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 펠리컨스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유타전에서 83-88로 패하며 드마커스 커즌스(27) 영입 이후 2승5패라는 우울한 전적을 남기게 됐다. 그중 1승마저도 커즌스가 테크니컬 파울 18회 누적으로 인한 징계로 결장한 경기에서 거둔 승리였다.
즉 커즌스는 2월21일 뉴올리언스 유니폼을 입은 뒤로 단 1승만 거뒀다. 그 1승도 6연패에 빠져 있던 서부 최하위(19승44패) LA 레이커스를 상대로 거둔 승리였다.
리그 정상급 빅맨으로 여겨지는 앤써니 데이비스(24)와 함께 전성기 나이의 커즌스가 힘을 합쳤다는 사실만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트레이드는 현재까지 결과로 보면 실패로 보인다. 어느 부분에서 이렇게 어그러졌을까.▶전보다 낮아진 공격 부담에도 높아지지 않는 커즌스의 효율성
트레이드 전까지 커즌스는 새크라멘토 킹스 소속으로 있었다. NBA닷컴에 따르면 당시 그는 코트 위에 나와 있는 동안 야투 및 자유투 시도 또는 턴오버로 새크라멘토의 공격 기회 종료 중 37.6%를 사용했다.
유시지 퍼센티지(이하 USG%)로 표현되는 이 공격 부담 숫자에서 올시즌 리그 최고치가 러셀 웨스트브룩(29·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41.2%이며 그 다음이 커즌스의 37.6%였다. 이만큼 많은 공격 기회를 가졌기에 비교적 떨어지는 야투율은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었다.
하지만 뉴올리언스 이적 이후 USG%가 29.7%로 낮아졌음에도 효율성은 별반 나아지지 못했다. 새크라멘토에서 기록한 야투율이 45.1%였다면 뉴올리언스에서의 야투율은 44.8%로 오히려 떨어졌다.
그래도 마냥 나빠진 것은 아니다. 2점 야투율은 48.2%에서 50.7%로 상승했다. 다만 3점 야투율이 35.4%에서 29.6%로 떨어졌다. 경기 당 3점슛을 4.5회나 시도하는 입장에서 환영할 적중률은 아니다.
▶커즌스 영입 뒤로 더 악화된 뉴올리언스의 득점력
2월21일 전까지 뉴올리언스는 100포제션 당 102.3득점을 올렸다. 당시 기준에도 리그 27위에 그쳤던 낮은 득점력이다. 그런데 커즌스 입단 뒤로 7경기 동안엔 100포제션 당 96.3득점으로 뚝 떨어졌다. 이는 8일 현재 100포제션 당 100.0득점으로 리그 최저 득점력인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보다도 낮은 수치다.
개별 경기로 봐도 100득점을 넘긴 경기는 오클라호마시티전과 레이커스전, 그리고 커즌스가 결장한 디트로이트전뿐이었다. 심지어 샌안토니오전에서는 연장까지 갔음에도 98득점에 그쳤다.여기에 대한 우선적인 이유가 외곽 화력지원이 떨어졌다. 트레이드 전 뉴올리언스의 3점슛 적중률이 35.7%였다면 트레이드 뒤로는 30.1%다. 트레이드를 통해 가드 3명이 떠난 탓도 있지만 남아 있는 인원들의 컨디션도 썩 좋지 못하다.
▶커즌스와 주전 가드의 엇박자 궁합
뉴올리언스의 주전 가드 즈루 할러데이(27)가 커즌스 입단 뒤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점도 팀의 부진에 한몫했다. 또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란 듯 커즌스가 결장한 디트로이트전에서는 할러데이가 야투율 55.6%를 통해 22득점을 올리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할러데이가 커즌스와 공유하는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최근 7경기에서 평균 34.3분을 뛴 할러데이는 데이비스와 31.9분을 공유한 반면 커즌스와는 22.7분만을 공유했다. 얕아진 선수층으로 인해 커즌스가 벤치 인원이 주로 나오는 시간을 이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러데이와 커즌스가 같이 하는 그 적은 시간 동안에 뉴올리언스는 상대방에게 경기 당 4.8점차로 밀렸다. 트레이드 뒤로 100분 이상 공유한 뉴올리언스의 2인 조합 가운데 가장 안 좋은 마진이다.
이 외에도 커즌스의 야투 성공 중 어시스트 받은 비중이 새크라멘토에서 51.1%였다면 뉴올리언스에서는 41.9%로 떨어졌다. 전술 수행 장면에 있어서도 다른 선수들과의 연계 플레이가 이적 후 적어진 편이다.
▶갈 길이 멀어 보이는 선수단 구성
현재 데이비스와 커즌스가 같이 코트에 나와 있는 동안 시너지 효과는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커즌스와 데이비스가 공유한 133분 동안 야투율이 36.2%인 것을 봐도 서로에게 보완이 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주축 2명이 이와 같은데 나머지 인원구성에서 답을 찾기란 미지수가 많다. 당장 할러데이가 시즌이 끝나면 자유 계약 신분이 되면서 메워야 할 구멍이 산재해 있다. 현존하는 팀 선수들 중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 보이는 인원도 그리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올시즌 플레이오프는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다음 시즌을 겨냥하는 뉴올리언스 입장에서 올 여름은 큰 고비의 순간이 될 전망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