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①] ‘축구선수’ 황희찬, 남달랐던 첫 걸음
[단독인터뷰②] 오스트리아 누비는 황희찬, 순풍에 돛 달다
[단독인터뷰③] 황희찬의 목표, EPL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
[단독인터뷰④] ‘국가대표’ 황희찬이 꿈꾸는 ‘AGAIN 2002'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스페인 언론 아스가 선정한 2017년 주목해야 할 10대 유망주에 황희찬(21·잘츠부르크) 이름이 포함됐다. 마커스 래쉬포드(2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세계적인 유망주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앞서 독일 분데스리가 팀들이 그의 재능에 반응한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그를 주시해온 몇몇 팀들이 그를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마침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출전 기회가 제한적이던 시기였다. 러브콜을 받아들일 만한 명분이 있었다. 그는 고심 끝에 잘츠부르크 잔류를 결정했다.

축구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이 경기도 부천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서두르지 않는 황희찬, 독일 러브콜 ‘거절’

“2016 리우 올림픽이 끝나고 몇 개 팀들이 관심을 보였어요. 사실 많이 흔들렸죠. 워낙 좋은 팀들이기도 했고, 지금도 빅4 안에 들어 있는 팀이니까요. 마침 잘츠부르크에서 경기도 못 뛰고 있었던 상황이었고요.”

실제로 이적설이 돌던 당시 황희찬의 입지는 그리 단단하지 않았다. 갓 승격한 어린 선수인데다가, ‘득점왕’ 호나탄 소리아노(32·스페인) 등 경쟁선수들 역시 만만치 않았던 까닭이다. 올림픽 직후 한 동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스스로 “힘들었다”고 고백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시기에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아직 어린 나이, 급하게 서두를 이유도 없었다. 잘츠부르크, 나아가 오스트리아 1부리그에서 정상에 선 뒤 당당히 더 큰 무대에 노크하고 싶었다. 고심 끝에 독일 팀들의 러브콜을 거절한 이유였다.

“도망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꼭 뚫고 나가고 싶었습니다. 이 선수들을 먼저 이겨야만 더 큰 무대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잘츠부르크에 남아서 도전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잘츠부르크 주전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유럽무대에서도 통하는 재능임을 스스로 증명해보였다. 이제 겨우 21세, 그의 가치는 더욱 더 올랐다. 더 큰 무대에서의 러브콜은 앞으로 더욱 이어질 수밖에 없음은 물론이다.

축구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이 경기도 부천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타고난 재능에, 배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황희찬은 재능을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배움을 게을리 하지도 재능에 노력까지 더해지니,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기대감을 품을 수밖에 없다.

예컨대 팀내 공격수들은 황희찬의 경쟁자이면서도, 동시에 배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는 “경쟁선수들에게 많이 배운다. 덕분에 내 장점과 단점을 많이 보완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소리아노는 오스트리아 리그 득점왕 출신이다. 무나스 다부르(25·이스라엘) 역시 지난 시즌 스위스 1부리그 득점왕에 오른 뒤 잘츠부르크에 합류했다. 황희찬이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선수들이다.

“동료들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많아요. 세밀한 볼터치 같은 것들도 훈련을 통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결정력을 더 많이 키워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슈팅 등이 많이 약한 편이거든요.”

쉬는 날에도 배움은 끊이지 않는다. 휴식을 취하거나 특별한 취미를 갖고 있지는 않다. 노트북을 통해 자신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들의 동영상을 찾아본다. 특히 루이스 수아레스(30)나 네이마르(25·이상 바르셀로나)의 동영상은 “매일 본다”는 그다.

“롤 모델은 수아레스나 네이마르, 요즘에는 제이미 바디(30·레스터 시티) 세르히오 아구에로(29·맨체스터 시티)에요.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노트북으로 선수들의 영상을 봐요. 특히 수아레스나 네이마르를 제일 좋아하는데, 이들의 동영상은 무조건 매일 봅니다. 풀경기를 챙겨보면서 움직임 같은 것들을 많이 배워요. 세계적인 선수들과는 또 다른 세계에 있는 선수들인 것 같아요(웃음).”

축구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이 경기도 부천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프리미어리그 찍고 레알 마드리드 가야죠”

일찌감치 유럽무대에 진출했고, 순풍에 돛을 단 듯 성공적인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자연스레 화두는 미래로 향했다. 차근차근 더 큰 무대로 나아가겠다는 로드맵도 그려놓은 상태다. 큰 목적지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리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요. 프리미어리그에서 꼭 뛰어복도 싶어요. 독일을 거쳤다가 가든, 바로 가든 목적지가 프리미어리그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프리미어리그가 전부가 아니다. 궁극적인 최종 목표는 따로 있다. 스스로 ‘최고 전성기 때’라는 전제로 말을 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포르투갈) 가레스 베일(28·웨일스)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비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다.

“리그는 프리미어리그를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팀은 레알 마드리드입니다(웃음). 워낙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은, 더 큰 팀이잖아요. 프리미어리그를 거쳤다가, 최고 전성기 때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어보고 싶어요.”

자고로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다.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 명확한 목표가 있으면 발걸음에도 힘이 붙는 법이다. 아직 21세, 그가 매일 구슬땀을 흘리며 축구화 끈을 더욱 동여매는 이유이기도 하다.

- ‘[단독인터뷰④] ‘국가대표’ 황희찬이 꿈꾸는 ‘AGAIN 200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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