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이하 한국시각) 휴스턴 로켓츠가 덴버전을 109-105로 승리한 가운데 제임스 하든(28)의 놀라운 개인 기록이 또 나왔다. 이 경기에서 하든은 40점 10어시스트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로써 하든은 4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기록함과 동시에 바로 전날 41점을 올리면서 이틀 연속 40점 이상을 기록했다. 하든에게 있어 커리어 통산이자 시즌 통산 7번째 40점 이상 트리플더블이다.

하지만 이처럼 괴물 같은 활약에 집중 조명이 온전히 비춰지지 않는 감이 있다. 바로 러셀 웨스트브룩(29·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존재 때문이다. 시즌 트리플더블 횟수에 있어 웨스트브룩(34회)이 하든(19회)보다 훨씬 많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웨스트브룩은 시즌 평균 기록 자체가 19일 현재 31.7점 10.3어시스트 10.5리바운드의 트리플더블 상태다.

웨스트브룩과 함께 하든의 기록도 집중 조명을 받을 가치가 있다. ⓒAFPBBNews = News1
때문에 시즌 평균 29.2점 11.2어시스트 8.1리바운드라는 하든의 기록이 그 가치만큼 돋보이지 않게 됐다. 따라서 여기에서만큼은 하든의 개인 기록이 이번 시즌과 NBA 역사에서 어느 정도 특별한 기록인지 가늠해보고자 한다.

▶NBA 역사 속 하든의 평균 기록 위치

평균 28득점 10어시스트 이상을 기준으로 조사하면 과거 NBA 역사에서 6번 달성된 적이 있다. 1960년대 5시즌에 걸쳐 오스카 로버트슨이 기록했고, 1972~73시즌에 타이니 아치볼드도 기록했다. 그리고 이제 하든과 웨스트브룩이 얼마 안 있어 이런 대기록을 남기게 될 것이다. 즉 44년 만에 다시 등장할 기록이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갈 점은 과거 로버트슨과 아치볼드의 출전시간과 리그 공수전환 빈도다. 로버트슨은 해당 5시즌마다 경기 당 최소 43.9분에서 최대 46.0분을 뛰었으며 아치볼드는 46.0분을 뛰었다. 따라서 현재 하든의 출전시간(36.5분)과 비슷한 36분으로 단위시간을 통일할 경우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36분 당 28득점 10어시스트 8리바운드 이상을 만족시키는 선수는 NBA 역사에서 웨스트브룩과 하든 2명뿐이다.

여기에 하나 더 볼 것은 현대 NBA와 과거 6,70년대 NBA는 확연히 다른 공격권 횟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턴오버가 공식 집계되기 시작한 1973년 전의 시즌들은 공수전환 횟수를 계산할 수 없지만 야투 및 자유투 시도수를 통해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올시즌 리그 평균 야투 시도수가 85.3회에 자유투 시도수가 23.3회라면 로버트슨과 아치볼드가 뛰던 당시에는 평균 야투 시도수가 최소 95회를 넘겼고 자유투 시도수도 30회를 거뜬히 넘기곤 했다.

따라서 현재 하든 또는 웨스트브룩이 주어진 시간 안에 창출하는 공격 기회 횟수는 가히 역대 최고라 할 수 있다.

하든을 슈팅 가드가 아닌 포인트 가드라 부르기 좋은 올시즌이다. ⓒAFPBBNews = News1
▶평균 60득점 가량이 하든의 손으로부터

올시즌 하든의 11.2어시스트를 통해 나오는 득점이 29.6득점 정도다. 하든의 패스로 이어진 2점슛 득점이 15.2점, 3점슛 득점이 14.4점이다.

하든이 직접 득점한 29.2득점과 합하면 무려 58.8득점이 된다. 휴스턴의 올시즌 평균 득점은 115.3득점이다. 따라서 팀에서 절반을 넘는 51% 가량의 득점이 하든의 손에서 나오는 셈이다.

이에 비해 웨스트브룩이 10.3어시스트를 통해 연결시킨 득점은 26.5점이다. 여기에 개인득점(31.7)을 더하면 58.2득점이 되며 하든의 합보다는 살짝 적다.

▶고득점 고효율

19일 경기를 통해 하든은 리그 개인 득점 순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이런 고득점을 올릴 경우 효율성에서 손해가 나곤 하지만 하든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한 선수가 올린 득점에 들어간 과정을 통해 효율성을 가늠하는 계산법이 있다. 트루 슈팅 퍼센티지(이하 TS%)라고 하며 3점슛과 자유투가 득점에 들어가는 효율성을 감안해 만든 계산법이다. 쉽게 생각하자면 해당 득점을 오직 2점 야투로만 올릴 때 필요한 야투율이다.

이 TS%에서 62.0%를 기록 중인 하든은 평균 25득점 이상 올리는 선수들 중 케빈 듀란트(29·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아이제이아 토마스(28·보스턴 셀틱스)에 이어 3위다. 야투율(44.6%)은 그렇게 높지 않지만 리그 1위에 달하는 자유투 시도 횟수(11.0회) 덕분이다.

웨스트브룩은 TS%에서 54.8%를 기록 중이며 평균 25득점 이상 선수들 중 가장 낮은 순위다. 워낙 많은 공격 기회를 소비하기 때문에 효율성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

▶갈리는 관점

이렇게 득점 효율성이 좋다고 하지만 하든에게 늘 따라붙는 비판 소재가 있다. 바로 턴오버인데 평균 5.8회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게다가 NBA 역사에서도 가장 많은 턴오버 평균이다.

종전 최다 턴오버 평균이 1977~78시즌 피트 매러비치의 5.0회였고, 이 기록을 올시즌 웨스트브룩(5.4)과 하든이 넘기고 있다.

때문에 하든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많다. 실제 경기에서 무심히 패스를 던지다 빗나가거나 상대 선수에 의해 잘리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득점력 리그 2위 팀의 지휘자

NBA닷컴에 따르면 19일 현재 휴스턴은 100포제션 당 112.2득점으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112.9점) 다음으로 높은 시즌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휴스턴은 하든이 코트 위에 있던 2553분 동안 100포제션 당 113.6득점을 올렸다.

단 한 경기의 결장 없이 팀에서 가장 많은 평균 출전 시간을 뛰었고, 동시에 가장 볼을 많이 소유한 선수로서 충분히 내세울 만한 성과다.

하필 동일 시즌에 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개인 기록을 남기고 있는 웨스트브룩 때문에 가려진 면이 있지만 하든의 개인 기록도 역사적인 숫자다. 시선에 따라서는 웨스트브룩보다 좋다고 할 만한 면면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하든의 시즌 MVP 가능성에 대해 단지 팀 성적 우위만을 놓고 저울질할 수 없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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