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점슛과 수비로 만들어 낸 대형 계약

NBA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3점슛과 수비가 좋은 이른바 ‘3&D' 유형 선수들의 가치가 인정받고 있다.

2015~16시즌이 시작되기 전 댈러스 매버릭스는 웨슬리 매튜스와 4년 7000만 달러(약 792억원)에 계약했다.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제한적 FA 선수 신분이던 앨런 크랩이 전력 보강이 급했던 브루클린 네츠에게 4년 7500만 달러(약 848억원)의 계약을 제시받았는데도 원 소속팀 포틀랜드는 이를 매치시켜 그를 잔류시켰다.

물론 특수한 상황들로 인해 만들어진 대형 계약들이기는 했다. 댈러스는 디안드레 조던 측과 구두로 계약에 합의했지만 선수 본인이 마지막에 계약을 뒤집어 전력 구축에 차질이 생겼고, 포틀랜드는 크랩을 놓칠 경우 대안을 찾는 게 거의 불가능했다. 결과적으로 매튜스와 크랩은 2016~17시즌 리그 연봉 상위 40걸 이내에 드는 대박을 터뜨렸다.

그런데 이번 시즌 또 다른 3&D 유형의 선수가 맹활약을 통해 대형 계약 획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오히려 위의 선수들보다 더 큰 계약을 따낼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바로 워싱턴 소재의 조지타운 대학을 졸업해 2013년 드래프트에서 3번째로 지명됐던 워싱턴 위저즈의 포워드 오토 포터 주니어가 그 주인공이다.

대형계약을 노리는 포워드 오토 포터 주니어. ⓒAFPBBNews = News1
▶ 예상을 벗어나는 뛰어난 활약

좋은 3&D 유형의 선수를 보유하는 것은 팀 입장에서 매우 행복한 일이다. 그렇기에 워싱턴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제한적 FA 선수가 되는 포터와 일찌감치 재계약을 추진했다. 하지만 포터 측에서 미온적 반응을 보이며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리고 그 결정은 포터의 입장에서 신의 한 수로 거듭나고 있다.

포터는 이번 시즌 거의 모든 부분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단연 3점슛 성공률이다. 16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NBA닷컴에서 제공하는 기록을 기준으로 3점 라인 바깥에서 매 경기 4.4번의 슛을 시도하고 있는 포터가 해당 구역에서 보여준 슛 성공률은 무려 45.4%다.

이 성공률은 그 어떤 선수의 기록보다도 우위에 있는 수치다. 또한 3&D 유형의 선수답게 포터가 성공시킨 133개의 3점슛 중 단 5개를 제외한 128개의 슛은 모두 팀 동료의 어시스트가 동반이 된 득점이었다.

포터는 3점 라인 안쪽에서의 슛 정확도마저 상당히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52.5%의 필드골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80.8%의 자유투 성공률만 아니었다면 엘리트 슈터의 상징인 이른바 180클럽(야투 성공률 50% 이상, 3점슛 성공률 40% 이상, 자유투 성공률 90% 이상)에 명함을 내밀수도 있을 만큼 슛 효율성에 있어서 어마어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포터는 16일 현재 3점슛 성공률 리그 1위에 올라있다. ⓒAFPBBNews = News1
수비에서도 뛰어난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1.6개의 평균 스틸과 3.1회의 디플렉션(공격중인 상대의 패스 또는 공을 건드린 횟수)을 기록하는 등 상대팀의 공격 작업을 방해하는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농구 통계 전문 사이트인 바스켓볼 레퍼런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기록 중 해당 선수가 100번의 포제션에서 평균적인 선수보다 몇 회의 공격을 더 억제할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DBPM 수치는 1.2, 수비 부분 누적 승리 기여도인 DWS는 2.8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커리어 하이다.

이러한 활약을 하면서도 포터는 결코 무리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로 인해 100번의 플레이에서 나올 예상 턴오버 추정치를 나타내는 TOV%는 5.1%인데 이 수치가 포터보다 좋은 NBA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거기에 12번의 더블-더블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도 커리어 하이다. 선수 효율성 지표인 PER 역시 17.6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이 모든 모습을 제한적 FA 자격을 얻기 바로 전인 이번 시즌에 보여주고 있는 포터다. 포터의 활약에 워싱턴은 당장은 웃지만 활약이 계속 이어질수록 그를 잡기 위해 장전해둬야 하는 돈의 액수도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3&D의 교과서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포터가 과연 얼마나 큰돈을 만지게 될 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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