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7 KCC 프로농구가 어느덧 시즌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번 시즌은 개막 전부터 그 어느 때보다 기량이 뛰어난 신인 선수가 많아 ‘황금 드래프트’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으며 실제로 기대만큼 각 팀 신인들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 이번 [구새봄의 바스켓봄]에서는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하나인 ‘빅3’의 주인공 강상재(23·전자랜드)를 만나봤다.

전자랜드 제공
▶강상재의 뇌구조- 가장 큰 부분은 농구

1994년생, 이제 갓 24살이 된 신세대 선수인 만큼 이번에는 선수의 뇌구조를 주제로 키워드 인터뷰를 나눠봤다. 강상재의 머릿속에 역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농구에 대한 열정이었다. 이제 갓 프로로 데뷔한 강상재가 그동안 경험한 농구 이야기를 먼저 들어봤다.

구새봄 아나운서(이하 새봄) : ‘농구’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네요. 농구선수니까 당연한 결과지만 그 이유가 듣고 싶은데요.
강상재(이하 상재) : 일단 지금 제가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을 수 있는 이유도 농구 때문이잖아요. 제 인생에서 농구를 빼놓는다면 이야깃거리가 없죠. 앞으로도 은퇴할 때까지는 계속 농구가 제 머릿속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 같아요. 그래야만 하구요.

새봄 : 농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상재 : 농구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하게 됐어요. 4학년 올라가고 나서 첫 체육 시간에, 체육 부장님께서 키가 큰 학생들을 모아 재미삼아 농구를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한번 해보니까 농구가 재미있어서, 부모님께 농구를 하겠다고 말씀 드렸어요.

강상재의 뇌 구조도.
새봄 : 그럼 처음 농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농구선수를 꿈꿨던 건가요.
상재 : 그건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방과 후 활동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부터 농구선수를 꿈꾸게 됐죠. (웃음) 중학교에 올라가니까 공부가 많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농구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하. 그때부터 제대로 된 훈련을 받으면서 농구선수의 꿈을 키웠습니다.

새봄 : 대구 출신인데 고등학교는 서울에서 나왔어요. 서울로 상경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상재 : 부모님께서 프로 농구 선수가 되려면 조금 더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냥 부모님 말씀을 듣고 무작정 서울 생활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런데 사실 제가 나온 홍대부고에는 기숙사가 없었어요. 그래서 17살 때부터 동기 한 명과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했죠. 부모님과 처음으로 떨어져 있다 보니 많이 외로웠어요. 특히 주중에는 운동이 있어서 괜찮은데 주말이 되면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러다가 점차 적응이 됐던 것 같아요.

새봄 : 어린나이에 혼자 생활을 하다보면 힘든 일이 많았을 것 같은데 혹시 농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었나요.
상재 : 단 한 번도 없어요. 운동이 힘들다는 생각은 한 적이 있지만 제가 하고 싶어서 시작 한 거라서 후회는 한 적이 없어요. 훈련이 하기 싫어서 빠져 본적도 없고, 잔병치레도 거의 없었어요. 개근상 받아도 될 정도인 것 같아요.

새봄 : 사실 한 번도 자신의 선택에 후회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대단하네요. 그렇다면 강상재 선수가 농구를 가장 즐겁게 했던 때는 언제인가요?
상재 : 제가 대학교 3학년이었던 2015년도요. 개인적으로 농구가 제일 잘 됐어요.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MVP에 선정됐고 국가 대표로도 발탁됐어요. 또한 유니버시아드 대회에도 나가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때였던 것 같아요.

새봄 : 그렇다면 “내가 농구를 하기 참 잘했구나”라는 생각은 언제 처음으로 해봤나요.
상재 : 고려대학교에 입학할 때요. 사실 고려대가 공부해서 가기 쉽지 않은 명문대학교잖아요. 제가 농구를 그만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좋은 학교에 갈수 있었다는 자부심이 생기더라고요.

