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시즌 전체 평균 득점이 두 자릿수인 팀은 댈러스 매버릭스(98.4점)과 올랜도 매직(99.7점) 단 두 팀이다.

이 중 올랜도 매직은 시즌 초반이던 지난해 11월15일부터 12월2일까지 무려 9경기 동안 세 자릿수 득점에 실패했다. 이는 이번 시즌 NBA 팀들 중 가장 긴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이다.

그런데 시즌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현재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향하고 있는 팀이 생겼다. 바로 최근 5경기에서 평균 100점은 커녕 90점대도 간신히 넣고 있는 시카고 불스다.

시카고는 13일 열린 보스턴 셀틱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80-100으로 패했다. 아마 이 경기를 2쿼터 끝까지만 보고 시청을 포기한 팬이라면 80점이나 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시카고가 전반에 기록한 점수는 1쿼터 9점, 2쿼터 17점이었다. 시카고의 올시즌 팀 쿼터 및 전반 최저 득점이 동시에 나온 경기였다. 불과 10일전만 해도 시카고가 이렇게까지 부진에 빠질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큰 산들을 넘는데 소모한 에너지

사실 시카고는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지난달 15일 토론토를 시작으로 보스턴, 피닉스, 클리블랜드를 잡아내며 4연승을 질주했다. 4연승의 마지막 경기를 기준으로 동부 7위였던 시카고가 피닉스를 제외하면 같은 동부 컨퍼런스에서 플레이오프 상위 시드가 유력한 팀들을 상대로 거둔 승리였기에 더욱 흥미를 더했다.

골든스테이트를 꺾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시카고의 분위기는 좋았다. ⓒAFPBBNews = News1
이러한 상승세는 덴버전에서 숨 고르기 이후 리그 전체 승률 1위인 골든스테이트를 잡아내며 정점을 찍는 듯했다. 비록 주축 선수인 케빈 듀란트가 직전 경기 워싱턴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였지만 146경기 동안 연패가 없던 골든스테이트에게 단 87점만을 내주고 94점을 기록하며 연패를 안기는데 성공했다.

경기 직후에는 골든스테이트라는 대어를 잡아냈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며 시카고가 엄청난 상승세를 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사실 이 경기는 시카고가 이어갈 저득점 행진의 시발점이었다.

▶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저득점

물론 시카고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이 아니다. 리그 전체 기간 동안 기록한 평균 101.8점은 뒤에서 5위다. 이번 저득점 행진 이전에도 3경기 연속 100득점 미만 경기를 총 3번이나 기록하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해 12월17일 밀워키와의 홈경기에서는 69점을 넣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그 3경기는 모두 연패로 이어졌다.

그러나 전체적인 상황은 69점을 넣었던 그때보다 현재가 더 심각하다. 일단 5연패는 이번 시즌 시카고의 가장 긴 연패다. 설상가상 연패 전 7위를 수성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경쟁하던 시카고가 미끄러지는 동안 그들보다 아래에 있던 팀들이 순위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크리스 미들턴이 부상 복귀 후 자리를 잡기 시작하며 6연승을 시작한 밀워키 벅스, 최근 10경기 7승3패의 디트로이트, 마이애미가 모두 순위표에서 시카고를 본인들 아래에 두는 데 성공했다. 정말 중요한 시기에 제대로 미끄러진 셈이다.

▶ 고질병인 3점슛, 빈공 해결책은 웨이드와 버틀러

시카고는 연패 기간 동안 고질적인 약점인 3점슛이 말을 듣지 않았다. 시카고는 3점슛 성공률이 32.2%로 원래부터 최하위인 팀이었다. 21.2개의 3점슛 시도 역시 리그에서 가장 낮은 수치.

그런데 5연패 동안에는 평균적으로 27.4개의 3점슛을 시도했다. 이 기간 보여준 3점슛 성공률은 고작 30.6%였다. 수세에 몰리다 보니 제일 강한 무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꺼내기는 쉬운데 위력은 가장 약한 무기로 상대방을 공략한 셈이었다. 이로 인해 시카고 경기를 보는 팬들은 와이드 오픈 상황에서도 3점슛이 들어갈 것이란 기대를 하지 못했다.

시카고는 3점슛이 더 들어갈 확률보다는 3점슛 라인 안쪽에서의 공격을 더 추구해야 이 빈공을 벗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결국 지미 버틀러와 드웨인 웨이드, 이 두 선수가 살아나야 한다.

5연패 기간 중 두 경기에 결장한 웨이드는 18개의 필드골을 시도해서 총 9개를 넣은 휴스턴 전을 제외한 나머지 2경기에서 22개를 시도해서 6개에 넣는데 그쳤다. 버틀러 역시 연패의 시작이던 5일 클리퍼스와의 경기에서 57.1%의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그 이후 경기들에선 실망스러운 슛감을 보였다.

결국 버틀러의 페인트존 공략이 시카고 공격의 답이다. ⓒAFPBBNews = News1
특히 보스턴 전에서 기록한 5점과 18.2%의 필드골 성공률은 모두 올시즌 3번째로 저조한 기록이었다. 심한 독감에도 무리하게 출장을 강행해 자유투로만 1점을 넣은 오클라호마시티전은 논외로 쳐도 버틀러가 얼마나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웨이드와 버틀러 모두 부진한 기간 동안 2점슛보다는 3점슛이 말을 듣지 않았는데도 꽤 많은 3점슛 시도를 했다.

두 선수 모두 3점슛 성공률이 30% 초반에 그칠 정도로 3점 라인 밖에서 공격이 위력적인 선수는 아니다.

결국 웨이드와 버틀러가 적극적으로 페인트존, 가능하다면 제한구역 안쪽까지 공략을 하며 3점슛을 최소화해야 각자의 득점 효율도 올라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파생되는 다른 공격 기회들의 성공 확률도 높아질 것이다.

보스턴과의 졸전 후 휴식 없이 백투백 일정으로 샬럿 호넷츠를 만나야하는 시카고 불스다. 샬럿이 홈에서만큼은 만만히 볼 수 없는 팀이기 때문에 과연 시카고가 현재의 난관을 어떻게 해쳐나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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