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상승세가 돋보이고 있다. 최근 10경기 7승3패의 전적 뿐 아니라 경기 내용도 화제를 불러일으키기 부족함이 없다. 11일(이하 한국시각)에는 리그 최고 성적에 있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꺾었고, 14일엔 5연승 중의 워싱턴 위저즈에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미네소타는 28승38패(승률 42.4%)로 서부지구 10위에 오름과 동시에 8위 덴버 너겟츠와 3경기 차로 간격을 좁혔다. 하지만 냉정히 바라보면 최근의 빛나는 상승세에는 그림자가 공존해 있다.

우선 너무 늦게 발동이 걸렸다. 남아있는 16경기 일정에 원정만 11경기나 되는 상황에서 플레이오프는 요원한 목표다.

이보다 더 미래 측면에서 신경 쓰이는 것은 젊은 유망주 잭 라빈(22)의 부상 뒤 걸린 발동이라는 점이다.

라빈이 빠진 일이 오히려 미네소타에게 더하기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AFPBBNews = News1
▶라빈의 부상 뒤 부쩍 많아진 승리

라빈은 2월4일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당하며 시즌을 끝마칠 수밖에 없게 됐다. 농구 선수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부상이기 때문에 라빈 입장에서 큰 불운이었다.

팀 입장에서는 앤드류 위긴스(22)와 더불어 가장 많은 평균 출전시간(32.7분)을 받던 선수가 빠진 셈이었다. 하지만 이후 미네소타는 오히려 전보다 더 높은 전적을 만들었다.

라빈의 마지막 경기였던 2월4일까지 19승31패(승률 38.0%)에 있던 미네소타가 2월5일 경기부터는 9승7패(승률 56.3%)를 기록했다. 이런 성적 상승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전조가 있었다.

▶큰 적자를 기록했던 라빈의 코트 위 존재

2월4일까지 미네소타 선수들 중 코트 위 점수 마진에 있어 최악의 선수가 라빈이었다. 라빈이 코트 위에 있던 1749분 동안 미네소타는 상대방에 117점차로 지고 있었고, 경기 당 마진은 -2.5점이다.

물론 미네소타는 팀 자체가 지고 있는 시간이 훨씬 많기 때문에 다수의 선수가 적자의 마진을 기록했지만 라빈의 폭이 가장 컸다. 더욱이 라빈이 코트 위에 없던 666분 동안엔 미네소타가 56점차로 상대를 앞섰다. 팀에서 유일하게 코트에 없는 동안 흑자를 기록했다.

이렇다보니 라빈의 공백 동안 미네소타가 상승세를 타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중용 받던 선수의 공백이 미친 영향으로 반갑지만은 않은 결과다. 반대로 반가운 소식도 있다. 나머지 주력 인원들의 코트 위 존재가 크게 좋아졌다는 점이다.

▶부쩍 좋아진 나머지 주축 선수들의 코트 위 존재

라빈과 함께 주전으로 나오던 위긴스, 칼앤써니 타운스(22), 리키 루비오(27), 고르귀 젱(27)이 라빈의 부상 시기를 기점으로 꽤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4명이 코트 위에 있는 동안 미네소타의 경기 당 득점 마진은 다음과 같다.

우선 위긴스의 코트 위 마진이 크게 늘었으며 루비오도 못지않게 늘었다. 특히 루비오는 라빈의 공백 전에 팀에서 2번째로 마진이 안 좋은 선수였다가 이후로는 팀에서 2번째로 마진이 좋다.

기대 받았던 모습을 늦게서야 실현시키고 있는 루비오. ⓒAFPBBNews = News1
▶급상승한 루비오의 기록

위긴스-타운스-라빈, 이 3인조에게 미네소타의 공격 주도권이 크게 쥐어졌던 상황에서 루비오가 공격 전개 능력을 발휘할 기회는 크지 않았다. 반면 라빈의 부상 뒤로는 루비오의 활약이 크게 돋보이고 있는 중이다.

라빈의 부상 전 평균 31.7분을 뛰다가 부상 뒤로는 34.1분을 소화 중인 루비오는 출전시간의 증가를 넘어선 숫자를 보여주고 있다. 2월4일까지 평균 8.6득점, 8.2어시스트를 기록하다가 2월5일부터는 13.1득점, 11.0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볼 핸들링 역할을 같이 맡던 라빈이 빠진 뒤 본격적으로 공격 전개에 가담하고 있는 상황이 이렇게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다음 시즌에 대한 고민

이처럼 한 선수가 빠진 뒤로 오히려 팀이 잘하고 있는 상황은 반가운 면도 있지만 훗날 그 선수가 복귀했을 때 골치 아픈 면을 제공할 수 있다. 아마도 복귀시기를 다음 시즌에 맞춰 놓아야 하는 라빈의 경우가 만약 그렇다면 팀의 단장이자 감독인 탐 티보도의 결정이 중요해진다. 최근 루비오의 코트 위 영향력 증가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타진을 잘 해봐야 한다.

그래도 일단 긍정적인 면이라면 팀의 주축 인원들이 어리다는 점이다. 위긴스, 타운스, 라빈 모두 1995년생의 20대 초반이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 지금과 다른 차원의 활약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라빈이 건강을 제대로 되찾아 돌아온다는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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