새봄 : 그럼 고려대가 명문대학교이기 때문에 진학하기로 결정한 건가요.
상재 : 저는 사실 다른 대학교를 가고 싶었는데요. 부모님께서 농구 은퇴한 이후를 생각하면 고대를 가는 게 낫지 않겠냐고 설득을 하셨어요. 그리고 또 (이)종현이가 고려대를 간다고 했던 것도 제 선택에 큰 영향을 끼쳤어요. 제가 학창시절 농구를 하면서 상을 받아본 적도 없었고,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좋은 멤버와 함께 좋은 성적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새봄 : 그렇게 좋은 멤버들과 함께 뛰고 싶다는 바람은 이뤄졌지만 어떻게 보면 늘 이종현에 이은 2인자였는데 서럽진 않았는지.
상재 : 맞아요. 특히 1, 2학년 때는 항상 종현이에게 가려져 있었어요. 워낙 큰 산이다 보니까 비집고 나갈 틈이 없더라고요. 저랑 종현이가 동시에 부상을 당해도 항상 종현이 이야기가 먼저 나오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서러운 적은 종종 있었어요. 하지만 종현이 덕분에 얻은 것도 많아서 괜찮아요.

새봄 : 만약에 농구를 안했다면 지금의 강상재는 뭘 하고 있었을까요.
상재 : 대학교에 안 가고 아버지 공장에서 기술을 익히고 있었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공부로 성공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안했거든요.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지를 못했어요. 늘 뛰어다니고 노는 걸 좋아했어요. 공부하려고 앉아있으면 10분도 못 버텨요. 그래서 제가 농구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좋아하셨어요.

새봄 : 지금의 강상재가 있기까지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요?
상재 : 가족이죠. 특히 아버지께서 뒷바라지를 많이 하셨어요. 제가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매일 새벽 슈팅연습을 했는데 아버지가 항상 동행하셨죠. 공도 받아주시고, 노트에 슈팅 몇 개를 성공했는지 늘 기록도 해주셨어요. 아버지는 새벽에 그렇게 저랑 슈팅 연습을 함께 하시고 나서는 바로 출근 하셨어요. 6시에 일어나서 7시 반까지 그렇게 매일같이 연습을 했어요. 정말 대단한 일이었죠.

새봄 : 프로 데뷔 하고 난 이후 누가 제일 좋아했나요.
상재 : 가족이죠. 가족이 제일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제일 기뻐했어요. 제가 어려서 혼자 서울 생활을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부모님께서 저를 많이 챙겨주셨어요.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누나를 잘 못 챙기게 되잖아요. 그것 때문에 어렸을 때는 누나가 저를 미워하기도 했어요. 저는 뭐 사달라고 하면 다 사주시는데 누나는 참아야 할 때가 많았죠. 그래서 특히 누나한테는 지금도 항상 미안한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프로 선수로 활동하는 것을 부모님보다도 누나가 더 좋아하고 많이 응원해줘요. 경기장에도 자주 오고 주변에 자랑도 많이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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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와 챔프전 우승

강상재의 뇌구조에서 두 번째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키워드는 다름 아닌 강상재의 소속팀 인천 전자랜드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이었다. 실제로 인천 전자랜드의 유도훈 감독은 2016~17시즌이 시작하기 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다. 다른 감독들은 하나같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꼽았기 때문에 유도훈 감독의 발언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강상재는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새봄 : 1라운드 3순위로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에 입단하게 됐습니다. 이제 시즌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소속팀에 대한 평가를 해주세요.
상재 : 저는 운이 너무 좋아요. 저한테 제일 잘 맞는 팀에 들어오게 됐어요. 일단 제가 신인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신인에게 많은 출전시간을 맡겨주는 것만큼 좋은 건 없잖아요. 그런 면에서 전자랜드는 저에게 최고의 팀입니다.

