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끝내 남았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수많은 클럽의 러브콜을 받은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25)는 소속팀 성남FC가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당했는데도 잔류를 선언했다. 매력적인 클럽의 참기 힘든 제안도 있었지만 성남 유스시스템이 낳은 보물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잔류한 황의조다.

성남의 새해 시무식이 끝나고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만난 황의조를 두고 성남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황)의조가 많이 변했다. 남기로 하면서도 마음도 새로 먹은 듯 하다”며 기뻐했다. 성남의 간판선수 황의조의 거취와 마음가짐에 따라 박경훈 감독 체재로 바뀐 성남의 2017년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터뷰 직전 “시무식에 잔류선수들도 많이 보이고 분위기도 좋아서 저 역시 ‘동계훈련을 잘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어요”라며 웃어보인 황의조였다. 그에게 힘들었던 2016시즌, 그리고 성남을 떠나지 않은 이유, 그리고 2017시즌에 대한 각오를 들어봤다.

  • 프로축구연맹 제공
▶잘해야 본전인 2부리그 잔류, 성남에 대한 애정과 미안함

지난 연말 황의조의 이적 여부는 K리그 최고의 이슈였다. 스타급 선수가 많은 성남이 충격의 2부리그 강등을 당하면서 자연스레 거취가 주목됐다.

특히 황의조의 경우 당장 K리그 최상위권팀에서도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국가대표 공격수이기에 다른 K리그 클럽만이 아닌 다른 아시아클럽에서도 수많은 제의가 있었다.

“솔직히 이적에 근접한 클럽도 있었죠. 흔들리기도 했고요. 하지만 저는 성남 유스 출신이에요. 성남이 창단 이후 최악의 위기에 빠졌는데 떠날 수 없잖아요. 그리고 새로 오신 박경훈 감독님은 ‘꼭 남아달라’며 저를 위주로 팀 재건을 생각하고 계시다는 계획도 들려주셨어요. 저 역시 ‘그래 남아서 확실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후배들에 대한 미안함 역시 잔류의 배경이라고 털어놨다. “제가 처음 성남에 왔을때는 아직 일화시절이라 선수단도 더 좋았고 환경도 뛰어났거든요. 그래서 많은 걸 보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강등당해서 이제 들어온 신인이나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축구를 할 수 없게 해서 미안함 마음이 컸어요”라며 어느새 팀에서 중견급 선수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다.

“솔직히 국가대표에도 늘 얘기되는 공격수로서 2부리그 강등과 재계약을 받아들이는 건 자존심의 문제도 없진 않았어요. 게다가 ‘잘하면 본전 못하면 망신’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어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도 확실하게 잔류를 결정하고 나서는 ‘후회하지 말자’고 되뇌었어요. 여기서 더 잘해서 도약하고 말겁니다.”

▶더 준비해도 뭘해도 안되던 2016시즌 막판… 답답하고 초조했다

K리그 최다 우승클럽(7회)인 성남의 2부리그 강등은 충격적이었다. 특히 김학범 감독 사임 이후 1승4무6패(승강 플레이오프 포함)도 치명타였지만 성남은 김 감독 사임 직전 1승2무6패로 이미 강등이 예고돼 있었다. 시즌 초만 해도 상위권을 꾸준히 지켰고 8월까지만 해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까지 노리던 성남은 너무 가파르게 추락했기에 충격파가 더 셌다.

팀의 단 한경기를 제외하고 전 경기를 출전한 황의조는 당시를 어떻게 기억할까.

  • 프로축구연맹 제공
“마치 결과가 정해진 사다리타기를 하듯 성남이 강등하게끔 모든 것이 맞춰진 느낌이었어요. 누가 그렇게 질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겠어요. 어떻게든 이기고자 평소보다 더 준비하고 많이 대비했는데 이상하게 뭘 해도 안되더라고요. 분위기를 타니까 걷잡을 수 없더군요.”

결국 언론이나 팬들은 황의조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9득점’에 머문 황의조가 두자리 숫자 득점을 해주고 늘 그랬듯 ‘어렵지만 멋진 골’을 넣어줘야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모두가 성남이 추락할 때 황의조만 바라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중반까지는 티아고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가 있어 시선이 분산됐어요. 그런데 티아고가 여름 갑자기 팀을 떠난 후 수비진들도 모두 집중마크가 심해지더라고요. 무득점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초조해지는데 수비 부담은 더 늘고, 많은 사람들은 저만 바라보는 것 같아 솔직히 중압감이 짓눌렀죠.”

다시 이런 실수로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황의조는 투자가 활성화 되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드시 승격해야해요. 어중간한 투자보다 확실하게 투자해서 K리그 최다우승클럽의 위용을 보여줘야죠. 그러기 위해서는 구단에서 꼭 더 투자를 해줘야 합니다"고 목소리를 높인 황의조다.

▶성남 승격 시키고 챌린지 득점왕까지 노려볼 것

황의조의 성남 잔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성남 팬을 비롯해 많은 팬들은 “국가대표급 공격수가 2부리그에 남기로 한 건 쉬운 결정이 아닌데 팀에 의리가 놀랍다”며 칭찬하지만 일부에서는 “부산 이정협에 이어 황의조마저 2부리그에 뛰면서 가뜩이나 위기에 놓여있는 A대표팀 공격진의 약화가 우려된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저 역시 대표팀 전력 약화를 우려하시는 분들을 이해해요. 제가 봐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거든요. 그런 비판과 우려의 선입견을 깨야죠. 챌린지에서 최대한 많이 보이는 것이 중요해요. 아마 2부리그에서 대표팀에 가려면 1부에서 했던거 보다 더 잘해야만 할겁니다. 더 나은 경기력 없이는 대표팀에서 봐주지 않겠죠. 하지만 모두가 안된다는걸 해보고 싶어요.”

황의조는 이제 ‘쉬운골’을 많이 넣을 것이라며 챌린지 득점왕을 가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동안 황의조는 어려운 기회에서는 멋진 골을 많이 만들어냈지만 쉬운 기회에서는 골을 놓쳐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번 겨울훈련 동안 최우선적으로 보완할 숙제인 셈이다.

“골이라는건 역시 차곡차곡 쌓아야하는거더라고요. 올해 반드시 성남을 곧바로 클래식 승격도 시키고 챌린지 득점왕을 한다면 지난해 정식 엔트리보다 예비엔트리에 많이 뽑히던 저의 대표팀내 위상도 ‘출전 시켜볼만한’ 공격수 정도로 변화될 거라고 믿습니다. 2017시즌 달라진 황의조의 모습을 지켜봐주세요.”

  • 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7/01/14 13:00:11

테마 갤러리 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