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80점 밖에 안 될 것 같아요.”

올시즌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친 이승현(25·오리온)의 입에서 겸손이 묻어나는 대답이 나왔다. 기록적으로는 프로 데뷔 이후 최다 신기록을 수립했지만 평소 본인의 진짜 가치라고 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공헌’이 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지난 15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96-9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오리온은 3연승 행진을 내달리며 시즌 26승14패를 기록, 공동 선두 삼성과 KGC인삼공사(이상 27승13패)와의 승차를 한 경기로 좁히는 성과를 남겼다. 자칫 삼성에 패했다면 정규시즌 우승에서 다소 멀어질 수 있는 최대 위기였지만 고비를 무사히 극복하며 선두권 싸움을 더욱 치열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 KBL 제공
오리온 승리의 중심에는 이승현이 있었다. 이승현은 이날 양 팀 최다인 33점을 폭발시켰으며 9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 3블록을 곁들였다.

특히 33점은 프로 데뷔 이후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이었으며, 종전 2015년 12월3일에 세운 kt전 24점 기록을 무려 9점이나 넘어선 수치이기도 했다. 올시즌 오리온 국내선수 최다 득점(종전 김동욱 31점)도 이승현이 새롭게 갈아치웠다.

더욱 놀라운 점은 33점을 만들기까지 시도한 슈팅이 총 18개에 그쳤다는 점이다. 2점슛 성공률(85.7%, 12/14)과 3점슛 성공률(75%, 3/4) 모두 최고의 효율을 기록했다.

최근 부진을 깨끗이 털어낸 부분도 고무적이다. 이승현은 1월12일 전자랜드전에서 경기 초반 부상을 당해 약 3주 간 코트를 밟지 못했으며 복귀 후 4경기에서도 총 19점을 넣는데 그쳤다. 경기 감각이 확실히 올라오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에서는 전반에만 일찌감치 19점을 기록하더니 후반까지 맹활약을 이어가며 기어이 본인의 등번호 33을 채웠다.

경기 후 이승현은 부상 후유증을 묻는 질문에 “오늘만 벗어난 것 같다”며 미소를 지은 뒤 “통증이 없었고 컨디션이 좋았던 것 같다. 딱 내 번호만큼 넣었더라. 득점을 넣어야겠다는 생각보다 기회가 왔을 때 자신 있게 했을 뿐이다. 운 좋게 들어가서 만족스러운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승리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이승현은 이어 “동부전 때부터 체력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다른 것보다 삼성 센터가 강해 수비를 먼저 생각했는데 운 좋게 공격에서 기회가 많이 나왔다”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오데리언 바셋의 패스를 5차례나 득점으로 연결, 결국 바셋에게도 올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어시스트(9개)의 기쁨을 안긴 이승현은 “1라운드에서도 이런 농구를 했다. 하지만 부상 악재, 컨디션 침체 등으로 이같은 모습이 잘 안 나왔는데 바셋에게 충분한 능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오늘에서야 결실을 맺었다. 앞으로 계속 보완할 점도 있지만 잘 맞춰간다면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더 좋은 호흡을 맞춰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 KBL 제공
감각이 올라온 비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꾸준한 연습도 있었고 주위에서 많이 도왔다”고 운을 뗀 뒤 “부모님과 상대 선수, 특히 이종현과 김준일이 내게 ‘그렇게 배짱 없는 선수가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해주더라. 라이벌이자 아끼는 동생과 친구인데 좋았다. 무엇보다 연습도 많이 했다. 오전에 미리 일찍 나와서 슈팅 연습을 1시간 일찍 했다. 그런 것도 결실을 맺었다”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이승현은 디펜딩챔피언으로서 또 한 번의 우승을 위한 최대 과제로 건강한 몸관리를 꼽았다. 그는 “부상이 먼저다. (최)진수 형도 부상으로 빠지게 됐고, 우리 팀의 평균 나이가 높은 편이다. 앞으로 진수 형, (장)재석이 형과 함께 (노장) 형들을 뒷받침 해줘야 한다. 공격은 오늘처럼 잘 하면 갈수록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를 마치고 이승현에게 삼성전 활약을 점수로 매겨달라는 질문을 추가로 남겼다. 앞서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에 대해 “100점이다. 이렇게만 해준다면 도움 수비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밖에 있는 외곽 슈터들이 훨씬 좋은 기회를 만들 것이라 본다. 재석이는 골밑에서 픽 게임에 강하고, 승현이가 스트레치로 나온다면 서로 다른 장점 속에서 시너지 날 것이다”며 극찬을 아까지 않은 바 있다.

하지만 이승현은 스스로를 낮췄다. 그는 “80점 밖에 안 될 것 같다”며 지나친 겸손이 아니냐는 기자의 말에 “그렇지 않다. 4쿼터 초반에 다소 힘이 들어 라틀리프에 대한 수비를 게을리 했다. 김병철 코치님께서도 지적하신 부분이고, 이에 대해 반성을 하고 있다”며 공격에서의 활약 뿐 아니라 살림꾼 역할에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미 프로데뷔 2년 차였던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에 등극한 이승현이지만 ‘두목’은 여전히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AD
AD
AD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7/02/16 06:01:40

테마 갤러리 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