새봄 : 전자랜드에 와서 가장 놀랐던 때가 있다면.
상재 : 숙소에 와서 짐을 풀고 처음으로 몸 상태를 점검 받을 때 놀랐어요. 장비가 진짜 좋더라고요.(실제로 전자랜드에는 1억원에 달하는 장비가 구비돼 있다) 체계적으로 저의 몸 상태를 체크 받은 적이 처음이었어요. 그때 느꼈죠. 이곳이 프로구나!

새봄 : 강상재 선수가 프로로 데뷔한 이후 가장 달라진 점은 뭐가 있을까요.
상재 : 겉으로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은 아무래도 체중이 많이 줄었다는 거죠. 처음에 전자랜드에 입단했을 때는 110kg까지 나갔거든요. 그러다 보니 뛰어다니는 게 일이더라고요. 그때는 진짜 제가 봐도 호빵 같았어요. 지금은 약 8kg 정도 감량을 했는데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몸 컨디션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항상 1대1로 붙어서 제일 많이 봐준 정성진 트레이너 형에게 감사해요. 농구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달라진 점이 많아요. 대학교 때는 제가 굳이 움직이지 않아도 슛 찬스가 많이 났지만 전자랜드는 많이 움직이면서 찬스를 만드는 농구를 하는 팀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런 부분이 많이 어려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많이 적응했고 농구도 점점 느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새봄 : 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뭔가요.
상재 : 외국인 선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겠죠. 대학교 때는 저희가 골밑의 왕이였는데 지금은 외국인 선수가 있잖아요. 그게 아무래도 가장 큰 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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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 : 제일 친하게 지내는 전자랜드 선수는 누구에요.
상재 : (김)상규형이요. 이름도 비슷하고 제일 잘 챙겨줘요. 먹을 것도 많이 사주고요. 야식을 먹으면 햄버거나 김밥천O에 많이 가는데 상규형이 이것저것 많이 사줘요.

새봄 : 챔프전 우승도 뇌구조에서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이유가 뭘까요.
상재 : 감독님께서 미디어데이 때 목표로 챔프전 우승을 꼽으셨어요. 저 또한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대학 때 우승과 프로의 우승은 차원이 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꼭 그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요.

새봄 : 챔프전 우승, 가능성은 얼마나 있다고 보시나요.
상재 : 제가 정신만 차리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사실 제가 수비를 놓친다거나 스크린을 걸어줄 때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부분들을 개선시켜야 할 것 같아요. 팀 내 4번이라는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감독님, 코칭스태프들, 그리고 형들까지 정말 많은 부분을 가르쳐주세요. 저만 잘하면 챔프전 우승은 70%정도 확률이라고 생각해요.

▶신인왕과 빅3

강상재는 진심으로 챔프전 우승을 원하는 것 같았다. 그런 강상재에게 조금 짓궂은 질문을 해봤다. 챔프전 우승과 신인왕 중 더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우문에 강상재는 한동안 대답을 못하다가 둘 다 욕심난다는 현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래도 포기할 필자가 아니었다. 집요한 질문 끝에 조심스럽게 그래도 신인왕이 더 욕심난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강상재가 이토록 신인왕을 원하는 이유와 함께 유력한 신인왕 라이벌이자 강상재에게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인 ‘빅3’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들어봤다.

새봄 : 신인왕은 누가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하나요.
상재 : (한참 생각하다가) 솔직히 준용이죠. 일단 기록만 보면 준용이가 가장 좋으니까요. 그래도 지금 제 페이스대로 가면 저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무조건 제가 받겠다는 생각으로 한 경기 한경기 진짜 열심히 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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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 : 어떤 인터뷰에서는 ‘드래프트 1순위보다도 더 간절한 게 신인왕이다’라고 이야기 했던데요.
상재 : 맞아요. 사실 드래프트에서는 물론 더 빨리 불리면 좋겠지만 그것보다도 자기한테 맞는 팀에 들어가는 게 더 중요하니까 순위는 솔직히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신인왕은 평생 딱 한 번밖에 못 받는 상이잖아요. MVP는 나중에도 받을 수 있지만 신인왕은 지금밖에 도전할 수가 없으니까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욕심나기도 하고요.

