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와이 레너드(26·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영웅담이 계속해서 퍼지고 있다. 소속팀 샌안토니오가 4경기 연속 막판 접전을 겪은 동안 전면에 나서서 승리를 이끌고 있다. 이로써 레너드의 시즌 MVP 가능성 화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사실 3월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실질적인 MVP 경쟁은 제임스 하든(28·휴스턴 로켓츠)과 러셀 웨스트브룩(29·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2파전으로 여겨졌다. 개인 기록의 크기 자체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레너드의 MVP 수상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페이드어웨이 점프슛으로 경기 막판을 장식하는 레너드의 활약들이 큰 화제를 낳고 있다. ⓒAFPBBNews = News1
▶막판 접전의 영웅

샌안토니오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상황이 오히려 레너드의 활약을 돋보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7일(이하 한국시각) 휴스턴전까지 8연승 중의 샌안토니오지만 최근 4승을 하는 동안 힘겨운 모습이 있었다. 시즌 평균 106.6득점의 평소 실적과 달리 저조한 득점력이 나오면서 손쉽게 경기의 우위를 잡지 못했다.

4, 5일에 열린 뉴올리언스전과 미네소타전에서는 4쿼터 종료까지도 90득점을 넘기지 못하며 연장전에 돌입해야 했다. 4쿼터에 끝난 인디애나전과 휴스턴전도 각각 1점차, 2점차의 승부가 나왔다.

이렇게 피 말리는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팀의 에이스 레너드만큼은 흔들리지 않고 더욱 빛이 나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2일 인디애나전의 막판 역전 결승 득점을 포함해 3경기의 결승 득점이 모두 레너드의 손에서 나왔다.

최근 4경기에서 나온 종료 5분 전 5점차 이내 클러치 상황을 레너드가 30분 동안 겪으면서 올린 득점이 무려 34점이다. 평소 33.7분을 뛰며 26.3득점을 올린 실적보다 밀도가 높은 득점 활약인 셈이다.

▶MVP 유력 후보와의 맞대결이 낳은 깊은 인상

현재 MVP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하든의 소속팀 휴스턴과의 대결은 개인으로서든 팀으로서든 의미가 컸다. 서부지구 2위 샌안토니오와 3위 휴스턴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경기 전 시즌 맞대결 전적에서 2승1패로 앞선 샌안토니오 입장에서는 이 경기 승리로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주도권은 대부분 휴스턴에게 있었다. 1쿼터 종료 때 휴스턴은 39-23, 16점차라는 경기 최대 점수 차를 만들기도 했다. 하든의 활약이 컸다. 3쿼터 종료 때까지만 해도 하든의 기록은 35득점 11어시스트였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나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레너드가 본격적으로 하든을 담당 수비하면서부터다. 3쿼터 후반부터 레너드와 매치업된 하든은 결국 4쿼터에 단 4점 1어시스트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반면 레너드는 본인의 39득점 중 17점을 4쿼터에 뽑아냈다. 양 선수 모두 경기 전체에서 39득점을 똑같이 올렸지만 4쿼터에 나온 활약의 크기가 확연히 달랐다. 특히 종료 25초전에 볼을 몰면서 직접 던진 3점슛으로 역전을 이룬 후 이어진 수비에서 하든의 레이업을 블록한 레너드의 활약은 이 경기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였다.

다른 MVP 후보들과 차별화된 레너드의 장점은 중요한 순간에 발휘되는 수비 활약상이다. ⓒAFPBBNews = News1
▶시즌 MVP 경쟁 판도

7일 현재 유력 MVP 후보 2명인 하든 및 웨스트브룩과 레너드의 개인 평균 기록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턴오버가 많다는 것을 제외하면 개인 기록 면에서 하든과 웨스트브룩이 큰 우위를 갖고 있다. 이제 시즌 일정이 20경기 남짓 남았기 때문에 숫자 측면에서 반등은 일어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레너드가 점하고 있는 우위라면 리그 2위의 팀 성적과 수비에서의 활약이다. 다만 팀 성적에 있어선 하든도 리그 3위의 휴스턴 소속이라 크게 밀리지 않는다. 최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주축 선수 케빈 듀란트의 부상으로 곤경에 빠진 틈을 타 샌안토니오가 역전을 이뤄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가 따른다.

때문에 레너드 개인 입장에서는 최근 경기들처럼 직접적인 중요 활약 장면으로 큰 인상을 남기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앞으로 주요 대결들로 꼽히는 골든스테이트전 2경기와 클리블랜드전에서 남길 활약이 중요하다. 승리가 전제된 큰 활약이라면 투표인단의 마음을 흔들 가능성이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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