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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와이드앵글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2017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뛰는 태극낭자의 시작이 좋다. 역대급 성적을 올릴지 모른다는 섣부른 기대감까지 들 정도로 초반부터 거푸 승전보를 전하고 있다.

지난해 태극낭자들은 장하나가 홀로 3승을 올리는 등 모두 11승을 합작했다. 그 자체도 놀랄만한 성적이었는데도 국내팬들에게는 성에 차지 않았다.

기대가 컸던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2015시즌 역대 한 시즌 최고인 16승을 일궈냈으니 여기에 맞춰진 눈높이를 감안하면 실망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당시 박인비(29·KB금융그룹)가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필두로 홀로 5승을 챙겼고 김세영(24·미래에셋)이 3승을 거두는 등 9명이 16승을 합작했다.

그러나 올해도 예감이 그때와 다를바 없다. 2017시즌이 일찌감치 티샷을 마친 가운데 태극낭자들은 이미 새 역사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

가능성은 낮지 않다. 전통을 자랑하는 명품 브랜드에 신형 브랜드까지 가세했다. 바로 박인비와 박성현(24·KEB하나은행) 투톱의 존재다.

박인비는 설명이 필요없는 '명품'이다. 최근에는 부상에서 복귀한 지 8개월 만에 당당히 우승컵까지 차지하면서 `여제'의 건재를 알렸다.

지난해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서 그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부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는 큰 대회에서 더욱 강해지는 자신의 강점을 완벽하게 발휘하며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골든그랜드슬램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박세리 이후 두 번째이자 역대 최연소(27세 10개월 28일)의 나이로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이 생각 이상으로 심해지면서 박인비는 올림픽 이후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그는 묵묵히 재활을 견뎌내며 그린에 돌아올 날을 기다렸다. 그리고 8개월 만에 그린에 복귀, 2경기 만에 다시금 정상에 올라섰다.

지난 5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파72)에서 끝난 HSBC 위민스챔피언스 마지막 라운드에서 그는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16개월 만이자 개인 통산 18번째 투어 정상에 올랐다.

경쟁자들의 기를 확실하게 꺾어버리는 완벽에 가까운 샷만 골라서 쳐냈다. 특히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공동 5위로 시작하고도 버디만 9개를 잡아내 코스 레코드인 8언더파를 경신하기도 했다.

박인비가 홀컵에 공을 넣는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홀컵이 공을 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정교했고 완벽했다. 지난 2015년 이 대회에서 보여준 72홀 노보기 우승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오죽하면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조차 "박인비는 정말 놀라운 선수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라며 존경에 가까운 찬사를 보낼 정도였다.

박인비는 "이번 우승은 또 다른 시작이다. 작년까지 10년을 투어에서 뛰었다. 그 사이, 많은 것을 느꼈다. 이번 공백을 통해서 10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골프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보다 즐겁게 골프를 할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을 했다"라고 말했다.

  • 사진=KEB 하나은행 제공
잠시 고장난 명품엔진이 완벽하게 수리를 마치고 돌아왔다면 한국에서 태어난 신형엔진 역시 LPGA 무대 첫 데뷔전을 통해 존재감을 완벽하게 드러냈다.

작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대세'로 불렸던 박성현은 올해부터 미국 투어에 나섰다.

박성현의 별명은 이미 정해졌다. '슈퍼루키'다. 데뷔전을 치르기 이전에도 세계 랭킹 11위에 오를 만큼 실력 하나는 정상급이다.

이번 HSBC 위민스챔피언스에서 그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 미셸 위(미국)와 챔피언조에 편성됐다. 일찌감치 스타성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다.

초청 선수가 아닌 LPGA 투어는 정회원 데뷔전이었다. 박성현은 15위 이내 입상을 목표로 삼을 정도로 조심스러운 눈치였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실력을 감추긴 무리였다. 마지막날 박인비와 더불어 선두 경쟁을 펼치면서 우승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막판 뒷심에서 밀려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쳐내며 공동 3위로 마감했다.

떨리는 느낌도 없었다. 박성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강점인 장타를 당당하게 내세우며 스스럼 없이 플레이했다. 자신의 실력이 미국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시작부터 입증한 셈이다.

그는 "특별히 공격적이지도 않았다. 늘 하던대로 했다.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긴장이 덜 된 덕인지 계속 샷이나 경기 운영이 잘 됐다. 갈수록 편해지는 것 같다. 내 스타일을 바꿀 생각은 없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다음 대회가 이제 기다려진다"라고 쿨하게 데뷔전 소감을 밝혔다.

태극낭자의 2017시즌 시작은 좋다. 지금까지 네 번의 투어에서 세 번을 연달아 우승했다. 첫 포문을 연 것은 장하나였다. 지난 2월 19일에 종료된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대역전극을 선보이며 시즌 첫 우승을 따냈다.

멈추지 않았다. 이어서 열린 LPGA 혼다 타일랜드에서는 대회 최저타를 기록한 양희영(28·PNS창호)이 우승을 차지했고 박인비까지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정상에 오르며 태극낭자는 3주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박인비에 이어 박성현이라는 걸출한 투 톱으로 구성된 태극낭자의 올해는 더욱 기대가 될 수 밖에 없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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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3/12 06:00:10   수정시간 : 2017/03/12 06: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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