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종민 기자]공동 1위 삼성이 6위 LG를 잡고 창원 원정 9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LG-KCC는 17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2016~17시즌 프로농구 5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이날 삼성이 패할 경우 같은 시간 펼쳐지는 KGC인삼공사-SK전의 결과에 따라 2위로 내려앉을 수 있다. 반면 전날 전자랜드가 패하면서 단독 6위로 올라선 LG는 이날 승리하면 6위를 넘어 5위 모비스의 자리까지 넘볼 수 있다.

4라운드까지의 맞대결은 2승2패로 팽팽하다. 하지만 LG팬들은 삼성의 창원 원정이 반갑기 그지없다. 삼성은 2014년 2월 28일 이후 1085일째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4라운드에 펼쳐진 경기에서도 삼성은 73-92로 선두 다툼을 벌이는 팀답지 않은 무기력한 패배를 맛봤다.

이날 경기는 국내선수들이 어느 정도 해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양 팀 모두 제임스 메이스-마리오 리틀, 리카르도 라틀리프-마이클 크레익으로 구성된 외국인 선수들은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선수들의 싸움에서는 승부를 가르기 쉽지 않다.

기승호(좌)와 문태영(우). KBL제공
결국 국내선수들이 얼마나 득점에 가담해주느냐가 중요한데 LG에서는 기승호를 눈여겨 볼만하다. 기승호는 득점 능력이 탁월한 선수는 아니지만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기승호는 최근 3~4라운드 삼성과의 맞대결에서는 많은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해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출전 시간을 보장받은 1~2라운드에서는 평균 21.5득점 4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특히 후반에 특히 강했다. 1라운드에서는 후반에 19득점, 2라운드에서는 22득점을 3~4쿼터에 몰아넣었다.

그러나 기승호는 수비를 통해 팀에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다. 지난 15일 KCC와의 경기에서도 4쿼터 막판 연이은 턴오버로 팀의 분위기가 넘어갈 때 상대의 흐름을 끊는 스틸 2개를 뺏어내면서 승리를 지키는 데 기여했다. 바로 이런 부분이 LG가 기승호에게 기대하는 부분이다.

삼성은 문태영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 시즌 평균 12.7득점 4.3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는 문태영은 LG를 상대로는 평균에 못 미친 평균 10.7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문태영이 이전보다 많이 폼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득점능력을 갖춘 선수기 때문에 삼성은 문태영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문태영의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최근 5경기에서 평균 득점 15.4득점, 야투 성공률 56.6%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해당 기간 동안 삼성이 승리를 거둔 3경기를 보면 문태영이 4쿼터에만 9.7득점을 올리며 승부사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만일 이날 경기에서도 4쿼터까지 접전 상황이 이뤄질 경우 문태영의 손끝이 매서워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준일(좌)과 박인태(우). KBL 제공
한편 연세대 센터 계보를 잇는 선배 김준일과 후배 박인태의 맞대결도 기대된다. 박인태의 연세대 2년 선배인 김준일은 그동안 LG를 상대로 평균 8득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임팩트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달 17일 LG전에서는 매치업 상대였던 김종규가 15점 8리바운드를 기록할 때 김준일은 9득점 2리바운드를 올리며 자존심을 구겼다.

김준일에게는 김종규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이날 경기가 자존심을 회복할 절호의 기회다. 아직 경험과 자신감이 부족한 신인 박인태를 상대로 김준일이 많은 득점을 해낸다면 삼성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도 있다. 특히 외국인 선수가 1명씩 뛰는 상황에서 두 선수의 맞대결이 매우 중요하다.

반면 박인태는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최근 박인태는 두 경기 연속 두 자리대 득점을 올리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코트 위에서 자신감 없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삼성과의 맞대결을 포함해 앞으로 남은 매 경기가 LG와 박인태에게는 매우 중요한 만큼 박인태가 선배 김준일을 필사적으로 막아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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