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게이라’라는 성은 아마 스포츠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낯설지 않을 것이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일본 MMA 단체인 ’PRIDE‘를 봤고 현재 UFC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말이다.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와 명승부를 만들어낸 주짓수를 베이스로 삼았던 브라질 파이터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와 그의 쌍둥이 동생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의 존재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2017년 현재 NBA에도 브라질 출신 노게이라가 자신만의 영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올 시즌 팀의 주축 로테이션에 당당히 입성한 토론토 랩터스 센터 루카스 노게이라(25·213cm)다.

워싱턴 가드 마커스 쏜튼의 슛을 블록하는 노게이라의 모습. ⓒAFPBBNews = News1
▶ 잘 나가던 노게이라에게 찾아온 부상

18일(이하 한국시각) 벌어진 토론토와 브루클린의 경기에서 홈팀인 브루클린은 토론토에 109-119로 패하며 11연패의 늪에 빠졌다. 반면 토론토는 2연패 후 4연승을 하며 기분 좋은 기세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토론토 입장에서는 이날 승리가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올시즌 들어 팀에 녹아들기 시작한 노게이라가 7분 가량 뛴 상황에서 왼쪽 눈을 다쳐 후반전부터는 팀에서 완전히 이탈했기 때문이다.

노게이라가 이날 경기를 포함해 3경기 연속 주전 센터인 요나스 발렌슈나스와 함께 선발 출장하고 있던 중이었고, 시도 자체가 거의 없는 3점슛을 시즌 두 번째로 성공시켰던 경기에서 다쳤기에 토론토 입장에서는 더욱 안타까웠다.

하지만 노게이라 입장에서 더 안타까운 것은 바로 블록을 기록한 연속 경기의 횟수가 ‘27’에서 멈췄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을 기준으로 연속 경기 블록에 있어서 노게이라 다음으로는 마일스 터너의 25경기, 루디 고베어의 23경기다. 노게이라의 블록 페이스가 얼마나 무서웠는지를 알 수 있다.

전날까지 노게이라가 블록을 기록하지 못했던 경기는 지난해 11월17일에 벌어졌던 골든스테이트전 단 한 번 뿐이었다.

▶ 역대 및 현역 연속 경기 블록 기록 보유자는?

부상으로 아쉽게 마감됐지만 노게이라는 무려 27경기 연속으로 블록을 기록했다. 연속 경기 블락 기록 집계는 NBA닷컴 기준 1985~86시즌부터 시작됐다. 때문에 빌 러셀, 윌트 체임벌린, 카림 압둘-자바 등 전설적 존재들의 이름은 찾을 수 없다.

사실 러셀, 체임벌린은 전성기가 블록 집계가 이뤄지기 시작한 1973~74시즌 이전이기에 블록 관련 ‘공식’ 집계에서는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다.

연속 경기 블락 기록 보유자는 현 샬럿 호넷츠의 코치인 패트릭 유잉이다. 유잉은 1988년 11월6일부터 1990년 3월23일까지 무려 145경기 동안 연속 기록을 이어나갔고, 이 기간 무려 553개의 블록을 해냈다.

유잉에 이어 2위는 디켐베 무톰보의 116경기이며, 3위는 또 다시 유잉의 88경기, 4위는 하킴 올라주원의 83경기다.

림 근처를 사수하던 현역 시절의 패트릭 유잉. ⓒAFPBBNews = News1
NBA에서 현재 뛰고 있는 선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최고 기록 보유자는 2016년 2월10일부터 2016년 12월1일까지 47경기 동안 블록에 성공한 하산 화이트사이드다. 그 뒤는 43경기의 드와이트 하워드와 42경기의 서지 이바카.

하워드는 2011년, 이바카는 2012년에 해당 기록이 마감됐고, 현재는 당시만큼의 블록 괴물이 아니다. 또한 NBA에서 뛰고 있지는 않지만 NBA에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 현역 선수로 범주를 넓히면 1위는 무려 76경기의 조쉬 스미스다.

지난해 11월 중국 CBA의 스촨과 3개월의 단기 계약 후 19.2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는 조쉬 스미스는 중국 리그에서 경기당 8개가 넘는 3점슛을 쏘는 동안 29.2%의 3점슛 성공률과 41.6%의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자유분방한 농구를 하고 있다.

노게이라가 조쉬 스미스류의 선수가 될 가능성은 사실상 0에 수렴한다. 오히려 213cm의 키는 화이트사이드, 하워드, 이바카도 가지지 못한 좋은 조건이며, NBA 전설인 유잉, 무톰보에 가까운 신장이기도 하다.

노게이라가 위의 기록 보유자들만큼 다방면에서 위력을 보여주는 선수는 아직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림을 지키는 역할에서 만큼은 NBA의 전설들에 버금가는 존재감을 보여줄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1992년생으로 미래가 더욱 창창한 선수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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