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인천=박대웅 기자] 전자랜드가 전반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전자랜드는 1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경기에서 71-61로 승리했다.

이로써 전자랜드는 3연승 및 최근 6경기 5승1패의 상승세를 내달리며 17승15패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다. 반면 KCC는 2연패를 당하며 11승21패가 돼 9위 SK에 반 경기 차로 쫓기는 위기에 놓였다.

이날 전자랜드는 커스버트 빅터가 양 팀 최다인 17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7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3블록을 보태며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또한 아이반 아스카도 고별전이 될 수도 있는 경기에서 13점 4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해냈고, 박찬희도 13점 10어시스트 6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에 성공했다.

KCC는 송교창이 12점 4리바운드 2스틸로 활약했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과 함께 경기 막판 집중력에서 밀리며 고개를 숙였다.

KBL 제공
▶경기 전 라커룸 인터뷰 : 외국인 선수 복귀에 대한 생각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 켈리가 올스타 휴식기 이후에 복귀하는 상황이다. 현재 운동을 같이 하고 있다. 19일이 아스카에 대한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시기인데 사실 심도 있게 고민을 하고 있다. 켈리는 전형적인 인사이드 플레이어가 아니지만 보석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내외곽 비중을 팀에 맞게 바꿔가는 시점에서 부상을 당했다. 그 사이 아스카가 수비형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교체 이전과 이후를 놓고 봤을 때 공격력이 소폭 감소한 반면 수비력은 크게 좋아진 부분이 있다. 국내 선수들과의 호흡 문제도 있기 때문에 어느 쪽에 비중을 맞출지 고민이 많다.

KCC 추승균 감독 : 에밋이 27일 복귀를 할 예정이다. 올스타전 휴식기를 통해서 손발을 맞춰보며 연습을 할 계획이다. 본인도 현재 운동을 하고 있으며, 연습 경기를 해보는 것도 고려 중이다. 다만 지난해 11월 후반에 복귀 직후 이미 부상이 재발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KBL 제공
▶전반전(1·2쿼터) : 점수 합계 54점, 답답했던 양 팀의 공격

경기 초반 분위기는 전자랜드가 압도했다. 정효근과 빅터의 내외곽포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전자랜드는 이후에도 빅터와 박찬희, 정영삼 등의 고른 활약이 이어지면서 16-4까지 격차를 크게 벌리는데 성공했다. KCC는 선수들의 야투가 전반적으로 불안했고, 초반부터 실책이 쏟아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다만 벤치에서 투입된 최승욱, 송창용, 와이즈가 힘을 내면서 분위기를 전환했고, 결국 6점 차로 좁힌 채 1쿼터를 매듭지었다.

1쿼터 후반부터 시작된 KCC의 기세는 2쿼터에도 계속됐다. 송교창의 속공 득점을 시작으로 와이즈, 라이온스가 공격에 본격 가세했고, 이현민이 3점슛까지 터뜨리면서 2쿼터 4분 여 만에 양 팀의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자랜드도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았다. 강한 수비를 앞세워 상대의 실책을 3회 연속 이끌어냈고 속공을 통해 흐름을 다시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전반은 전자랜드가 29-25로 근소하게 앞선 채 마무리 됐다.

양 팀 모두 전반까지는 공격이 매끄럽지 못했다. 3점슛 성공률은 전자랜드가 18.2%(2/11), KCC가 20%(1/5)에 그쳤고, 실책 역시 8개와 9개로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을 노출했다. 양 팀 도합 54점의 점수는 같은날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맞붙은 모비스와 오리온의 올시즌 전반 합산 최소 득점(51점)을 간신히 넘어선 수치였다.

▶후반전(3·4쿼터) : 3분을 남기고 가려진 승부

후반에는 양 팀의 공격력이 확실히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먼저 흐름을 움켜잡은 쪽은 전자랜드였다. 아스카가 속공 득점 및 중거리슛을 계속해서 꽂아 넣으며 전자랜드 공격의 중심에 섰다.

