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7시즌은 예년에 비해 다소 쉽게 느껴지는 기록이 하나 있다. 바로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슛의 5개 항목 중 세 가지 이상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트리플 더블이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까지 무려 30회의 트리블 더블 경기를 만들어 내며 1966~67시즌 오스카 로버트슨 이후 첫 시즌 트리플 더블에 도전하는 러셀 웨스트브룩, 15회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제임스 하든, 그리고 역대 최초로 득점을 제외한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로 트리블 더블을 기록한 드레이먼드 그린 등이 트리플 더블을 익숙하게 만들었다.

리그 전체로 봤을 때 이번 시즌 트리블 더블을 기록한 선수는 총 21명이다. 그러나 두 번 이상 트리블 더블을 기록한 선수가 단 8명임을 감안하면 대다수의 선수들에게 여전히 트리플 더블은 결코 쉬운 기록이 아니다.

특히 트리플 더블을 한 번이라도 달성한 선수 중 이번 시즌 신인은 오직 한 명 뿐이다. 바로 밀워키 벅스의 가드 말콤 브로그던이다.

이번 시즌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유일한 신인 말콤 브로그던. ⓒAFPBBNews = News1
▶ 빠르게 기회 잡은 2라운드 출신

말콤 브로그던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36번째로 밀워키 벅스에 지명됐다. 즉 1라운드가 아닌 2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다. 밀워키가 1라운드에 지명한 선수는 남수단 출신에 7피트 1인치(약 216cm)의 신장을 자랑하는 쏜 메이커였다.

1997년생인 메이커는 실제 나이와 프로필 나이가 다르다는 논란도 있지만 어쨌든 팀에서는 프로젝트형 선수였기에 오히려 두 명의 신인 중에서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온 브로그던에게 먼저 기회가 왔다.

하지만 아무리 대학을 졸업하고 온 신인이라고 해도 NBA 무대에 당장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브로그던은 6피트 5인치(약 195cm)의 키에 비해 다소 긴 약 6피트 10인치(약 208cm)의 윙스팬을 앞세워 대학 시절에는 포인트가드부터 파워 포워드까지 광범위한 포지션을 커버하던 선수였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2번 포지션으로 고정됐다. 패스 센스나 기술 역시 장점으로 꼽혔으나 10월과 11월에는 16경기 동안 약 20분 정도를 출전하며 7.4점 2.4리바운드 2.5어시스트 0.9스틸을 기록했을 뿐이다.

남수단 출신의 밀워키 벅스 1라운드 지명자 쏜 메이커. ⓒAFPBBNews = News1
이는 같은 기간 신인 선수들을 기준으로 평균득점 7위, 어시스트 5위, 스틸은 4위였다. 완성형 신인으로 뽑힌 선수임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모습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 엄청난 슈팅 효율성과 트리플 더블의 12월

그렇게 11월까지 별다른 활약 없이 보내던 브로그던은 12월 들어 엄청난 슈팅 효율성을 보여주며 출전 시간을 점차 늘려나갔다. 51.8%의 필드골 성공률, 특히 경기당 2개 이상 시도하고도 50%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미친 슈팅 효율을 보여줬다.

리바운드는 2.6개로 여전히 아쉬웠지만 패싱 센스가 좋다는 장점을 한껏 살려 4.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러한 활약으로 얻어낸 25.4분의 평균 출전시간은 11월에 비해 5분이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고무적 활약으로 브로그던은 12월31일 미네소타와의 경기부터 선발로 출전을 시작했다.

본인이 가진 장점에 절정의 슈팅 감각까지 선보인 브로그던은 결국 새해 첫 날이자 현지 시간으로는 2016년의 마지막 날 대형 사고를 쳤다. 시카고 불스와의 경기에서 15점 10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것. 그는 이 경기에서 38분59초를 출전했는데 이는 올시즌 한 경기에서 소화한 가장 많은 시간이기도 했다.

▶ 조금 식은 손, 벤치 출격 후 다시 찾은 감

그러나 안타깝게도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후 브로그던의 손은 조금 식어버렸다. 앞서 말한 12월의 활약을 기반으로 1월 들어 30분대의 평균 출전 시간을 보장 받았고, 평균 득점(11.1점)과 어시스트(5.2개)에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39.2%의 필드골 성공률과 37.2%의 3점슛 성공률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사실 37.2%의 3점슛 성공률은 결코 나쁘다고 말할 수 없는 수치지만 전체 필드골 성공률의 하락은 가드 포지션임을 감안해도 아쉬울 수밖에 없는 기록이었다.

결국 브로그던은 다시 주전이 아닌 벤치에서 출격하기 시작했다. 출전 시간 자체가 크게 줄지는 않았으나 선수 본인에게는 보다 확실하게 입지를 굳힐 기회를 놓친 순간이기도 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브로그던은 2월부터 3월5일까지 48.1%의 필드골 성공률, 45%의 3점슛 성공률을 보이며 슛감을 다시 되찾았다. 득점 역시 12.5점을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주전 기용 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던 것은 분명 아쉽다. 하지만 브로그던은 꾸준히 출전 시간을 확보 중이며 그에 맞춰 평균 득점 역시 증가하고 있다. 12월 이후 평균 1개 이상의 스틸을 기록했고, 신인 유일의 트리플 더블 등 2라운드 출신으로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조엘 엠비드의 출전 경기 수가 31에서 멈춘 가운데 브로그던이 신인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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