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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성남=이재호 기자] 성남FC는 성남일화 시절부터 K리그 최다 우승(7회)에 빛나는 명문클럽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성남은 마지막 9경기에서 4무5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충격적인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됐다.

명문클럽 성남의 추락에 한국축구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 성남의 강등은 지난해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뉴스였다. 그런 성남이 ‘명가재건’을 외치고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리그 준우승까지 맛본 ‘명장’ 박경훈(56) 감독을 선임하면서부터다. 박 감독은 2009년만 해도 리그 14위였던 제주를 2010년 단숨에 준우승까지 올려놓는 엄청난 지도력을 보였다.

게다가 특유의 세련된 흰머리와 패셔니스타로 손꼽히는 패션감각까지 곁들여져 인기 많은 ‘꽃중년’의 상징으로 독보적 입지를 다져왔다.

  • 성남 제공
2017 K리그 개막 이틀을 앞둔 2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만난 박경훈 감독에게 2014년 제주 감독 사임 이후 3년만에 돌아온 감독직 복귀 소감과 함께 성남의 ‘명가재건’ 프로젝트에 대해 들어봤다.

▶박경훈이 진단한 2016시즌 성남 추락의 원인

2016시즌 성남은 상상도 못한 롤러코스터의 연속이었다. 6월까지만 해도 강등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는 3위 자리가 지척거리였으니 충분히 그럴만도 했다.

그러나 날이 무더워지자 거짓말같이 추락을 시작했다.1승2무6패라는 최악의 성적이 지속되자 김학범 감독의 사표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후임 감독을 구하지 못한채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됐고, 성적은 김 감독 사임 이후에도 1승4무6패에 그치며 끝내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박경훈 감독은 “외부에 있을 때도 대강 짐작은 했지만 팀에 들어와 보니 확실히 느껴졌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엉망이었다. 다른 팀들에 비해 더 더위를 탈 수밖에 없는 요인들도 있었다”라며 ‘컨디션 조절 실패’를 추락의 첫 번째 원인으로 뽑았다.

여기에 팀내 구심점이 없다는 것도 한몫했다. 그는 “구단,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 노력은 했지만 부족했다"면서 “구단에서도 김학범 감독이 떠난 이후 다소 안일했던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이런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한 박경훈 감독은 부임 이후 선수들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휴식을 줬다. “당사자들이 가장 많은 아픔을 겪었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국내와 스페인 전지훈련 동안 선수들의 ‘마음 치유’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많은 얘기와 이해를 통해 선수들이 치유됐습니다. 본인들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자신감을 가지더라고요. 이제 70~80%는 왔습니다. 나머지는 경기를 통해 채워갈겁니다.”

  • 프로축구연맹 제공
▶헤비메탈 축구? ‘전환’이 핵심이다

박경훈 감독은 ‘슬로건’에 강하다. 제주 시절 ‘삼다 축구’, ‘방울뱀 축구’, ‘오케스트라 축구’와 같은 슬로건을 내세웠고 실제로 이에 맞는 축구로 선수들의 이해와 함께 팀만의 확고한 색깔을 가지게 했다.

박 감독은 “제주 시절 그런 슬로건을 내걸다보니 선수들이 선수들이 감독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나쁘지 않더라”며 성남에서는 ‘헤비메탈 축구’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대체 ‘헤비메탈 축구’란 무엇일까?

박 감독은 “현장을 떠난 동안 지켜보니 세계 축구의 흐름은 공수전환이 엄청나게 빨라졌다. 이에 맞춰 우리 역시 ‘공을 뺏고 공격 전환’, ‘빼앗긴 후 수비 전환’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결국 이런 축구가 된다면 빠르고 강렬하게 휘몰아칠 수 있고 음악으로 치면 ‘헤비메탈’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현대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전환’이다. 선수들이 헤비메탈 축구를 위해서 ‘전환’에 대한 인식 변화와 훈련을 통한 신체적 습득을 했다. ‘공을 뺏고 공격’, ‘공을 뺏긴 후 수비’ 전환이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인가를 본다면 헤비메탈 축구의 진수를 알게 될 것”이라며 올해 성남 축구의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절대 1강’으로 견제받는 성남, 명문이라면 이겨내야

지난달 27일에는 K리그 챌린지 10개팀 감독과 주장과 기자단이 모인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여기에서 대부분의 팀 감독과 주장은 성남의 우승을 예상했다. 전·현직, 그리고 미래의 국가대표까지 그대로 지켜낸 성남의 전력에 박경훈 감독의 지도력을 경계하는 것이다.

“미디어데이에서 그런 예상들이 나오니 참 당황스럽더라”라며 헛읏음을 지은 박 감독은 “다들 기대를 많이 해주시니 솔직히 부담이 된다. 하지만 이겨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시즌 초부터 모든 팀들의 견제가 시작될 것임을 언급하자 “아마 모든 팀들이 성남을 상대로 더 열심히 뛸 것”이라면서도 “견제와 함께 시즌 중에 찾아오는 고비를 잘 넘기는게 중요하다. 명문클럽이나 우승클럽은 그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갈린다. 개막 후 3경기가 위기라고 보는데 이 위기를 이겨내야한다”고 했다.

  • 성남 제공
▶교수직 버리고 도전, 명가재건을 위해

전주대 축구학과 교수였던 박 감독은 제주 시절 전주대의 배려 덕분에 교수직을 내려놓고 프로 감독으로서 활약했다. 그러나 제주 감독 사임 후에는 다시 전주대 교수로서 후학 양성에 힘을 썼다. 그리고 이번 성남 감독직을 맡으며 다시 전주대 교수직을 쉬어야했다.

“전주대에 감사합니다. 솔직히 제주시절에도 기다려주셨는데 이번에도 역시 어찌 보면 개인적인 일임에도 감사하게 기다려주실 수 있다는 답변을 주셔 감사하죠.”

박경훈 감독은 성남FC 감독직 도전을 ‘축구인생의 또 다른 도전’이라고 했다.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성남과 같은 명문팀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을 수 없었다는 것.

“솔직히 교수직을 내려놓고 불안정한 감독직에 돌아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성남 경영진이 참 솔직하고 열려있게 의사소통을 합니다. 대화를 통해 ‘한번 해봐야겠다’는 도전의식이 불탔습니다. 명문구단의 자존심을 세우고 1부리그로 다시 귀환시킬 겁니다. ‘성남’이라는 명가재건은 축구인생에 있어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요.”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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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3/03 16: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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