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잠실실내=이재호 기자] ‘공동 1위 싸움’에서 웃은 것은 서울 삼성이었다. 안양 KGC는 핵심 빅맨 오세근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3연패를 당하며 1위자리를 내줬다. 결국 삼성은 골밑을 지배했고 턴오버를 무려 18개 범했음에도 리바운드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이상민 감독 역시 인정한 경기였다.

삼성은 8일 오후 7시 서울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KGC와 홈경기에서 80-74로 승리했다.

25승11패로 공동 1위간의 맞대결이었기에 큰 관심을 받았던 이 경기에서 삼성이 승리하면서 삼성은 단독 1위로, KGC는 3연패로 2위로 쳐지고 말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오세근의 부상 소식이 들리면서 가뜩이나 마이클 크레익vs키퍼 사익스의 외국인 맞대결에서 골밑이 부족한 KGC의 절대적 골밑 열세가 예상됐고 이를 극복하지 못한 KGC였다. 삼성은 자신들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단독 1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KBL 제공
▶출사표 : “외곽이 키포인트” vs “부상당한 오세근 투입시기 고민”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 : “상대 KGC의 핵심선수 오세근이 부상이 있다고 들었는데 세근이가 얼마나 뛰느냐에 따라 자동적으로 마크맨이 될 김준일의 출전시간도 결정될 것이다. 오세근이 부상이든 아니든 우리는 우리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KGC와의 경기 패배 요인은 결국 외곽이 안터진거다. 오늘 경기는 외곽만 터져준다면 편하게 가지 않을까.”

-안양 KGC 김승기 감독 : “오세근이 LG와의 경기에서 포스트업 중 근육을 다쳤다. 근육이 놀라 뭉쳤는데 일단 전반전에는 쓰지 않을 것이다. 상황을 보고 후반 투입을 결정하겠다. 분명 오늘 경기는 오세근이 없기에 힘에서 삼성에 밀린다. 지역방어를 변칙적으로 써서 잘 통해야 한다. 삼성에게 많이 졌던 것에 대해 분석해봤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긴 하더라. 선수들과 얘기를 많이 했고 이번에도 이길거라 기대한다.”

▶전반전(1,2쿼터) : 외곽 터진 삼성, KGC도 김민욱+이정현으로 버텼다

경기전 이상민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외곽이 터지는 것이 중요 포인트로 여겼다. 결국 삼성의 사실상 유일한 슈터인 임동섭에게 책임감을 불어넣는 얘기였고 임동섭은 이 기대에 적극 부응했다. 1쿼터에는 3개의 3점 시도에서 2개를 넣는 것은 물론 어시스트까지 2개나 하며 삼성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임동섭은 2쿼터에도 3점 3개 시도에 2개를 넣었다. 결국 삼성은 전반전 9개의 3점 시도에 6개를 넣으며 8개 시도에 4개를 넣으며 선전한 KGC를 외곽에서 압도했다.

그러나 KGC도 삼성에 뒤지지 않을 방도가 있었다. 바로 김민욱과 이정현을 활용한 공격이었다. 이정현은 전반전 4개의 어시스트는 물론 무려 3개의 스틸을 따내며 수비에서도 삼성의 맥락을 탁탁 끊었다.

김민욱은 3점시도 2개를 포함 총 5번의 슈팅 기회를 모두 성공시키는 놀라운 야투 성공률로 12득점을 하는 것은 물론 3개의 리바운드(공격 리바운드 2개)까지 덤으로 해내며 사이먼(전반 16득점 5리바운드)의 과부화를 막아줬다.

결국 삼성은 1쿼터는 24-27로 뒤졌지만 2쿼터 19-14로 만들며 43-41로 앞선채 전반을 마쳤다.

KBL 제공
▶후반전(3,4쿼터) : 의욕만 앞선 팽팽한 접전

너무나도 팽팽했다. 서로지지 않기 위해 선수들은 온몸을 날렸다. 다들 의욕이 앞서다보니 턴오버나 기본적인 패스 미스, 공을 잡기도 전에 다음 동작을 생각하는 플레이들이 남발됐다. 3쿼터 막판이 가관이었다.

3쿼터 종료 3분 30초부터 종료 1분까지 약 2분간 총 12번의 야투를 때렸다(3점, 자유투 포함). 그러나 들어간 것은 2점 하나. 서로 슈팅을 남발했고 양 팀 선수들을 온 몸이 엉켜 넘어지고 부딪치고 쓰러졌다. 그야말로 의욕만 앞선 싸움이었고 KGC는 3쿼터 종료 61-59로 앞서며 승리의 기회를 잡았다.

