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이하 한국시각) 밀워키 벅스가 애틀랜타 호크스에 승리를 거두며 또다시 NBA 동부지구 순위변동을 예고했다. 이 경기 결과로 지구 5위 애틀랜타는 6연패에 빠지며 37승35패(승률 51.4%)가 된 반면 밀워키는 3연승으로 같은 37승35패가 됐다.

시즌 맞대결 전적에서 밀워키가 애틀랜타에 1승3패로 뒤져 있어 동률 성적일 경우엔 순위에서 밀린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로 봐서는 두 팀의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3연승을 포함해 밀워키는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를 기록 중이다. 2주 전에는 6연승을 거뒀던 적도 있다.

개인 기록과 함께 팀 성적의 도약도 맛보고 있는 야니스 아데토쿤보. ⓒAFPBBNews = News1
특히 밀워키의 최근 일정은 시즌 중 가장 큰 고비였던 구간이기에 더욱 고무적인 분위기다.

▶서부 원정 6연전에서의 호성적

지난 14일 직전까지 밀워키는 32승33패(승률 49.2%)로 지구 8위에 있었다. 지구 10위 팀과 겨우 1.5경기차로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이 치열했다. 이런 가운데 바로 앞의 일정들이 큰 위기였다. 서부지구 팀의 구장들을 6번 연속으로 방문해야 했다.

날짜 배치도 안 좋았다. 18일과 19일, 22일과 23일, 이렇게 연일 경기 시리즈가 2번이나 포함됐다. 6연속 원정 첫 경기인 멤피스전을 20점차 대패로 시작하며 분위기도 밝지 않았다. 하지만 그 뒤로 골든스테이트전만 패하며 결국 밀워키는 6연속 원정 일정을 4승2패로 마감했다.

밀워키가 연속 원정 일정에서 4승을 거둔 것은 1988~89시즌 1월 이후로 처음이다. 1990년대부터 낮은 성적의 대역을 형성했던 밀워키는 1989~90시즌부터 올시즌 6연전 전까지 올랐던 5연전 이상 원정길 17회 중 12번을 전패 또는 1승으로 마감했다.

올시즌만 해도 14일 멤피스를 방문하기 전까지 밀워키의 서부 원정 성적은 3승5패였다. 하지만 그 뒤로 4승2패를 더함으로써 7승7패의 5할 승률을 이뤘다. 이로써 현재까지 동부지구 팀들 중 토론토 랩터스와 더불어 서부 원정 성적이 가장 좋은 팀이 됐다. 하나만 남아 있는 서부 원정 경기인 오클라호마시티전을 승리한다면 진 경기보다 이긴 경기가 많게 된다.

▶코트 위 영향력이 가장 좋았던 선수의 복귀

2014~15시즌과 2015~16시즌, 양 시즌에 걸쳐 정규 전력 인원 중 코트 위에 있을 때 점수 마진이 가장 좋았던 선수가 크리스 미들턴(26)이었다. 2014~15시즌에 경기 당 0.4점을 앞섰던 밀워키는 미들턴이 코트 위에 있던 30.1분 동안 4.0점을 앞섰다. 2015~16시즌에 -4.2점차로 밀렸던 밀워키는 미들턴이 코트 위에 있던 36.1분 동안 -0.4점만큼만 밀렸다.

미들턴의 코트 위 플러스 영향력은 공격 및 수비 양 진영에서 나타난다. NBA닷컴에 따르면 시즌별로 미들턴이 코트 위에 있을 때와 없을 때에 나눠 밀워키의 공격 및 수비 지표, 즉 100포제션 당 득실점이 다음과 같이 갈렸다.

2016년 10월말에 햄스트링 부위에 수술을 받으며 4개월 넘게 결장했던 미들턴은 올시즌 밀워키의 51번째 경기부터에서야 출전을 시작했다. 출전 초기에는 오랜 공백의 녹이 다 털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게다가 미들턴의 복귀와 거의 동시에 팀 내 평균 득점 2위(20.1점)에 있던 자바리 파커(22)가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시즌을 마치는 불운이 닥쳤다.

미들턴은 팀의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묘한 힘을 가졌다. ⓒAFPBBNews = News1
이러한 여파로 미들턴의 시즌 첫 2경기는 모두 패배로 시작했다. 하지만 그 뒤로 미들턴은 14승4패를 거쳤다. 즉 개인으로서 14승6패의 좋은 성적을 맛보고 있는 중이다. 밀워키도 51번째 경기 이후 미들턴의 결장 2경기를 포함해 15승7패(승률 68.2%)로 시즌 성적보다 훌쩍 높은 물결을 이뤘다.

