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현미경]에서는 한 달 단위로 NBA 각 팀들의 성적을 돌아보고 이 기간 최고의 기록을 낸 팀들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4월 중순에 정규 시즌이 끝나는 NBA에서 3월은 팀들의 상황이 크게 갈리는 달이다. 바짝 좁혀진 팀들 사이엔 계속된 혼전이 이뤄지고 벌어진 팀들 사이엔 긴장감이 거의 사라지는 때다.

서부지구 상위권은 구도가 거의 정해져 있어 경기력 유지만이 관건이다. 반대로 서부지구 중위권은 플레이오프 대진을 결정짓는 순위 싸움을 아직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또 동부지구는 상위권과 중위권 사이의 거리만 벌어졌을 뿐 여전히 그 안의 싸움들은 격전 중이다.

이러한 격전을 말해주듯이 3월 최고의 성적을 낸 양 지구 팀들은 플레이오프 진출 순위 밖에 있다가 진입했다. 반면 3월26일(이하 현지시각)에는 시즌 중반만 해도 뺏기지 않을 것만 같아 보였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지구 1위 자리가 보스턴 셀틱스의 차지가 되는 파란이 일어났다.

이와 함께 농구에 있어 중요한 것은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 또한 못지않게 중요함을 보여주는 숫자도 나왔다. (※100포제션 당 득점 및 실점을 뜻하는 공격 및 수비 지표는 NBA닷컴 기준)

▶3월 리그 최고 성적-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13승3패, 승률 81.3%)

꽤 오랫동안 서부지구 9위에 있던 포틀랜드가 3월 강력한 상승세를 타면서 덴버 너겟츠를 9위로 끌어내렸다. 그리고 월말에 덴버가 3연패를 당해 승차가 2경기까지 벌어지며 3월이 끝났다.

CJ 맥컬럼의 막판 승부처 득점력이 상대방에게 큰 곤욕을 주고 있다. ⓒAFPBBNews = News1
반면 포틀랜드는 월말에 5연승을 거두는 쾌조를 보였다. 특히 이 5연승 동안 순위 싸움을 하던 덴버와의 28일 맞대결을 승리한 것이 컸다. 확실한 순위 역전과 함께 시즌 맞대결 전적도 3승1패의 우위를 가지며 여러모로 플레이오프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섰다.

대신 우려사항이라면 3월 포틀랜드의 상승세에 큰 몫을 했던 센터 유수프 너키치가 오른쪽 다리 부상을 당해 2주 결장이 예고됐다는 점이다. 너키치 없이 치른 4월 첫 경기를 승리하면서 걱정을 덜긴 했지만 남아 있는 최종 6경기에 걸쳐 변수가 생긴 셈이다.

3월의 포틀랜드가 그 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수비에서 큰 개선을 이뤘다는 점이다. 포틀랜드는 2월까지 100포제션 당 108.9실점을 기록하며 수비지표 리그 26위에 있었다. 반면 3월 동안엔 100포제션 당 104.2실점을 기록하며 리그 9위의 수비지표를 남겼다. 이런 변화가 너키치의 가세 효과라면 한동안 수비에서 고전을 겪을 수도 있다.

▶3월 동부지구 최고 성적-밀워키 벅스(14승4패 승률 77.8%)

3월 직전 지구 10위에 있던 밀워키의 3월 종료 시점 순위가 5위다. 밀워키의 상승세도 컸지만 동부 중위권 팀들의 간격이 좁았다는 이유도 있다. 그래도 6경기만 남은 시점에서 8위와 3경기차의 넉넉한 여유를 두고 있다.

신인 가드지만 말콤 브로그던의 접전 경기 운영 능력이 합격점을 받고 있다. ⓒAFPBBNews = News1
재미있게도 공수 실적에 있어 밀워키가 큰 상승세를 보이진 않았다. 2월까지 100포제션 당 107.4득점을 기록하던 밀워키가 3월 동안엔 100포제션 당 108.8득점을 올렸다. 또한 밀워키는 2월까지 100포제션 당 106.9실점을 기록하다가 3월 동안에 100포제션 당 105.6실점을 남겼다.

