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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천안=김명석 기자] 대역전극을 노리던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오히려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29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와의 NH농협 2016~2017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홈경기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이틀 전 원정경기에서 0-2로 뒤지던 경기를 3-2로 뒤집는 ‘대역전승’을 거뒀던 기세는 안방에서 허무하게 꺾였다. 남은 2경기를 반드시 잡아야만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부담감도 안게 됐다.

이날의 패인은 명확했다. 홀로 30점을 책임진 ‘에이스’ 문성민의 외로웠던 고군분투 속에, 그의 짐을 덜어줄 선수가 없었던 까닭이었다. 외국인선수 가스파리니(25점)를 중심으로 김학민(11점) 진상헌(9점) 정지석(5점) 등이 힘을 보탠 대한항공과의 가장 큰 차이었다.

문성민의 활약만큼은 더할 나위가 없었다. 1세트 9점, 2세트 13점 등 펄펄 날아올랐다. 큰 경기에서 약하다는 꼬리표를 완전히 지운 채, 현대캐피탈의 주장이자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의 맹공에 대한항공도 수차례 흔들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곧 한계에 부딪혔다. 3세트 이후 문성민의 득점수가 공격성공률은 급격히 떨어졌다. 그에게 쏟아지는 부담을 나눠야 할 다른 선수들은 모두 부진했다. 최민호가 10점으로 힘을 보탰지만, 외국인선수 대니가 6점에 그치는 등 대한항공의 다양한 공격진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최태웅 감독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 감독은 “국내 선수들만으로 이 정도 와준 것만으로도 잘 해준 것이 맞다. 이 정도로 싸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에게 고맙다”면서도 “(문)성민이가 혼자 공을 때리는 이유는, 팀내 에이스인 것도 있지만 우리 팀의 사이드 공격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왕이면 선수들이 힘을 조금 더 내서 마무리를 잘하면, 이번 우승의 가치는 2배, 3배 더 클 것이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 만족스럽지만, 여기에서 만족하고 싶지는 않다”며 다른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내달 1일 홈인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4차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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