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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천안=김명석 기자] 왕좌에 오르는 길이 이렇게 어렵다.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와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출발은 정규리그 우승팀인 대한항공이 좋았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순조롭게 첫 걸음을 내디뎠다. 역대 12차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했던 횟수는 무려 10차례. 83.3%의 기록이 대한항공의 뒤를 받쳤다.

2차전 역시 흐름이 이어지는 듯 보였다. 대한항공이 1, 2세트를 내리 따내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챔피언결정전의 첫 번째 반전은 여기에서 나왔다. 앞서 부진을 면치 못하던 문성민의 맹활약을 앞세워 현대캐피탈이 내리 세 세트를 따냈다. 1승1패, 균형이 맞춰졌다.

이틀 뒤 천안유관순체육관으로 전장이 바뀌었다. 현대캐피탈의 홈이었다. 2차전을 대역전승으로 일궈낸 기세, ‘에이스’ 문성민의 부활, 열광적인 천안 홈팬들의 응원 등이 모두 맞물려 현대캐피탈의 승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예상이 현실이 되는 듯 보였다. 3차전 1세트를 현대캐피탈이 25-12로 잡아냈다. 무려 13점이나 벌어진 격차, 두 팀의 희비가 그대로 엇갈리는 듯 보였다.

두 번째 반전이 펼쳐졌다. 전열을 재정비한 대한항공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가스파리니를 중심으로 경기의 균형을 맞추더니, 3세트와 4세트도 내리 따내며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쉽지 않을 것이라던 예상과는 달리, 대한항공이 적지에서 한 걸음 더 달아났다.

이날 승리를 거둔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 2승째(1패)를 거두며 왕좌 등극에 단 한 걸음만을 남겨뒀다. 다만 예단은 금물이다. 앞서 그랬듯, 내달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또 다른 반전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이 더욱 흥미진진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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