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22승15패(승률 59.5%)로 NBA 서부지구 5위에 있는 유타 재즈는 제법 빠른 세월 안에 팀 재건을 이룬 듯 보인다.

지구 9위로 마쳤던 전 시즌(40승42패, 승률 48.8%)에 비해 큰 약진을 이뤘으며, 앞으로 대폭 하락을 거치지 않는다면 2012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포스트시즌을 치르게 된다. 여기에 유타는 승률이 64.6%(53승29패)였던 2009~10시즌 뒤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젊은 선수 위주의 과도기에 성적 향상을 보인 올시즌 유타 ⓒAFPBBNews = News1
과거 팀을 이끌었던 알 제퍼슨(32·인디애나 페이서스) 및 폴 밀샙(32·애틀란타 호크스)과 2013년 여름에 헤어지면서 새로 짠 판이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 많은 출전 시간을 받고 활약하는 주축 선수들 중 유타의 선택을 받아 NBA에 입성했던 젊은 선수들이 다수 있다. 평균 20분 이상 뛴 선수 가운데 고든 헤이워드(27), 루디 고베어(25), 로드니 후드(25), 단테 엑섬(22), 트레이 라일스(22) 모두 유타가 직접 드래프트했거나 드래프트 당일 트레이드 해온 선수들이다. 그리고 데릭 페이버스(26)의 경우 신인 시즌에 트레이드돼서 왔다.

그런데 최근의 2연패와 선수들의 실적을 보면 유타의 전망을 마냥 밝게 볼 수만은 없는 사연들이 있다.

▶조지 힐의 건강 우려

현재 유타의 평균 득점 선두는 헤이워드(22.2점)이며 그 다음이 조지 힐(18.8점)이다.

전 시즌 인디애나 페이서스 소속으로 있다 건너온 31세의 9년차 베테랑 힐의 올시즌 맹활약은 사실 예상하기 힘들었다.

힐은 평균 득점은 지난 시즌(12.1점)보다 6.7점이 상승했고, 그동안 커리어 야투율도 45%에 머물러 있었지만 올시즌은 54.7%를 기록 중이다. 직전 시즌 야투율 47.7%에 종전 최고가 2년차의 47.8%였으니 아주 큰 도약이다.

이런 기록 향상에 힘입어 코트 위 힐의 공격 기여도는 상당했다. NBA닷컴에 따르면 힐이 코트 위에 있던 396분 동안 유타는 100포제션 당 113.6득점을 기록하다 힐이 빠진 1380분 동안엔 100포제션 당 104.9득점에 그쳤다.

유타의 성적 상승에 베테랑 전입생 힐의 기여도는 상당했다. ⓒAFPBBNews = News1
문제는 힐이 지난 1일 피닉스전에서 불의의 신체 충돌을 입어 뇌진탕 판정을 받은 뒤로 복귀 날짜가 불투명한 공백기에 있다는 점이다. 또한 최근의 3경기 결장 전에도 손가락과 발가락 부상으로 21경기를 빠졌던 적이 있어 총 24경기를 결장 중이다.

힐이 없는 동안 유타는 12승12패의 미지근한 성적에 그쳤지만 출전 시 10승3패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전적을 통해 보면 힐의 공백은 여러모로 아쉽다.

건강 우려는 그저 당장의 문제다. 시즌이 끝나면 힐은 자유 계약 신분이 되고 설령 계속 같이 한다 해도 31세 선수가 올시즌의 급작스런 발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란 점이 걸린다.

▶발전에 노란 불 켜진 젊은 선수들

힐이 보여준 뜻밖의 발전 외에도 젊은 선수들의 발전 역시 팀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 것은 맞다.

헤이워드는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은 2013~14시즌 뒤로 가장 많은 야투 및 자유투 시도를 기록하는 중에도 가장 높은 야투율(45.5%)과 자유투 성공률(87.8%)을 기록하며 맡은 바 책임의 무게를 훌륭히 감당하고 있다.

신인 때부터 강력한 수비력을 인정받아온 4년차 고베어는 올시즌 66.5%의 고공 야투율로 공격에서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문제는 나머지 젊은 기대주들이다. 전성기 나이에 접어든 페이버스는 현재 부상의 여파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뛰어난 신체능력으로 공수 양면에서 큰 기대를 받았던 선수이기에 아쉬움이 큰 부분이다.

슈팅 가드 후드의 경우 슈팅이 시즌 초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있다. 11월까지 44.2%였던 야투율이 12월 38.3%로 떨어졌고 현재 1월 동안은 단 4경기지만 34.0%를 기록 중이다.

2014년 호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전체 5순위로 뽑혔던 엑섬은 2년차 시즌을 부상으로 인해 통째로 날렸고 올시즌엔 포인트 가드로서 안정성을 보여주질 못하고 있다.

이처럼 노란 불이 켜진 기대주들의 발전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금은 전망하기 어렵다. 일단 유타가 젊음을 최대의 장점으로 내세울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 그러나 지금의 성적을 더 높은 곳으로 가는 디딤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젊은 주축 선수들이 저마다 제 궤도에 오를 필요가 있다.

이미 유타는 과거 어정쩡한 성적에 머물다 스타 선수 영입은커녕 보유하고 있던 주축 선수들의 이탈을 막지 못했던 전례들이 있다. 그래서 현재 놓인 불확실성의 안개 속을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에 따라 가까운 미래의 성패가 갈릴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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