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한 3점슛의 시대

아직 일정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이번 시즌은 가히 3점슛의 시대였다고 요약할 수 있다. 이전까지 NBA 역사상 매 경기 3점슛을 많이 시도했던 팀은 2014~15시즌의 휴스턴 로케츠였다.

이 시기의 휴스턴은 제임스 하든, 트레버 아리자, 패트릭 베벌리와 같이 현재도 휴스턴을 이끄는 선수들과 역대 3점슛 성공 부분에서 3위에 올라있는 제이슨 테리(현 밀워키 벅스), 지난 트레이드 데드라인 직전 이적한 코리 브루어(현 LA 레이커스) 등이 팀을 이뤘다. 이들은 기회가 나면 3점슛을 던졌고, 평균 약 32.7개의 슛을 3점 라인 바깥에서 시도했다.

하지만 20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2년 전의 휴스턴은 더 이상 역대 최다 3점슛 시도 팀이 아니다. 올 시즌 32.7회가 넘는 3점슛을 시도하는 팀이 하나도 둘도 아닌 무려 셋이나 생겼기 때문이다.

휴스턴은 두 시즌 전 주축 선수들에 라이언 앤더슨, 에릭 고든이 새롭게 합류했고, 시즌 중간에는 루 윌리엄스마저 가세해 무려 40개가 넘는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33.8개의 3점슛을 시도 중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33.1개의 3점슛을 시도하는 보스턴 셀틱스가 3점슛의 시대를 새롭게 열었다.

팀이 아닌 개인 득점 순위를 봐도 상위 20걸에 속한 선수들 가운데 17명이 매 경기 3개 이상의 슛을 3점 라인 밖에서 시도하고 있다. 강산도 변하는 세월이라는 10년 전 2006~07시즌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득점 상위 20명 중 3점슛을 3개 이상 시도하던 선수가 10명이고 그 중 경기 당 1개도 시도하지 않은 선수가 무려 7명이었다. 정말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다시 2017년 3월20일로 돌아와 평균 득점 상위 20위 안에 드는 선수들 중 3점슛을 3개 미만으로 시도하는 3명은 야니스 아데토쿤보, 앤써니 데이비스, 그리고 더마 드로잔이다.

우선 특유의 큼직큼직한 스텝과 피지컬을 적극 활용해 약 51.9%(553회)의 슛 시도들을 제한구역에서 시도한 아데토쿤보, 제한구역 및 제한구역을 제외한 페인트존에서의 슛 시도 횟수가 미드 레인지에서의 슛 시도보다 204회가 더 많은 데이비스는 결국 페인트존을 적극 활용하는 선수들이다.

더마 드로잔. ⓒAFPBBNews = News1
▶ 미드 레인지가 가장 좋은 더마 드로잔

하지만 2~3번 포지션에서 NBA 평균 정도인 6피트 7인치(약 201cm)의 신장을 지닌 드로잔은 위의 두 선수와 조금 다르다. 드로잔은 자유투를 제외한 필드골 시도의 절반 정도를 미드 레인지에서 시도하고 있다. 20일까지 드로잔은 총 1298번의 슛을 시도했다. 그 중 48.5%에 해당하는 630번의 슛을 미드 레인지에서 던졌다.

드로잔의 미드 레인지 위주의 플레이는 과거, 특히 한국에서 농구 인기가 절정이던 1990년대에 NBA를 즐겨보던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그렇지만 드로잔이 미드 레인지에서 보여준 효율성은 체감하는 위력에 비해 그리 좋지 못하다. 그가 미드 레인지에서 기록한 슛 성공률은 41%인데 이는 제한구역에서의 66.7%, 제한구역을 제외한 페인트존에서의 48.5%에 비해서는 떨어진다. 이렇게 슛 성공률 하나만 봐서는 드로잔의 미드 레인지 공격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토론토가 보여주고 있는 어시스트와 스크린 어시스트 수치를 비교한다면 왜 드로잔이 미드 레인지에서 슛을 많이 시도하는지를 알 수 있다. 우선 드로잔이 성공시킨 슛 중 어시스트가 동반된 슛의 비율은 18.6%에 불과했다. 이는 토론토 랩터스가 팀 평균 어시스트에서 18.3개인 것이 바로 반영된 수치다. 그렇지만 토론토의 다른 동료들은 드로잔에게 패스를 통한 어시스트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도움을 준다. 바로 적극적인 스크린을 통해 그가 공격을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요나스 발렌슈나스. ⓒAFPBBNews = News1
루카스 노게이라, 요나스 발렌슈나스와 같은 토론토의 빅맨들은 드로잔이 공격 전개를 하려할 때 양질의 스크린을 통해 미스 매치를 유발하거나 상대 수비자의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저지한다. 그로 인해 토론토의 팀 평균 스크린 어시스트는 12.1개로 리그 전체에서 4위다.

또한 볼 핸들러인 드로잔은 이러한 스크린을 픽 앤 롤에서 적극 활용하는 선수다. 픽 앤 롤 볼 핸들러로 그가 기록하는 10.7점은 하든과 켐바 워커에 이은 3위다.

드로잔은 상대방의 반칙을 통해 자유투를 이끌어내는 것에 도가 튼 선수이기도 하다. 평균 8.5개의 자유투를 시도하고 있으며 리그 7위에 올라있다. 자유투 성공률 역시 85.1%로 리그 32위. 이는 미드 레인지에서 공격할 때 상대방에게 반칙 유도 기술을 신경 쓰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3점슛의 시대를 맞은 NBA에서 홀로 나만의 길을 가고 있는 스윙맨 스코어러 드로잔이 과연 이번 시즌에는 토론토를 어디까지 이끌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el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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