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탈출을 위해서는 결국 수비가 살아나야 한다. 덴버 너겟츠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다.

덴버는 6일(한국시각) 홈 2연전의 마지막 경기인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경기에서 99-127, 무려 29점 차 완패를 당했다. 지난해 11월11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전 24점 차(101-125) 패배를 넘어 올시즌 덴버가 기록한 최다 점수차 패배다.

물론 샌안토니오는 골든스테이트에 이어 서부 컨퍼런스 2위이고, 덴버전 승리를 통해 시즌 29승7패를 기록 중인 강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덴버에게 원정이 아닌 홈 경기였으며, 너무나 큰 점수 차로 패했기 때문에 단순히 넘어갈 상황은 아니다.

샌안토니오전에 앞서 덴버는 이미 3연패 중이었지만 3경기에서 모두 10점차 이내의 박빙 승부를 펼쳤다. 필라델피아전 2점 차 아쉬운 패배 이후 골든스테이트전에서는 연패를 당했지만 나름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냈다. 원정이었음에도 지난 홈경기에서의 무기력한 모습을 되풀이 하지 않았다.

하지만 덴버는 새크라멘토와의 홈경기에서도 고개를 숙였고, 이번 샌안토니오와의 경기마저 대패했다. 이제 골든스테이트전 분투는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됐다. 그렇다면 연패 기간 동안 덴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었을까.

덴버의 감독 마이크 말론. 그의 표정이 팀의 현 상태를 대변해준다. ⓒAFPBBNews = News1
사실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122-124로 패하기 전까지 덴버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LA 클리퍼스와의 경기에서 106-102로 승리했고,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를 105-103으로 꺾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오히려 필라델피아와의 경기는 상승세의 덴버 쪽에 무게가 실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전을 기점으로 덴버의 수비진은 붕괴됐다. 필라델피아전 124점, 골든스테이트전 127점, 새크라멘토전 120점, 샌안토니오전 127점을 차례로 내주며 4연패 동안 평균 124.5점을 상대에게 헌납했다.

물론 공격에서는 덴버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완전히 무너진 샌안토니오전을 제외한 3경기에서 평균 118점을 기록한 것. 이는 리그 팀 득점 1위 골든스테이트의 평균 117.5점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상대에게 경기당 124.5점을 내준다면 리그 최고의 공격팀 골든스테이트조차도 매 경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덴버는 비교적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도 승리를 쌓지 못했고, 이제는 그나마 힘을 냈던 공격력마저 방전된 모습이다.

연패 기간 동안 덴버는 상대팀의 파워 포워드 혹은 센터 자원에게 특히 많은 점수를 내주곤 했다. 뛰어난 빅맨 득점원이 없는 골든스테이트전을 제외하고 나머지 경기들에서 이 양상은 더욱 도드라졌다.

실제 필라델피아 조엘 엠비드에게 23점을 내준 것을 시작으로 새크라멘토 드마커스 커즌스에게는 31점, 샌안토니오 라마커스 알드리지에게는 28점을 헌납했다. 3명의 선수는 해당 경기에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으며 모두 빅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완전히 붕괴된 덴버의 수비. ⓒAFPBBNews = News1
물론 덴버는 빅맨 로테이션의 한 축인 케네스 퍼리드가 3경기 연속 결장을 했다. 하지만 이는 큰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 퍼리드의 비중은 팀의 다른 빅맨 자원 니콜라 요키치, 유수프 너키치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 아니다.

퍼리드는 농구 통계 전문 사이트 바스켓볼 레퍼런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2차 스탯 PER(선수 효율성 지수)에서 20.0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출전시간이 20분을 갓 넘을 뿐이다. 6피트 8인치(약 203cm)의 빅맨 치고는 작은 키 때문에 경기당 블록이 0.9개에 머물러 있으며, 수비 시에는 생각보다 위력적인 림 프로텍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제 홈 2연전을 끝낸 덴버의 다음 일정은 오클라호마시티와의 원정 경기다. 오클라호마시티에는 '트리블 더블 머신' 러셀 웨스트브룩 뿐만 아니라 최근 높은 필드골 성공률 속에 득점력이 오른 스티븐 아담스, 득점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빅맨 에네스 칸터가 있다.

덴버가 과연 원정에서 오클라호마시티를 상대로 연패를 끊어낼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지만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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