새봄 : 강상재를 이야기 할 때 ‘빅3’는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항상 함께 거론이 돼요. 지금 신인왕 경쟁을 하고 있는 선수들도 바로 이 선수들이고요. 늘 다른 선수들과 비교가 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나요.
상재 : 종현이랑 준용이가 워낙 대학교 저학년 때부터 농구를 잘했어요. 그에 반해 저는 3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죠. 1,2학년 때는 이승현이라는 큰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승현이 형이 졸업한 이후부터 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사실 제가 이 친구들과 함께 빅3라고 불리는 것도 감사하죠.

새봄 : 최준용, 이종현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늦게 받은 편인데요. 선배인 이승현과 포지션이 겹치는 걸 알면서도 고려대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상재 : 1,2학년 때부터 잘 하면 물론 좋겠지만 부모님께서는 좋은 선배를 보고 배우는 것도 좋은 공부라고 말씀 하셨어요. 저 역시도 승현이 형이 워낙 잘했기 때문에 ‘많이 보고 배우자’라는 마음가짐이었고 3,4학년 때 잘하면 충분히 프로에 갈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고요. 1,2학년 때 승현이 형이랑 같이 방을 쓰면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고려대에 진학해 승현이 형과 종현이를 만났기 때문에 빅3라고 불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새봄 : 이제 그 빅3에서 프로가 됐습니다. 친구들을 코트에서 만나면 느낌이 어때요.
상재 : 준용이랑은 대학 때도 같은 팀이 아니었기 때문에 딱히 이상한 느낌은 많이 안 들어요. 하지만 2월16일에 모비스랑 홈에서 경기가 있는데 그 때 종현이랑 처음으로 맞붙어요. 만나면 정말 어색할 것 같아요. 공을 잡으면 왠지 종현이한테 넣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것 같아요.

새봄 : 서로 다른 유니폼 입은 모습이 참 어색할 것 같은데 이종현이 뭐라고 하던가요.
상재 : 제가 드래프트에서 처음으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는데 생각보다 오렌지색이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종현이가 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많이 어색하다는 느낌은 못 받았어요. 모비스 유니폼은 빨간색이라 그 모습이 더 친숙한가 봐요.

새봄 : 이종현과는 언제부터 친했나요.
상재 : 제대로 친해진 건 대학교 입학하고 나서부터였죠. 대학교 4년 내내 같은 방을 써서 서로 알 것 다 알고, 그야말로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친구에요. 밥 정(情)이 가장 무섭다는 말이 있잖아요. 둘이서 밥을 가장 자주 먹어서인지 그냥 가족 같아요. 제가 원래 정말 호리호리한 체형이었는데 대학 졸업할 때는 돼지가 돼있더라고요. 그게 다 종현이 때문이에요. 매일같이 야식을 시켜먹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종현이도 돼지가 됐어요.

새봄 : 혹시 싸운 적도 있는지.
상재 : 한 번도 없어요. 싸울 일이 없었어요. 종현이가 다 받아주는 성격이에요. 제가 많이 내성적이기도 하고 낯도 많?가려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종현이에게 많이 기대게 됐는데 종현이가 군소리 안하고 다 받아줬어요. 너무 고맙죠.

