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엠비드 시즌 아웃, 그 후 1개월

필라델피아의 7연승 도절이 좌절됐던 지난 1월28일(이하 한국시각) 조엘 엠비드가 휴스턴 로케츠와의 홈 경기에서 32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2블록을 기록했을 때만 해도 2016~17시즌 올해의 신인 선수가 엠비드가 될 것이란 사실에 반문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바로 그 경기가 엠비드의 올 시즌 마지막이 됐다. 경기당 20.2점 7.8리바운드 2.1어시스트 0.9스틸 2.5블록을 기록하고 있던 그가 이번 시즌 소화한 경기는 단 31경기. 다른 신인 자격 선수들에 비해 너무나도 압도적인 기록을 보여줬으나 리그 전체 일정의 절반도 소화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이렇게 적은 경기만을 치렀음에도 엠비드가 올해의 신인 선수가 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엠비드가 코트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현재 조금 더 건강하게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또 다른 루키들에게도 올해의 신인 선수가 될 가능성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이번 시즌 NBA 코트를 단 1경기라도 밟은 신인 자격 선수는 총 80명. 이 중 엠비드의 부상으로 다시 치열한 전쟁터가 된 신인왕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3명의 선수를 총 3편의 기사를 통해 소개하려고 한다. 그 중 첫 번째로 소개할 선수는 엠비드의 팀 동료 다리오 사리치다.

신인왕 유력후보 다리오 사리치. ⓒAFPBBNews = News1
▶크로아티아 출신, 엠비드와 드래프트 동기

다리오 사리치는 NBA 데뷔를 이번 시즌에 했지만 사실 드래프트가 된 해는 2014년이다. 엠비드가 3순위로 지명됐던 바로 그 해다. 사리치는 당시 드래프트에서 올랜도 매직에 전체 12번째로 지명됐다.

하지만 유럽에서 바로 미국행을 택할지 알 수가 없던 사리치에 비해 10번째 순번으로 뽑힌 엘프리드 페이튼(현 올랜도)이 조금 더 탐났던 올랜도, 그리고 무한 탱킹을 준비하며 다수의 드래프트 지명 권리가 더 탐이 났던 필라델피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사리치는 11번째 순위까지 보호가 되는 2017년 1라운드 픽과 2015년 2라운드 픽이 더해져 페이튼과 맞교환이 됐다.

그렇게 사리치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 필라델피아지만 사리치 본인이 유럽에서 조금 더 뛰는 것을 원했기에 결국 구단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를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었다. 마침내 긴 기다림의 시간 끝에 사리치는 2016~17시즌부터 필라델피아에 합류했다.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던 엠비드와 함께 팀에 미래가 될 핵심 조각들이 팀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 조금은 아쉬웠던 출발

큰 기대와 함께 팀에 가세한 사리치이지만 10월과 11월에는 생각보다 활약이 좋지 못했다. 시즌 초반 오클라호마시티에서 3경기에 불과했지만 미미한 활약만을 보여준 후 트레이드로 합류한 얼산 일야소바(현 애틀란타)가 15경기에서 평균 25.9분 13점 5.7리바운드에 3점슛 성공률 40.3%를 기록하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시작부터 보여줬고 결국 일야소바와 출전 시간을 나눠야만 했다.

11월 16경기에서 사리치는 24.9분 9.6점 6.0리바운드 2.1어시스트에 더블-더블 2회를 기록했다. 11월에 기록한 3점슛 성공률 41.2%는 매우 고무적인 수치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전체 필드골 성공률은 39.7%였다. 이는 사리치가 미드 레인지에서 처참한 슛 성공률을 보여줬음을 의미한다.

10월과 11월에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고, 엠비드와 일야소바 뿐 아니라 너렌스 노엘(현 댈러스), 자릴 오카포 등의 출전시간을 챙겨줘야 했던 필라델피아였기에 사리치의 출전시간은 12월에 더 줄어들었다. 22.8분의 평균 출전시간만을 보장 받은 채 9.9점 5.8리바운드 40.8%의 필드골 성공률을 보여주는데 그쳤다. 직접적인 포지션 경쟁자인 일야소바가 29.6분 출장 16.7점 7.6리바운드에 여전히 40%대의 3점슛 성공률을 보여준 것과는 대조가 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 반전의 계기를 만든 2017년

해가 바뀌었지만 사리치의 출전시간은 여전히 일야소바에 비해 적었다. 하지만 2017년 들어 사리치는 처음으로 월별 평균득점을 두 자릿수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1월 필드골 성공률은 38.1%로 앞선 기간보다 더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1월의 마지막 1주일에 마침내 반전을 만들어냈다. 22분의 출전시간 동안 13.6점을 기록했고 그 와중에 필드골 성공률 50% 달성에 성공한 것. 이 시기에 사리치는 감독과 구단 수뇌부의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엠비드(좌)와 사리치(우). ⓒAFPBBNews = News1
▶ 팀의 부진, 그러나 사리치에겐 기회

그러나 사리치가 반등을 이뤄내 엠비드와의 조합에 기대가 모아질 무렵 엠비드의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엠비드 시즌 아웃 직후 2경기를 1승1패로 보냈던 필라델피아는 그 후 5연패에 빠지며 사실상 시즌이 힘들어졌다. 그러나 사리치는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2월 들어 처음으로 30분대의 출전시간을 보장받으며 17.0점 7.9리바운드 2.4어시스트에 스틸도 1개를 매 경기 평균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더블-더블 4회는 신인들 중 1위였다.

이렇게 되자 필라델피아는 베테랑 자원인 일야소바를 굳이 팀에 데리고 있을 필요가 없어졌고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그를 내보냈다. 사리치와 직접적으로 포지션이나 역할이 겹치지 않았던 너렌스 노엘마저 댈러스로 이적했고, 결국 사리치는 2월의 활약을 기반으로 동부 컨퍼런스 이달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5일 현재 사리치는 3월 3경기에서 평균 16.7점 7.3리바운드 4.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다재다능함마저 뽐내고 있다. 이제 경쟁자들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황이기에 20분 후반에서 30분 초반대의 출전시간이 확보될 것은 거의 확실시 된다.

2017년 이뤄낸 반등으로 엠비드와 함께 유이한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의 신인이 된 사리치. 엠비드가 부상으로 아웃된 시점에서 올해의 신인 선수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있는 선수 중 하나로 우뚝 섰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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