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못하는데 저러지도 못하네.’

이는 얼마 전 제 31회 골든디스크에서 음원부분 대상을 탄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의 노래 'TT’ 도입부 가사다.

17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대부분의 팀이 절반정도의 일정을 소화한 NBA에도 ‘이러지도 못하는데 저러지도 못하는 팀’이 있다. 바로 8승32패에 머물러 있는 브루클린 네츠다.

물론 지난해 같은 날짜 기준으로 4승37패를 기록했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만큼 상황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10연패에 빠져있고 지난 20경기 성적마저 3승17패에 그치는 등 최근 내용을 보면 결코 작년의 필라델피아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

특히 필라델피아는 자신들의 1라운드 픽을 지켜가며 리빌딩을 하는 상황이기에 낮은 성적에 대한 보상이 분명히 있는 상황이었다. 반면 브루클린은 그렇지 못하다. 빌리 킹 전 단장 체제 하에 드래프트 픽을 마구 팔며 당장의 우승만 보는 행보를 보였다. 그 중 케빈 가넷과 폴 피어스를 영입하는 트레이드가 치명타였다.

그 결과 올 시즌 브루클린이 받을 수 있는 1라운드 드래프트 픽은 현재 동부에서 상위권을 거두고 있는 보스턴 셀틱스의 1라운드 픽과 바뀌게 된다. 이는 브루클린의 계속되는 패배가 그들에게 아무런 보상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래리 낸스 주니어(좌)의 슛 시도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브루클린의 에이스 브룩 로페즈(우). 팀의 현 상황과 비슷해보인다. ⓒAFPBBNews = News1
브루클린은 지난 겨울 무리할 정도로 선수 영입을 시도했다. 대표적인 예가 비제한적 자유계약 신분이었던 포틀랜드의 식스맨 앨런 크랩에게 4년 7500만달러의 계약을 제시한 것. 하지만 이런 시도마저 결국엔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브루클린은 제레미 린, 트레버 부커, 루이스 스콜라, 랜디 포이 등을 데려오는 것에만 만족해야만 했다.

▶실종된 3점슛

사실 브루클린이 다른 팀들에 비해서 강점이라고 할 부분은 주전 센터 로빈 로페즈의 존재 밖에 없다. 나머지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이 팀이 왜 리그 최하위에 그쳐있는지를 알 수 있다.

케니 앳킨슨 감독 또한 이 사실을 알기에 그는 시즌 초반부터 많은 3점슛의 시도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시즌까지는 3점슛을 거의 시도하지 않던 브룩 로페즈가 팀의 주요 3점슛 옵션으로 변모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략은 시즌 초반 10경기 4승6패라는 성적에서 알 수 있듯이 어느 정도는 주효했다.

하지만 그 이후 30경기에서는 결국 한계를 보여줬다. 물론 브루클린은 여전히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경기당 33.2개의 3점슛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들이 림에 적중시킨 3점슛은 경기당 11.2개로 리그 전체 5위다. 3점슛 성공률은 33.8%로 뒤에서 3번째에 그치고 있다.

팀 내에서 제일 높은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는 선수가 37.3%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보얀 보그다노비치일 정도로 믿을만한 3점슛 자원이 없다. 궁여지책으로 3점슛을 팀의 주요 무기로 삼은 상황. 이렇게 3점슛 성공률이 낮게 나온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팀 내 3점슛 성공률, 성공갯수 1위에 올라있는 보얀 보그다노비치. ⓒAFPBBNews = News1
▶ 멀쩡한 부분을 찾기가 더 힘들 지경

물론 브루클린의 문제는 저조한 3점슛 성공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격에서 실수도 리그에서 제일 많이 한다. 턴오버가 무려 17.2개다.

이러한 턴오버 수치에는 리그 최하위인 10.4개의 스틸 허용도 크게 작용한다. 리그에서 상대 팀에게 10개 이상의 스틸을 허용한 팀은 브루클린이 유일하다. 그리고 블록슛을 당한 횟수도 경기당 5.9개로 뒤에서 1등이다.

수비 또한 심각하다. 브루클린의 평균 실점은 114.9점으로 리그 최하위다. 17일 휴스턴의 경기가 끝나기 전을 기준으로 리그 평균 득점 2위인 휴스턴의 득점이 114.9점인 것을 감안하면 실점이 얼마나 높은지를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포인트가드 대풍년 시대라 할 수 있는 올시즌 NBA에서 브루클린만큼은 1번 포지션에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야심찬 영입작이었던 주전 포인트가드 제레미 린은 부상으로 40경기 중 28경기에 결장했다. 부상이 아닐 시 모습도 경기당 25분 출장에 그치며 13.9점 5.8어시스트에 바스켓볼 레퍼런스 기준 19.8PER을 기록하고 있다. 선수 효율성 지수인 PER은 출전시간이 적을수록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것이 유리한 수치임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린은 경기에 나올 때의 모습도 조금은 아쉬웠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린마저 없으면 포인트가드진에는 주전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로 가세한 아이재이아 화이트헤드는 벤치 에이스가 더 어울리며, 슈팅 가드에 가까운 션 킬패트릭과 같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나오기도 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이들이 주전으로 나오면 백업 포인트가드는 스펜서 딘위들이 맡아야 한다. 딘위들은 3점슛 시도가 경기당 1개 정도에 그칠 정도로 3점슛 옵션이 거의 없는 포인트가드다. 케니 앳킨슨 감독 입장에서는 정말 울며 겨자 먹기로 기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브루클린은 남은 기간이라도 3점슛을 리그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다른 요소가 고르게 나아지는 것보다 하나라도 확실해야만 하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브루클린이 기댈 수 있는 부분이다.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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