새봄 : 이종현과는 같은 대학을 나왔으니 가까워졌겠지만 최준용과는 대체 언제부터 친했던 건가요.
상재 : 준용이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긴 했어요. 저는 대구에 살았고, 준용이는 마산에 살았기 때문에 전지훈련 다니면서 알게 됐죠. 그런데 제대로 친해진 건 고등학교 오면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같이 서울로 올라왔거든요. 준용이는 경복고를 갔고, 저는 홍대부고를 가서 학교는 달랐지만 그래도 집 떠나 농구를 하고 있는 환경이 비슷했기 때문에 동병상련의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새봄 : 최준용은 어렸을 때 어떤 선수였어요.
상재 : 마산에서 유명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때부터 확실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어요. 사실 준용이랑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처럼 정말 비교를 많이 당했어요. 신체조건도 저랑 비슷하고, 제가 고교 시절엔 3번을 봤기 때문에 포지션도 겹쳤어요. 그런데 준용이 같은 훌륭한 비교 대상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그런 대상이 있어야 제가 더 성장을 할 수 있잖아요. 저에게 향한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새봄 : 그렇게 늘 비교 대상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건가요.
상재 : 그러게요. 하하 대학교 때는 경기 끝나고 바로 연락하고 그랬어요. 경쟁 상대라기보다는 친구라는 개념이 저희에게는 더 강했던 것 같아요. 드래프트 때까지는 그런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조금 달라요. 시즌이 시작되면서부터 많이 못 만나기도 했고, 연락도 대학 시절만큼 자주는 못하기 때문에 마음이 조금 멀어진 것 같아요. 또 지금은 신인왕 경쟁을 하고 있잖아요. 하지만 비시즌이 되고 자주 만나면 다시 예전처럼 아주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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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새봄의 비하인드 스토리

신세대답게 강상재의 대답은 톡톡 튀었다. 거침없는 솔직함과 특유의 유머로 인터뷰 내내 웃느라 광대가 아플 지경이었다. 그 중에서도 필자를 가장 당황하게 했던 강상재의 뇌구조 키워드를 공개한다.

#이성 그리고 연애

새봄 : 이성과 연애를 따로따로 썼어요. 이유가 있나요.
상재 : 이성은 다른 성별, 즉 여자를 뜻하고요. 여자를 만나야 연애를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해 따로 적어봤어요.

새봄 : 맞는 말이네요. 그럼 먼저 이성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이성을 쓴 이유는요?
상재 : 일단 제 나이가 나이인 만큼 이성에 관심이 많이 가더라고요.

새봄 : 혹시 빨리 결혼이 하고 싶은 것인지.
상재 : 그런 건 아니에요. 아이들을 보면 너무 귀엽지만 결혼은 천천히 하고 싶어요.

새봄 : 운동선수는 결혼을 빨리 해야 안정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상재 : 그런가요? 저는 결혼은 삼십대 초반쯤 하고 싶어요.

새봄 : 연애는 하고 싶어서 적은 것인가요.
상재 : 지금 당장 연애가 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그냥 곧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적었어요.

새봄 : 그럼 말 나온 김에 물어볼게요, 이상형이 어떻게 되나요.
상재 : 성격 좋은 사람이 좋아요. 말이 많고 활발한 성격이 좋아요. 외모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에요. 굳이 따지자면 섹시보다는 청순한 쪽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새봄 : 연예인으로 따지면?
상재 : 제가 TV를 잘 안 봐서 몰라요. 방에 TV가 없기도 하고요. 드라마나 예능 같은걸 일체 안 봐요. 요즘 드라마 ‘도깨비’ 얘기 많이 하던데 저는 그것도 안 봤어요. 아마 마지막으로 본 드라마가 대학교 때 본 제목이 뭐였더라...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새봄: 그럼 농구도 안 챙겨보나요.
상재: 솔직히 말하면 대학교 때도 4학년이 되기 전에는 프로농구도 잘 안 챙겨봤던 것 같아요. 그냥 누워서 핸드폰 만지는 시간이 더 많았어요.

새봄: 그러고 보니 뇌구조에서 SNS도 콩알만큼 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 제가 알기론 SNS에서 상당히 활발하게 활동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너무 작은 거 아닌지요.
상재: 아니에요 딱 그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요. SNS는 정말 재미있어요. TV를 안보는 대신 SNS를 하거나 주로 음악을 들어요. 시끄러운 음악 보다는 발라드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구새봄 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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