33·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지난 시즌까지 6번 연속 NBA 파이널에 진출하는 실적을 남겼다. 2010~11시즌부터 마이애미 히트 소속으로 4번, 2014~15시즌부터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제임스는 팀의 파이널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6연속 파이널 진출 횟수는 모든 NBA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3라운드를 거친 후에야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기 시작한 뒤로 가장 긴 연속 기록이다.

시즌 말 클리블랜드와 제임스의 분위기로는 파이널 진출이 낙관적이지 못하다. ⓒAFPBBNews = News1
제임스는 6연속 파이널 진출을 통해 지난 시즌 포함 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올시즌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높은 기대를 받으며 시즌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시즌은 제임스의 팀이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 드는 상황에 접어들었다. 여러 숫자들이 회의적인 이야기를 전해 준다.

▶제임스의 팀들 중 가장 약한 수비력

제임스는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NBA 경력을 시작한 2003~04시즌 이후로 가장 약한 수비력을 보여준 팀에서 뛰고 있다. NBA닷컴 기준 100포제션 당 실점에서 올시즌 클리블랜드가 제임스 경력의 소속팀들 중 가장 안 좋다.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는 100포제션 당 108.0실점으로 리그 22위에 그쳐있다. 시즌 전까지 제임스의 소속팀이 기록했던 최악의 수비지표 순위는 2014~15시즌의 20위(104.1)였다.

올시즌 클리블랜드의 득점력은 100포제션 당 110.9득점으로 3위에 오른 매우 좋은 실적이지만 수비에서 많이 까먹고 있는 실정이다.

1월(이하 현지시각)에 7승8패, 3월에 7승10패, 4월에 3승4패로 5할 승률을 채우지 못한 달이 3번이나 있던 이유로 구멍 난 수비를 꼽을 수 있다.

올시즌 클리블랜드가 오래 지키고 있던 동부지구 1위 자리를 뺐긴 일은 사실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2010~11시즌 이후 제임스의 팀이 지구 1위를 차지했던 적은 2012~13시즌과 2015~16시즌 딱 2번 밖에 없다.

플레이오프에서 높은 무대로 오르기 위해 더 중요한 관건은 순위보다 공수 조화다.

▶시즌 후반 크게 무너진 수비

플레이오프 시기와 인접한 3월과 4월에 클리블랜드가 수비의 바닥을 찍었다는 점이 큰 우려를 낳았다.

특히 3월의 17경기 동안 클리블랜드의 100포제션 당 113.1실점은 해당 기간 동안 리그에서 LA 레이커스 다음으로 가장 안 좋았다. 4월의 100포제션 당 108.2실점도 시즌 전체 수비지표 순위에서 24위에 해당하는 안 좋은 수비 실적이다.

▶수비에 관련한 안 좋은 숫자들

클리블랜드가 허용한 상대방 2점 야투율 50.4%와 상대방 3점 야투율 36.1% 둘 모두 리그 18위에 해당한다. 안 좋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나쁜 숫자가 아니다.

문제는 클리블랜드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격 기회를 많이 가져가도록 놔뒀다는 점이다. 클리블랜드의 상대방 턴오버 12.6개는 리그 3번째로 적다. 그리고 상대방 공격 리바운드 11.0개는 리그 3번째로 많다.

평판과 다르게 올시즌 클리블랜드는 리바운드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AFPBBNews = News1
단순히 공격 기회를 많이 내준다는 의미에서 그치지 않는다. 상대가 클리블랜드 상대로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공격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턴오버 유발과 수비 리바운드 점유 능력은 선수들 에너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 전과 달리 역동성이 떨어진 선수들의 모습이 빈번히 나오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의 반전 가능성

지금의 저조한 수비능력을 마냥 비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는 것이 클리블랜드가 2시즌 전에 플레이오프에서 확 달라진 수비 반전을 보여줬던 전례가 있다.

2014~15시즌에 100포제션 당 104.1실점으로 리그 20위에 그쳤던 수비지표가 플레이오프에서는 플레이오프 참여 팀들 중 4번째로 좋았다. 특히 파이널 전 동부지구 3팀 모두 당시 클리블랜드 상대로 100포제션 당 100득점 미만에 그친 빈약한 득점력을 보였다.

다만 2014~15시즌에는 단서가 있었다. 공격에서 큰 활약을 하지만 수비에선 기여도가 낮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채운 선수들의 수비 활약이 좋았다.

반면 올시즌 클리블랜드 선수단에는 이런 반전을 제공할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한편 전 시즌에서는 상대가 감당할 수 없는 화력으로 기를 죽였다. 동부 플레이오프 3라운드 동안 클리블랜드는 매번 100포제션 당 115득점을 초과하는 막강 득점력으로 상대가 시즌보다 높은 득점력을 보여도 따라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클리블랜드 입장에서는 전 시즌의 흐름을 반복하길 바라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수비에서 약점이 될 수 있는 선수의 비중이 확연히 늘었다. 이런 수비 문제를 메울 공격력이 자주 나오지 못한다면 파이널 전에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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