이렇다보니 3월 동안 밀워키의 경기 당 점수 마진 2.1점은 77.8%의 승률을 남긴 팀치고 꽤 적다. 즉 밀워키는 접전 경기에서 잘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다.

밀워키는 3월 동안 종료 5분 안에 5점차 이내로 돌입한 경기들에서 8승무패를 기록했다. 3점차 이내로 신승을 거둔 경기만 해도 5경기였다. 숨 막히는 막판 접전이 곧잘 나오곤 하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런 실적을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사항이다.

▶3월 최고의 공격력-덴버 너겟츠(100포제션 당 114.0득점)

덴버 입장에서는 좋은 득점력을 보였음에도 3월 동안 8승7패로 5할 승률을 힘겹게 넘은 사실에 아쉬움이 남을 듯하다. 이유는 헐거운 수비였다. 3월 동안 100포제션 당 실점에서 덴버(112.2)는 리그 28위에 그쳤고, 원래 시즌 전체(111.0)도 29위일 만큼 수비가 약했다.

앞으로 수비의 개선을 반드시 이뤄야 하지만 공격 진영에서만큼은 큰 희망을 봤다. 3월 동안 2년차 센터 니콜라 요키치는 팀 내 최고득점인 19.6득점과 6.2어시스트로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했으며, 3년차 슈팅 가드 개리 해리스는 54.1%의 야투율로 16.5득점을 기록하는 화력을 보탰다.

여기에 신인 포인트 가드 자말 머레이도 3월에 내용상의 진전을 이루며 성장할 전조를 보여줬다. 이처럼 년차가 적은 선수들과 함께 베테랑들에 이르기까지 덴버는 3월 동안 7명의 선수들이 평균 1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이런 분권화된 공격 체계로 다음 시즌을 비롯해 앞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2012~13시즌에도 덴버는 최고 득점자가 평균 16.7득점이었음에도 여러 선수들이 득점에 가세하며 공격지표 리그 5위에 올랐었지만 그 뒤로는 줄곧 하위권을 기록했다.

▶3월 최고의 수비력-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100포제션 당 99.4실점)

2월말 무릎부상을 당한 케빈 듀란트가 빠지고 2연패와 3연패로 3월을 시작하며 위기에 놓였던 골든스테이트의 해법은 수비였다. 워낙 뛰어난 공격수들의 존재로 인해 가려져 있던 팀의 수비력이 재조명되는 3월이었다.

올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수비지표 1,2위를 줄곧 다퉈왔지만 수비의 큰 축을 담당했던 듀란트가 빠졌음에도 이룬 성과이기에 더욱 큰 놀라움을 줬다. 월별 골든스테이트의 수비지표들 중 3월이 가장 좋다.

특히 29일 샌안토니오전에서 1쿼터 22점차까지 벌어졌던 경기를 뒤집으며 역전승했고, 31일 휴스턴전에서 4쿼터 동안 상대를 13점으로 묶었던 일은 골든스테이트가 지닌 수비력의 진면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상대방이 쉽게 슛하지 못하도록 볼 핸들러 외에 상대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잘 놓치지 않는 골든스테이트의 꼼꼼함은 상대방 야투율을 통해 반영된다. 골든스테이트의 시즌 상대방 야투율(43.4%)은 리그에서 가장 낮으며 3월 동안에도 가장 낮은 상대방 야투율(42.8%)을 기록했다.

3월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 10연승에는 물론 스테픈 커리와 클레이 탐슨의 슈팅이 되살아난 공격의 힘이 컸다. 하지만 드레이먼드 그린을 중심으로 한 수비도 빼놓을 수 없다. 2시즌 연속 올해의 수비수 선정 투표에서 2위에 그쳤던 설움을 그린이 보상받을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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