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7년은 체육계에 큰 이벤트는 없다.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없어 한숨 고르는 해로 여겨질 수 있는 것이 사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그에 못지 않게 스포츠 팬들의 흥미를 자극할 만한 대회가 준비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이런 대회들이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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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예선탈락 아픔 설욕 가능할까

야구 국가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한국야구가 현재 압도적인 국민스포츠가 되는데 앞장선 스포츠 이벤트다. 특히 2006년 1회 WBC 박찬호, 최희섭 등을 주축으로한 4강 신화와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더불어 한국야구사에서 가장 찬란한 순간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하지만 지난 2013 WBC에서 한국은 1라운드조차 통과 못하는 굴욕을 겪었다. 일명 ‘타이중 참사’로 기억되는 지난 아픔이 잊히지 않은 가운데 설욕의 기회가 왔다. 바로 3월 열리는 4회 대회다.

더욱 기대되는 것은 한국이 속한 A조 1라운드 경기가 국내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는 점. 비록 1라운드에 한정되긴 하지만 대표팀의 경기를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없어 큰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메이저리거들의 합류 여부.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대부분 WBC 참가에 부정적이다. 따라서 메이저리거 참가 여부는 전력도 전력이지만 흥행을 좌지우지할 결정적 요소로 떠오른다.

현재 메이저리거들이 모두 합류해도 부상 중인 류현진, 김광현과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 오승환의 합류가 힘들다. 과연 다시 출항하는 김인식호가 홈경기 이점을 살려 ‘타이중 참사’를 설욕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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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U-20월드컵, 이승우-백승호 듀오가 날아오를까

국제축구연맹(FIFA) 최고의 이벤트는 월드컵이다. 그리고 월드컵 다음으로 가장 큰 대회로 여기는 것이 U-20월드컵이다. 디에고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이상 아르헨티나),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티에리 앙리(프랑스) 등이 이 대회를 통해 검증을 거치고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청소년 월드컵으로 불리기도 한 이 대회가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천안, 대전, 인천, 제주, 전주, 수원 등 6개 도시에서 열린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A조 1번시드를 배정받았고 3월 15일 조추첨을 통해 24개국 중 나머지 3개팀과 같은 조에 속하게 된다.

급하게 신태용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준비기간이 1년도 안 된다는 점에서는 분명 불안하다. 하지만 재능만큼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출중한 ‘바르셀로나 3인방’ 이승우-백승호-장결희가 팀의 주축으로 기대를 받는다.

최고의 재능으로 평가받는 바르셀로나 3인방이 U-20월드컵에서 어떤 활약을 해주느냐에 따라 대표팀의 성적은 물론 이번 대회 흥행도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국제 이벤트의 경우 개최국 성적에 따라 대회 흥행이 결정되기 때문.

이 대회를 끝으로 이제 본격적으로 성인 무대에서 재평가를 받을 어린 재능들의 마지막을 직접 목도할 수 있다는 점은 2017년이 기다려지는 이유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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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에 한국서 열리는 올림픽, 아시안게임으로 막바지 준비

1988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무려 30년만에 한국에서 또 다른 올림픽이 개최된다. 바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그것. 평창 올림픽은 2018년 2월 개최다. 사실상 2017년 말만 되도 올림픽 준비에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은 기간 준비 과정이 쉽지 않다. 이미 불필요한 막대한 예산 투입으로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물론 문화체육부가 최순실 게이트와 맞물리면서 행정 하나하나가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마침 동계 아시안게임이 일본 삿포로에서 2월부터 열린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올림픽 1년 전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통해 마지막 실력점검과 자신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6년만에 열리는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종합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기대되는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상화, 이승훈, 김보름은 물론 쇼트트랙의 심석희, 최민정, 이정수 등이 출격한다.

▶중국 원정부터 홈 이란전까지…한국 축구, 월드컵 진출 여부 갈린다

국가대표 축구 역시 2017년은 운명의 한해다. 현재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가지고 있는 축구대표팀은 A조 5경기에서 3승1무1패로 A조 2위에 랭크돼있다. 성적은 나쁘지 않지만 경기내용면에서 졸전이 거듭되면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설까지 나돌기도 했다.

3월부터 재개되는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대표팀은 당장 까다로운 중국 원정을 가진다. 이후 시리아와의 홈경기(이상 3월), 카타르 원정(6월), 이란 홈(8월), 우즈벡 원정(9월)을 가지고 나면 한국이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갈린다.

만약 한국이 6월 카타르 원정 이전에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럴 경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마지막에 몰린 이란-우즈벡 2연전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한국 축구의 지형도가 바뀔 수도 있다.

월드컵 진출 여부가 판단될 축구대표팀의 경기 역시 국내에서 2경기가 열리기에 직접 관전하는 재미는 분명 진짜 월드컵이나 올림픽 못지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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