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종민 기자]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해선 승부처에 '집중, 또 집중'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13일 현재 KGC인삼공사-모비스, 오리온-삼성은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모비스는 10일과 12일 각각 82-90, 82-73으로 무릎을 꿇으면서 4강 플레이오프 탈락에 단 1패만을 남겨두고 있다. 오리온은 11일 삼성에 61-78, 17점 차 대패를 당하면서 준우승팀의 자존심을 구겼다.

3경기 모두 내용은 저마다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도 있었다. 팽팽하게 흘러가던 경기가 승부처에서 순식간에 한 쪽으로 기울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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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모비스 1차전= 90초 만에 갈린 승부, 속공 실패·턴오버가 아쉽다

1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와 모비스의 1차전에서는 3쿼터 중반까지만 해도 KGC의 압승이 예상됐다. 3쿼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65-47, 18점 차로 크게 앞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3쿼터 막판부터 조금씩 점수 차를 줄인 모비스는 4쿼터 들어 양동근의 외곽포를 앞세워 경기 종료 6분48초를 남기고 74-79까지 바짝 추격했다. 모비스가 흐름을 그대로 가져갔다면 모비스의 대역전승도 가능했을 상황. 그러나 밀러가 경기 주도권을 순식간에 KGC에 내주면서 1차전 패배를 자초했다.

KGC의 데이비드 사이먼이 턴오버를 범하자 양동근이 속공 상황에서 밀러에게 연결했다. 득점으로 연결되기만 했다면 점수를 3점 차로 좁힐 수 있었지만 밀러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다음 모비스의 공격에서 밀러는 또다시 점수 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밀러의 손을 떠난 공은 림을 외면했고 이는 KGC의 속공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후 모비스는 함지훈과 밀러의 턴오버, 이대성의 U파울이 겹치면서 추격의지를 상실했고 결국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밀러의 속공 실패 상황부터 이대성의 U파울이 나오기까진 단 1분29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35분 내내 KGC를 쫓아왔지만 90초도 채 되지않는 시간에 승부가 갈린 것이다. 경기 직후 유재학 감독 역시 "밀러의 턴오버가 결정적이었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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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삼성 1차전= 공격 실마리 못 찾은 오리온, 흐름 뺏긴 채 대패 굴욕

1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오리온의 1차전 승부는 2쿼터 시작과 동시에 갈렸다. 16-16 동점 상황에서 2쿼터를 맞은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마이클 크레익을 앞세워 오리온의 골밑에서 쉬운 득점을 올렸다. 반면 오리온은 오데리언 바셋과 애런 헤인즈의 외곽슛이 번번이 림을 벗어났다. 여기에 헤인즈의 트래블링까지 겹치면서 분위기는 삼성으로 넘어갔다.

외곽슛까지 터진 삼성은 2쿼터 약 5분 동안 15득점을 올렸지만 오리온은 단 2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2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기고도 4득점밖에 기록하지 못한 오리온은 한번 뺏긴 흐름을 찾아오는 데 실패했다. 결국 오리온은 뻑뻑한 공격에 대한 해법을 2쿼터 초반에 풀지 못한 게 패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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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모비스 2차전= 외곽슛에 기댄 모비스, 5분간 무득점으로 패배 자초

12일 펼쳐진 KGC와 모비스의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모비스는 3쿼터 종료 5분40초를 남겨놓고 47-49, 2점 차 접전을 펼치고 있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11점 차까지 벌어진 경기를 KGC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턴오버가 흐름을 바꿨다. 사이먼의 자유투로 4점 차로 벌어진 뒤 잡은 공격 기회에서 밀러가 사익스에게 턴오버를 내주면서 속공을 허용했다. 이후 모비스는 KGC의 골밑을 파고들지 못해 외곽슛에 기댔지만 믿었던 전준범마저 3점슛이 터지지 않았다.

주도권을 되찾은 KGC는 사이먼-사익스-오세근을 앞세워 확률 높은 골밑 공격으로 득점을 올렸고 사익스도 스틸 후 덩크로 모비스의 기를 죽였다. 모비스는 힐이 부진한 가운데 외곽슛이 터지기만을 기다렸지만 약 5분 동안 무득점에 그치면서 점수 차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결국 코앞에서 역전 기회를 놓친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 탈락까지 단 1패를 남겨놓게 됐다.

지난 10일 모비스전을 앞두고 KGC 김승기 감독은 "4강에 올라온 팀은 모두 강팀"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만큼 4개 팀의 운명을 가르는 것은 아주 미묘한 차이가 될 전망. 특히 앞선 3경기를 되돌아본다면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흐름은 순식간에 상대에게 넘어갈 수 있다. 따라서 챔프전 진출 티켓은 흐름 싸움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는 팀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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