단 한 번도 시즌 평균 득점을 20점 넘게 올리지 못했던 선수의 존재감으로 대단한 성과다.

▶보직 변경에 완전 적응한 백업 센터

전 시즌까지 대부분의 경기를 선발로 나왔던 그렉 먼로(27)는 전성기의 나이에 벤치에서 나오는 역할로 좌천되는 아픔을 겪었다. 올시즌 선발로 나온 경기가 전무하다. 전 시즌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큰 약점을 드러냈던 밀워키가 내린 처방이었다.

사실 이 같은 약점이 올시즌 크게 개선되진 않았다. 수비 지표는 전 시즌 29위에서 22위로 상승했고,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은 29위(73.1%)에서 27위(75.2%)로 상승했을 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명목만 백업 센터지 실질적으로 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뛰는 빅맨이 먼로이기 때문이다.

물론 올시즌 먼로의 평균 출전 시간(22.5분)은 경력 중 가장 적다. 전 시즌(29.3분)보다 7분여가 깎여 나갔다. 평균 득점(11.8점)도 전 시즌(15.3점)에 비해 뚝 떨어졌다.

대신 먼로는 공격 진영에서 줄어든 시간을 알차게 쓰고 있다. 가장 적은 득점 기회를 가졌던 신인 시즌을 제외하면 가장 효율적인 득점을 하고 있다. 야투율(53.%)이 신인 시즌 제외 가장 높다.

이와 같은 내실 향상이 시즌 내내 그랬던 것이 아니다. 12월까지 야투율 52.0%로 평균 9.7득점을 올리던 먼로가 1월부터는 야투율 53.4%로 평균 13.5득점이라는 팀에서 4번째로 많은 평균 득점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접전 경기의 마무리에서 중용되는 선수가 먼로다. 밀워키가 거친 종료 5분 전 5점차 이내의 클러치 상황 134분 중 먼로는 팀에서 5번째로 많은 65분을 소화했다. 그리고 먼로가 있던 이 65분 동안 밀워키는 점수 마진에서 0점이란 본전을 기록했다. 클러치 상황 50분 이상 소화한 7명의 밀워키 선수들 중 먼로가 유일하게 점수 마진에서 적자를 내지 않았다.

1월부터 밀워키가 겪은 클러치 상황 중 먼로는 팀에서 3번째로 많은 48분을 뛰었다. 이 시간 동안 미들턴과 동일하게 4점의 흑자를 냈고 팀에서 유이하게 클러치 흑자 점수 마진을 냈다.

▶이후 상승 가능성

지구 8위까지 올라온 마이애미 히트의 후반기 성적 돌풍이 디온 웨이터스의 발목 부상으로 인해 주춤거릴 수 있다. 그래서 동부지구 5위 이하의 성적 팀들 중엔 밀워키의 분위기가 가장 좋은 상태다.

그렇다고 밀워키가 5위보다 더 올라갈 여지는 적어 보인다. 시즌 종료까지 10경기만 남은 상황에서 4위와의 6경기 차이는 사실상 넘기 힘들다. 때문에 플레이오프 진출 시 1라운드부터 홈코트 우위 없이 시작한다고 봐야 한다.

밀워키는 플레이오프 지구 결승까지 올라갔던 2000~01시즌 뒤로 늘 플레이오프 진출 때마다 1라운드에서 패배하며 물러났다. 매번 5번 시드 이하로 홈 코트 우위 없이 시작한 이유가 컸다. 올해에도 동부의 상위 시드 팀들이 모두 쉽게 볼 수 없기에 1라운드를 넘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치는 충분히 높일 수 있다.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스틸, 블록, 이렇게 기록지 전 부문에 걸쳐 팀을 이끌고 있는 야니스 아데토쿤보(23)를 필두로 밀워키의 주축 선수들이 젊은 편이며 계약도 계속 이어진다.

따라서 결과를 떠나 이번에 보여줄 플레이오프 경기력은 한동안 밀워키가 보여줬던 모습들 중 가장 높을 수 있으며 그 기대감을 온전하게 잇도록 만들 수 있어 보인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