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리 잡은 시스템 농구? 너무 빠르게 맞이한 한계점

2014~15시즌 애틀랜타 호크스의 60승22패 성적표는 동부 컨퍼런스의 그 어떤 팀보다도 높은 승률이었다.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의 유기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하면서 거둔 성과다.

그러나 그 해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르브론 제임스, 카이리 어빙 등의 괴물들이 포진했던 2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게 허무한 시리즈 스윕을 당하며 플레이오프 무대를 떠나야 했다.

애틀랜타 호크스의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 ⓒAFPBBNews = News1
시스템이 예상보다 빨리 한계에 부딪힌 가운데 애틀랜타는 2015~16시즌 주전 3번이자 3점슛과 수비에 능한 전형적인 3&D 유형의 더마레 캐롤을 내보냈지만 수비에서 그를 대체할 수 있는 타보 세폴로샤를 영입하며 캐롤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에 성공했다.

주력 로테이션에 속해있던 선수들 중 장기 부상에 허덕이던 선수도 없었고 시즌 막판에는 데니스 슈뢰더의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직전 시즌보다 12승이 적은 48승(34패)에 그쳤고 동부 컨퍼런스 4위를 기록하며 홈 코트 어드밴티지를 지키는 것에만 성공했다. 이후 보스턴 셀틱스를 꺾고 컨퍼런스 준결승까지는 올라갔으나 이번에도 클리블랜드 에게 패배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 변화의 시작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같은 상대에게 무너져버리자 부덴홀저 감독과 애틀랜타 구단 운영진은 팀 구성에 칼을 대는 선택을 한다. 평균 실점이 2014~15시즌에는 5위, 2015~16시즌에는 6위로 팀 전체적인 수비는 특유의 시스템 하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주전 센터 알 호포드는 뛰어난 패싱 센스나 긴 슈팅 레인지에 비해 보드 장악력이나 림 보호 능력에선 한계를 보인 선수였고 결국 FA로 풀린 그를 구단은 잡지 않았다.

대신 전성기에 비해 떨어진 수비력에도 림 보호가 가능하면서 리바운드 능력만은 여전했던 드와이트 하워드를 대체자로 데려왔다. 또한 제프 티그 대신 데니스 슈뢰더를 주전 포인트가드로 낙점하며 2년 연속 자신들을 막아섰던 클리블랜드의 벽을 넘기 위한 준비를 시즌 전에 끝냈다.

애틀랜타의 선택 드와이트 하워드. ⓒAFPBBNews = News1
야심차게 맞이한 2016~17시즌이었지만 애틀랜타의 출발은 직전 시즌보다도 좋지 않았다. 시즌 중반까지 승률이 5할 중반 이상을 넘지 못하자 1월 초에는 시스템의 또 다른 축이던 카일 코버를 클리블랜드로 보내며 신성인 팀 하더웨이 주니어에게 더 큰 역할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코버의 수비력 하락이 눈에 띄게 보이는 시점이긴 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권에서 주요 전력을 처분한 것은 다소 의외의 행보였다. 그럼에도 애틀랜타는 더 추락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트레이드 시장이 닫히기 직전에는 얼산 일야소바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는 등 3월 초까지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12일 멤피스 원정에서 107-90 승리를 거둔 시점이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시작된 부진

멤피스 원정을 마친 시점에서 애틀랜타의 시즌 성적은 37승29패로 동부 5위. 하지만 4위 토론토와는 승차가 1경기에 그쳤기 때문에 4위 경쟁은 충분히 노려볼 만 했다. 그러나 다음 경기이던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99-107로 패했고 이는 부진의 시작이었다.

이후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던 멤피스, 서부 8위 싸움을 하는 포틀랜드와의 홈 2연전을 모두 패배했고, 샬럿, 워싱턴, 밀워키와의 원정 3연전에서도 모두 패배했다. 특히 밀워키전 패배로 인해 애틀랜타는 밀워키에 따라잡히는 신세가 됐다.

다음 경기가 리그 최하위, 브루클린 네츠와의 홈 경기였기 때문에 연패를 끊어낼 것으로 보였지만 애틀랜타는 결국 92-107로 또 한 번 졌고 7연패의 늪에 빠졌다. 약 2주전 1경기 차였던 토론토와의 승차는 이제 7경기가 됐고 애틀랜타는 홈 코트 어드밴티지가 아닌 플레이오프 진출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시스템 농구에도 해결사는 있어야 한다

이러한 애틀랜타의 최근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바로 팀의 핵심인 폴 밀샙의 부상 결장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밀샙은 멤피스와의 홈 경기 이후 5경기 연속으로 결정하고 있다. 팀 내 득점 1위, 리바운드 2위, 어시스트 2위, 스틸 2위, 블락슛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밀샙은 다재다능한 빅맨의 대표주자다.

이번 시즌에는 완전히 다른 유형이면서 자신에게 없는 장점을 가진 드와이트 하워드와 호흡을 맞춰가며 그 다재다능함을 뽐내고 있었다. 또 공격 점유율을 나타내는 USG%는 데니스 슈뢰더에 이은 2위이고, 누적 승리 기여도를 나타내는 WS나 선수 효율성 지수를 나타내는 PER은 바스켓볼 레퍼런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기록 기준으로 드와이트 하워드에 이은 2위였다. 하워드가 리바운드와 받아먹는 공격, 수비로 팀에 기여를 하는 것을 생각하면 위기 상황에서 팀의 가장 확실한 공격 옵션은 밀샙이었다.

이런 밀샙이 빠지면서 벤치 전력이던 일야소바와 같은 선수가 선발로 나오게 됐고 벤치 멤버로 선발을 메워버리니 결국 팀 전체 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밀샙이 결장한 5경기동안 애틀랜타는 정확히 100점을 기록한 워싱턴과의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두 자릿수 점수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다행히 밀샙의 MRI 검사 결과가 잘 나왔지만 그래도 바로 다음 경기에 돌아올 상황은 아니다. 팀 내 최고 믿을맨이 빠진 애틀랜타가 더 이상의 추락을 어떻게 막아낼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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