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스키연맹 지안 프랑코 카스퍼 회장. 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김종민 기자] 국제스키연맹(FIS) 지안 프랑코 카스퍼(스위스) 회장이 정부 주도의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는 방안을 세계 2차대전에 일어난 유대인 학살에 비유해 파문이 일었다.

카스퍼 회장은 16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 참석해 "죄가 없는 사람을 징계하거나 올림픽 출전을 막아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히틀러가 유대인이라면 전부 죽이려고 했던 것과 다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정부 차원에서 선수들의 샘플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반대 목소리였다.

실제로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도 러시아의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고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2000년 IOC 위원에 선임된 카스퍼 회장은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올림픽 출전 금지와 홀로코스트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질문에도 "왜 안 되느냐. 오히려 이 경우가 더 문제"라며 "어느 나라 사람이냐를 놓고 죄의 유무를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섰다.

이어 "예를 들어 스미스라는 사람이 도핑에 걸리고 나면 이번에는 세상의 모든 스미스는 국제 대회에 나와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똑같은 논리"라며 "우리는 도핑과 무관한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여기 모인 것이지 그들을 징계하려고 모인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한 카스퍼 회장은 오후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카스퍼 회장은 "부적절한 언급이었다"며 "듣는 이들이 불쾌했을 부분에 대해 전적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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