1쿼터 시작과 동시에 1분가량 뛰었던 오세근은 접전임에도 나오지 못했다. 부상이 심각하다는 것이었고 어쩌면 오세근 없이도 삼성과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것만으로 KGC가 얼마나 잘 싸우고 있는지의 반증이기도 했다. 그러나 KGC도 한계가 찾아왔다. 4쿼터를 8분 10초 남겨둔 시점에 득점한 이후 종료 2분 50초전까지 무려 5분 30초의 시간동안 무득점에 그친 것.

그사이 65-61로 앞서던 스코어는 65-66으로 뒤집혔고 고작 남은 시간은 3분도 남지 않았다. 결국 이때 찾아온 균열에서 KGC와 삼성의 차이가 드러났고 삼성은 종료 40초를 남기고 문태영이 야투에 자유투, 레이업까지 연속 6득점을 성공시키며 74-70으로 사실상 경기를 끝내버렸다. 경기는 80-74 삼성의 승리로 돌아갔다.

KGC는 오세근없이 잘 버텨냈다. 스틸을 무려 12개나 해내는 등 수비에서도 삼성을 놀라게 했다. 그럼에도 끝내 골밑에서의 압도적 열세(삼성 리바운드 45개, KGC 리바운드 24개)는 오세근의 공백을 생각나게 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오세근이 없는 틈을 타 KGC에 승리하며 ‘공동 1위 경쟁’에서 승리하며 단독 1위(26승11패)로 치고 나갔다.

KBL 제공
▶2배 차이난 리바운드 숫자, 아무리 KGC가 버텨도 안 된 이유

경기 시작과 동시에 오세근이 선발로 나와 놀라움을 자아냈다. 오세근은 부상으로 잘해야 후반에나 나올 것으로 봤기 때문. 그러나 놀라움은 1분 30초도 가지 않았다. 오세근은 바로 교체 아웃 됐고 이후 경기 내내 접전이 이어졌음에도 오세근을 코트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오세근의 허리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한 것일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크레익vs사익스로 골밑에서 절대적 열세인 KGC는 오세근까지 빠지면서 인사이드 싸움에서 열세일 것이 불 보듯 뻔했고 경기 후 기록이 이를 명백히 보여줬다.

이날 경기 후 삼성은 총 45개의 리바운드에 성공했다. 반면 KGC는 고작 24개였다. 삼성의 외국인 선수들인 리카르도 라틀리프(16개)와 마이클 크레익(7개)의 리바운드 숫자만 합쳐도 KGC 전체 리바운드 숫자와 같을 정도의 더블스코어 차이였다.

KGC는 명백히 부족한 골밑싸움을 스틸(12개), 적은 턴오버(5개, 삼성 18개)로 버티려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 전략이었다. 하지만 리바운드를 지배하면 경기를 지배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반대로 리바운드를 지배하지 못한자는 경기를 지배할 수 없었음이 이 경기를 통해 드러났다.

▶경기 후 기자회견 : “턴오버를 리바운드로 메운 경기”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 : “선수들도 중요한 경기임을 알았다. 리바운드에 앞섰던 것이 주효한 경기였다. 시소게임 속에서 턴오버가 많아 걱정이었지만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다 나온 턴오버이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상대가 오세근이 없다보니 영향이 분명 컸다고 본다. 리바운드는 높이로만 하는게 아니다. 얼마나 적극적이냐의 싸움이다. 라틀리프만 잡지 않게 많이 도와주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고 오늘 주효했다. 턴오버가 많았지만 리바운드로 메운 경기였다.”

-안양 KGC 김승기 감독 : “여러모로 아쉬운 경기다. 게임을 잘했음에도 마지막에 4점 뒤지고 있을 때 억울할 수도 있는 판정들이 겹쳐 아쉽다. 정확히 판정에 대해 알아봐야할 것 같다. 생각한대로 잘됐다. 4쿼터까지만 안 밀리면 이길 수 있다고 봤는데 4쿼터에 아쉬운 상황이 계속 나왔다. 경기막판 양희종 퇴장 이후 문태영에게 밀렸는데 마음만 앞서고 욕심만 있었던 것 같다. 솔직히 지고 있을 때 오세근을 넣고는 싶었지만 선수가 다칠 것 같아 넣을 수 없었다. 다음경기부터는 오세근을 투입하려고 한다.”

▶경기정보

서울 삼성 80(24-27 19-14 16-20 21-13)74 안양 KGC인삼공사

서울 삼성 : 라틀리프 27득점 16리바운드, 문태영 20득점, 임동섭 12득점(3점슛 4/9)

안양 KGC : 사이먼 21득점 8리바운드, 김민욱 17득점, 이정현 10득점 9어시스트 5스틸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