KCC는 골밑에서의 집중력 뿐 아니라 자유투 성공률마저 좋지 못했다. 그러나 송창용의 외곽슛으로 후반 첫 포문을 연 KCC는 이후 속공이 살아나면서 차근차근 반격을 시작했다. 3쿼터 3분 여를 남기고는 송교창의 속공을 통해 1점 차까지 따라붙었고, 3쿼터 종료 28초 전에는 이현민의 득점으로 2쿼터 중반 이후 또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4쿼터에도 시종일관 접전이 이어졌지만 승부처에서 유리한 고지에 도달한 쪽은 전자랜드였다. 57-58로 뒤져있던 전자랜드는 경기 종료 3분37초를 남기고 정영삼의 자유투를 통해 역전을 이뤄냈다. 이후 정효근이 속공을 포함해 연속 4점을 기록하면서 분위기를 완벽히 끌어올렸다.

반면 KCC는 결정적인 순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실책이 쏟아진 가운데 자유투를 놓치는 등 평정심을 완전히 잃었고, 오히려 빅터와 박찬희에게 외곽포까지 허용하며 그대로 무너졌다. 양 팀의 운명은 막판 3분을 남겨놓고 그렇게 완전히 엇갈렸다.

KBL 제공
▶송교창-정효근의 엇갈린 운명

이날 팀의 미래를 이끌어야 할 두 포워드 송교창과 정효근은 불꽃 튀는 신경전을 펼쳤다. 전반까지는 다소 잠잠했지만 후반 들어 본격적으로 득점을 쌓아나갔다.

먼저 몸이 풀린 쪽은 송교창이었다. 송교창은 적극적인 속공 가세 뿐 아니라 경쾌한 스텝을 밟으면서 정효근을 앞에 두고 몇 차례 날카로운 돌파를 성공시켰다. 3쿼터 중반까지 9점 차로 뒤져있던 KCC가 순식간에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중심에 바로 송교창이 있었다.

2쿼터를 오랜 시간 쉰 정효근은 3쿼터에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바로 정효근이었다.

4쿼터 초반 실책과 함께 자유투를 계속해서 흘릴 때까지만 하더라도 불안한 모습이 있었지만 리바운드에 집중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린 정효근은 팀이 1점 차로 근소하게 앞서있던 경기 종료 3분26초를 남기고 달아나는 득점을 기록한데 이어 다음 공격에서는 정영삼의 패스를 받아 속공을 만들어내며 사실상의 쐐기포를 터뜨렸다.

반면 송교창은 영웅으로 등극하기 전 고개를 숙였다. 경기 종료 4분19초를 남기고 정영삼에게 공을 뺏긴 뒤 본인을 강하게 자책하는 등 승부욕을 드러냈지만 종료 1분11초를 남기고는 자유투 2구를 모두 놓치며 또 한 번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어 다음 공격에서는 또 한 번 박찬희에게 공을 뺏기면서 전자랜드에게 완전히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 후 인터뷰

승장 유도훈 감독 : 수비는 안정이 됐는데 우리가 벌려야 할 타이밍, 중요한 타이밍에 갑자기 득점이 안 나오고 외곽이 안 터지는 문제점이 있다. 외곽슛은 확률이 있는 것이지만 3점은 기회가 났을 때 자신 있게 던져야 한다. 공간 합의가 된 슛은 공격 리바운드가 잘 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자신 있게 했으면 좋겠다. 이 시간 이후로는 아스카와 켈리를 놓고서 누구를 택할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패장 추승균 감독 : 1쿼터 시작 전 강하게 하자고 했다. 적극적인 몸싸움을 주문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많이 밀렸다. 1, 2쿼터 때부터 공수에서 잘 이뤄진 게 없다. 전반까지 4점 차만 벌어져서 후반에 분명 기회가 있었고 어느 정도 경기력이 올라오기는 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했다. 특히 패턴을 줬을 때 외국인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 골밑이 아닌 미드 레인지에서 경기를 하려고 하다보니 야투율도 떨어졌고, 어린 선수들 역시 접전 상황에서 좀 더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갈 필요가 있다. 나 나름대로도 반성할 부분이 많다. 올스타전 휴식기를 통해 잘 정리해서 나오도록 하겠다.

▶경기 정보

전자랜드 71(18-12, 11-13, 21-24, 21-12)61 KCC

전자랜드
커스버트 빅터 17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3블록
박찬희 13점 10어시스트 6리바운드
정효근 11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아이반 아스카 13점 4리바운드

KCC
송교창 12점 4리바운드
에릭 와이즈 12점 6리바운드
리오 라이온스 10점 11리바운드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