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선수를 평가하는 지표는 다양하다. 리바운드 능력을 통한 보드 장악력, 슛 블로킹 능력을 통한 림 보호 능력, 빠른 손과 적극적인 패스 차단 능력이 나타나는 스틸과 디플렉션 수치, 어시스트 능력, 턴오버 수치, 슈팅 효율 등의 다양한 평가 지표가 존재한다. 그러나 농구는 궁극적으로 더 많은 득점을 넣어야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스포츠다. 때문에 슈팅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는 선수 평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 평가하던 2점슛 성공률, 3점슛 성공률, 자유투 성공률, 그리고 2점과 3점의 성공률을 합한 필드골 성공률 외에도 최근에는 자유투와 3점슛에 보정을 준 수치인 TS%, 3점슛 성공률을 2점슛 성공률보다 1.5배에 가중치를 준 수치인 eFG% 등이 기존의 슛 성공률 만큼이나 많이 쓰이고 있다. NBA의 공식사이트인 NBA닷컴에서도 이러한 기록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

이번 [NBA 현미경]에서는 개별 영역 슛 성공률과 TS%, eFG%에 해당 선수의 공격 점유율을 나타내는 USG%를 종합해 2016~17시즌 가장 비효율적인 슈팅 생산성을 보여준 선수 3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선수는 NBA닷컴의 기록만을 참조해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 기간 동안 30경기 이상을 출장한 선수들 중에서 선정했다. 포지션 구분이 예전만큼 명확한 시대는 아니지만 NBA닷컴 포지션 분류를 기준으로 가드, 포워드, 센터에서 각각 한명씩 선정했다.

예년만 못한 활약의 라존 론도. ⓒAFPBBNews = News1
▶ 가드 - 슈팅 효율마저 커리어 로우, 라존 론도

시즌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1월에는 부상이 없었음에도 경기에 나오지 않는 등 기대와는 다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라존 론도(31·시카고 불스)가 첫 번째 주인공이다.

론도는 동 포지션 신장 대비 최고의 리바운드 능력, 뛰어난 패싱 센스, 그리고 뛰어난 수비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슈팅에 있어서만큼은 항상 아쉬운 선수다.

이번 시즌은 드라이브 인을 통한 득점 시도의 날카로움마저 없어지며 37.2%의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또한 54.5%라는 샤킬 오닐급 자유투 성공률까지 더해지며 TS% 역시 41.5%로 뒤에서 두 번째다. 40.7%의 eFG% 역시 뒤에서 5번째. 이쯤 되니 결코 좋은 수치라고 할 수없는 31.6%의 3점슛 성공률이 오히려 좋아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길 정도다.

이번 시즌 데뷔 이후 가장 적은 경기 당 26.3분 출장에 그치고 있는 그는 사실 USG%가 16.9%로 이 역시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는 제일 낮은 수치다. 너무나도 낮아진 슈팅 효율 때문에 공을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마저 적어졌다. 사실 론도의 효율을 생각하면 지금보다 공격 시도를 더 줄여야 할지도 모른다. 현재의 론도는 댈러스에서 태업을 일삼고 역할에 불만을 끊임없이 표시하다 플레이오프 명단에서 제외됐던 시기보다도 나을게 없다.

사실 이 자리에는 오클라호마의 신인 가드 세마제이 크리스턴을 넣어야 하나 고민을 하기도 했다. 34.2%의 필드골 성공률, 19%인 3점슛 성공률, 47.8%의 자유투 성공률에 36.7%의 eFG%, 37.8%의 TS% 모두 리그 최하위인 선수이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아직 출전시간이 경기당 약 14분이고 USG% 또한 15%에도 못 미쳐 제외했다. 그렇지만 이런 가다듬어지지 않은 루키와도 비교가 될 론도의 슈팅 효율성은 현재로서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3점슛 시도를 다시 늘인 것이 독이 되고 있는 잭 랜돌프. ⓒAFPBBNews = News1
▶ 포워드 - 기록과 체감의 괴리, 잭 랜돌프

사실 잭 랜돌프(36·멤피스 그리즐리스)는 위협적인 공격 옵션이라는 이미지가 매우 강한 선수다. 특히 마크 가솔과의 하이-로우 플레이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공격옵션이며 멤피스의 주요 공격 옵션 중 하나이기도 하다. 비록 이번 시즌부터는 주전이 아닌 식스맨으로 나오지만 코트에 나와 있는 동안은 28.2%의 USG%가 말해주듯 공격의 중심에 있는 선수다. 팀의 에이스인 마이크 콘리, 마크 가솔보다 더 높은 수치다.

