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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종민 기자]결국 한국배구연맹(KOVO)이 '강민웅 유니폼 논란'에서 비롯한 V리그의 점수 삭감 조치가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KOVO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25일 경기·심판 통합 전문위원회를 열어 얻은 결론을 27일 공개했다.

KOVO는 회의에 참석한 국제배구연맹(FIVB), 아시아배구연맹(AVC) 관계자에 자문을 구했지만 관련 규정이 모호해 V리그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답을 들었다.

연맹은 사건 당시 팀 동료와 다른 유니폼을 입은 강민웅이 투입돼 코트 위에 머무는 동안 한국전력이 획득한 점수에 대해 FIVB 규칙 제15조 9항(불법적인 교대)을 준용해 점수를 삭감했다. 하지만 전문위원회 회의 결과 이 제재는 규칙을 확대 해석해 잘못 적용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KOVO는 "강민웅의 '미승인 유니폼' 착용이 경기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해당 경기감독관의 승인 후 경기에 출전했는데도 점수를 삭감한 것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즉 V리그 규칙이 아닌 FIVB 규정을 확대 해석해 적용한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해당 경기의 김형실 경기운영위원장과 서태원 심판위원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26일 구자준 KOVO 총재를 만나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구 총재는 앞으로 포스트시즌의 원활한 경기 운영을 고려해 사표 수리를 보류하면서 "남은 경기에서 배구팬을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엄중히 요청했다.

이번 사건은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이 맞붙은 지난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일어났다. 한국전력의 세터 강민웅이 동료들과 달리 민소매 유니폼을 입고 나오자 대한항공이 '같은 팀 선수들은 같은 유니폼을 착용해야 한다'는 KOVO 규정을 들어 항의했다.

경기는 약 20분 중단됐고 강민웅이 코트에 있을 때 한국전력이 얻은 점수 11점이 삭감됐다. 점수는 대한항공의 14-12 리드에서 14-1 리드로 바뀌었다. 경기는 대한항공이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최종적으로 이번 사태는 강민웅의 실수와 KOVO 측의 미숙한 경기 운영에 따른 전대미문의 해프닝으로 남게 됐다.

한편 KOVO는 사건 발생 이틀 뒤인 16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해당 경기 경기감독관, 심판감독관, 심판에게 징계를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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