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박재한(좌)과 모비스 힐(우). KBL 제공
[스포츠한국 김종민 기자]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맞대결을 펼치는 안양 KGC인삼공사와 울산 모비스가 기선 제압을 위해 꺼내 든 히든카드는 누구일까.

KGC와 모비스는 10일 오후 7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4강 플레이오프 첫경기를 펼친다.

KGC는 지난달 26일 kt와의 정규리그 최종전 이후 처음으로 팬들 앞에 선다. 약 보름 정도 실전을 치르지 못한 KGC를 두고 경기 감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KGC는 대학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경기력 저하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수 있었던 기간이 길었던 만큼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모비스 역시 지난 3일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일찌감치 안양 원정을 확정했다. 5차전 혈투 끝에 4강에 오른 삼성과는 달리 모비스는 3연승을 거두면서 체력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각 팀의 사령탑은 오랜 준비 기간 동안 갈고 갈았던 비장의 무기를 이제야 꺼내들 수 있게 됐다. KGC에서는 신인 포인트가드 박재한이, 모비스는 뒤늦게 팀에 합류한 센터 힐의 활약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73cm의 단신 가드 박재한은 빠른 속공전환과 스피드가 뛰어나다. 신인답지 않은 담대함까지 갖추고 있는 박재한은 키퍼 사익스가 벤치를 지킬 경우 그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박재한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대선배 양동근을 막는 것이다. 신인 박재한이 KBL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오랜 시간 군림하고 있는 양동근을 막는 게 쉽진 않아 보인다.

그러나 박재한은 중앙대 재학시절부터 뛰어난 수비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었기 때문에 양동근과의 맞대결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알 수 없다.

박재한은 작은 키로 저평가 받긴 했지만 지난해 드래프트에 나온 포인트가드 중에서 가장 리딩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경기를 조율하고 공격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박재한이 제 몫만 해낸다면 사익스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다.

문제는 큰 경기 경험이 없는 박재한이 코트 위에서 얼마나 당황하지 않고 경기를 펼치느냐다.

박재한이 들어설 경우 양동근을 비롯한 모비스 선수들은 강한 압박을 펼친 가능성이 크다. 만일 박재한이 모비스의 강한 압박에 이은 트랩디펜스에 갇혀 실수를 연발한다면 경기의 주도권은 모비스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모비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힐이다. 시즌 막판 팀에 합류한 힐은 6강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11분39초 코트에 나서 4.3득점 5리바운드에 그쳤다.

기록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경기력도 따라주지 못했다. 이종현이 3경기 내내 벤슨을 상대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벤슨의 부진과 이종현의 선전으로 동부를 제압하기는 했지만 4강부터는 이종현만으로는 어렵다. 챔프전 진출 티켓을 놓고 벌이는 KGC와의 일전에서 모비스가 승리하기 위해선 힐의 부활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일 힐이 6일간의 휴식기에 경기력을 회복해주기만 한다면 모비스는 사이먼-오세근 더블타워에 대항할만한 전력을 갖출 수 있다.

과연 부활에 성공한 힐이 모비스의 구세주로 거듭날지, 아니면 박재한이 모비스 격파의 선봉장이 될지는 이번 플레이오프를 가를 핵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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