하지만 보정 지표인 eFG%가 46.7%, TS%가 49.7%로 50%에 못 미치고 있다. 여전히 미드 레인지에서의 모습은 꽤나 위력적이고 경기를 직접 보는 경우에 랜돌프가 비효율적인 공격 옵션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점을 생각하면 조금은 의문이 생길수도 있다. 랜돌프의 보정 슈팅 지표가 낮은 데에는 바로 이번 시즌부터 다시 비중을 늘린 3점슛 시도에 비밀이 있다.

사실 랜돌프는 자신의 두 번째 소속팀이던 뉴욕 닉스 시절부터 3점슛을 장착했던 선수였다. 당시는 지금처럼 4, 5번 포지션의 선수가 3점슛을 많이 시도하던 시기가 아니었음에도 랜돌프는 3점슛을 경기당 1개 이상씩 시도했다. 물론 그 결과는 좋지 않았고 결국 현재 소속팀 멤피스에 정착한 이후에는 3점슛을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피츠데일 감독의 부임 후 3점슛 장착을 한 마크 가솔과 함께 3점슛 시도를 다시 예전처럼 하게 됐는데 매 경기 1.3개를 시도하는 3점슛 성공률이 25%에 그치고 있다. 8-9년 전과 이번 시즌의 3점슛 성공률, 그리고 미드 레인지에서의 위력과 골밑 마무리 능력을 생각하면 3점슛만 던지지 않아도 랜돌프의 슈팅 생산성은 나아질 확률이 높다.

올시즌 슈팅 효율성이 커리어 로우에 머물고 있는 부세비치. ⓒAFPBBNews = News1
▶ 센터 : 급작스런 슈팅 부진, 니콜라 부세비치

니콜라 부세비치(27·올랜도 매직)는 2014~15시즌이 끝난 후 4년 약 5300만 달러(약 605억원)에 계약한 선수다. 지난 시즌을 제외하면 최근 5시즌 중 4차례나 두 자리 수 리바운드를 잡아낸 선수이고 지난 3시즌동안 50%가 넘는 필드골 성공률, 75%대의 자유투 성공률을 보여줬던 선수였다. USG%도 지난 두 시즌 간 26% 정도를 기록하며 팀 내 비중도 확실한 선수였다. eFG%와 TS%도 최근 4년간 50% 아래로 떨어진 경우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엔 슛의 영점이 빗나가고 있다. 3점슛을 시도하지 않던 선수였지만 리그 트렌드에 맞게 이번 시즌부터는 경기당 0.9개의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률이 28%에 그치고 있다. 75%대를 유지하던 자유투 성공률도 61.6%로 떨어져버리며 결국 TS%, eFG%, 필드골 성공률이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는 모두 커리어 로우였다. 현재는 토론토 랩터스로 이적했지만 그동안 서지 이바카가 공격 비중을 생각보다 많이 가져가며 USG%도 24%로 떨어졌다.

이제 이바카가 떠나며 부세비치는 다시 공격 비중을 지난 2년 정도로 가져가게 될 확률이 높아졌다. 하지만 현재의 슈팅 효율성이 유지된다면 다시 공격 비중을 늘린다고 팀에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팀 내 또 다른 빅맨 자원인 비스맥 비욤보가 수비와 리바운드에 능력치가 치중해있는 선수임을 생각하면 부세비치의 반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슛 효율성을 보여준다면 올랜도는 암울한 시즌 마무리를 할 수 밖에 없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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