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전야제로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에 펼쳐진 3점슛 콘테스트는 클리블랜드의 카이리 어빙과 휴스턴의 에릭 고든이 결승 재대결까지 펼치는 모습을 보여준 끝에 고든의 우승으로 마감됐다. 고든과 어빙 외에도 켐바 워커, C.J. 맥컬럼, 카일 라우리, 닉 영, 그리고 지난해 우승자인 클레이 탐슨 등이 참가했다.

언급된 선수들은 모두 NBA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사실 3점슛 컨테스트에 참가했던 선수는 한 명 더 있었다. 그는 앞서 말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30개 구단 모두가 1라운드에서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조차 그를 지명한 구단은 없었다. 여기서 ‘그’는 바로 이번 3점슛 콘테스트의 참가자 중 유일한 언드래프티(드래프트 미지명자)인 웨슬리 매튜스다.

올스타전 3점슛 대회에 참가한 매튜스. ⓒAFPBBNews = News1
▶ 스스로 얻어낸 기회 그리고 FA 대박까지

현역 선수로는 드웨인 웨이드, 지미 버틀러, 재 크라우더, LA 클리퍼스 감독인 닥 리버스와 같은 마케트 대학을 졸업했지만 NBA 드래프트에서 그 어떤 팀의 지명을 받지 못한 매튜스는 프리 시즌 기간에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며 유타 재즈에서 NBA 경력을 시작했다. 드래프트 전 맨발로 측정한 신장이 6피트 4인치(약 193cm), 신발을 신고 측정한 키가 약 196cm 정도였고 윙스팬 역시 203cm였던 매튜스는 NBA에서 활약하는 선수치고 신체 조건이 매우 뛰어난 선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수비에서 보여주는 높은 기여도, 적은 턴오버, 그리고 와이드 오픈 상황에서 충분히 믿음을 줄만한 3점슛 능력을 보여주며 첫 시즌부터 82경기 전 경기 출장을 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포틀랜드와 계약을 했다. 포틀랜드와의 계약 후에는 슛 시도 또한 늘리며 3점슛과 수비로 살아남는 유형의 선수, 즉 3&D 플레이어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포틀랜드에서의 5년 동안 꾸준히 15점 가량을 기록하면서도 수비에서의 높은 공헌도, 30% 후반대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

버틀러(좌)를 막고 있는 매튜스(우). ⓒAFPBBNews = News1
FA 직전 2014~15시즌에 아킬레스 건 부상으로 60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시즌 아웃을 당하기도 했던 매튜스였으나 시즌 종료 후 댈러스 매버릭스와 4년 5700만 달러(약 651억원)에 도장을 찍으며 FA 대박을 이뤄냈다. 또한 디안드레 조던이 댈러스와의 구두계약을 파기하고 LA 클리퍼스와 다시 계약을 맺은 이른바 ‘D조던 게이트’ 사건으로 4년 5700만 달러 계약은 4년 7000만 달러(약 799억원)가 됐다.

▶실망스러운 시작과 반등의 씨앗

샐러리캡이 늘어나는 시기였고 3점슛과 수비에서 만큼은 확실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였지만 결국 3&D 유형의 선수는 대부분 롤 플레이어, 즉 팀에서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다. 댈러스 팬들은 매튜스의 계약이 오버페이가 될 것을 걱정했다. 이러한 걱정은 매튜스가 첫 시즌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더욱 커졌다.

단축시즌이던 2011~12시즌에 기록한 13.9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포틀랜드에서의 4시즌에서는 모두 평균 15점을 넘기던 매튜스였지만 댈러스에 첫 발을 내디딘 지난 시즌에는 12.3점을 매 경기 평균적으로 올리는데 그쳤다. 단순히 득점이 줄어든 것뿐 아니라 38.8%의 필드골 성공률과 36%의 3점슛 성공률 모두 커리어 로우 기록이었다.

그로 인해 바스켓볼 레퍼런스 사이트 기준 보정 슈팅 지표인 eFG%도 49.8%에 그쳤다. 선수 효율성 지표를 나타내는 수치인 PER 또한 10.9로 커리어 로우였다. 부진했던 모습은 이번 시즌 초반까지 이어졌고 개막일부터 작년 11월 마지막 날까지 매튜스는 35.3%의 필드골 성공률, 34.6%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며 슛 감각을 전혀 찾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매튜스는 40%가 넘는 3점슛 성공률을 기록, 경기당 15.8점을 책임지기 시작하며 마침내 포틀랜드 시절의 좋았던 모습을 찾고 있다. 이 기간부터 출전 시간, 슛 시도 등에서 팀 내 1옵션으로 자리잡은 반즈 다음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댈러스는 부상자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나 탄탄한 수비와 적은 실책이 돋보이며 3점슛 시도 또한 리그에서 6번째로 많이 하는 팀이다. 즉, 댈러스의 현재 강점은 매튜스가 가진 장점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분명히 있다. 최근 상승세 요인 또한 이러한 점에서 기인하는 것을 생각하면 결국 매튜스의 반등은 팀의 강점을 더욱 강화시키는 좋은 기폭제가 된다고 볼 수 있다. 한 시즌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남은 계약기간에 최근과 같은 모습을 유지한다면 현재 샐러리캡 하에서 매튜스의 계약은 결코 오버페이가 아니게 될 것이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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