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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억 시대를 연 KIA 최형우.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드디어 열렸다. FA(자유계약) 제도가 도입된 이후, 17년 만에 100억의 벽이 깨졌다.

누군가에게는 터무니 없는 금액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정가'가 됐다.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적다. 시장의 규모 자체가 적다보니 칼자루를 쥔 것은 '최정상급' 선수들이다.

한번 시장가가 형성되면 그 밑으로 움직이기 힘들다. 그 해에 최고점을 찍은 금액은 이제 다음 해의 최저 기준선이 된다. 그렇게 매년 기준이 상향 조정 되면서 어느새 100억이라는 '벽'이 깨졌다. 지금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의 현주소다.

FA제도가 시행된 지난 2000년, 프로야구 최초로 FA 계약은 삼성으로 이적한 투수 이강철과 포수 김동수였다. 두 선수는 3년 8억원을 받고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2001년, 김기태가 삼성으로 팀을 옮겼고 홍현우가 LG로 이적하며 18억원을 받았다.

선수들은 FA를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였고 구단 역시 적정가에 수준급 선수를 데려왔다. 20억의 벽을 가장 먼저 깬 선수는 양준혁이었다. 2002년 양준혁은 `친정팀' 삼성으로 팀을 다시 옮기면서 4년 총액 27억 2000만원을 받았다.

삼성에 이어 롯데가 크게 투자했다. 톱타자의 갈급함을 채우기 위해 2004년 두산에 있던 정수근을 6년 40억 6000만원에 영입하며 40억원의 벽이 깨졌다.

멈추지 않았다. 2005년 리그 최고 타자였던 '장사' 심정수는 단번에 50억을 넘어 4년 60억원에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

이후 FA는 다소 잠잠했다. 심정수만큼 리그 최고의 타자로 확실하게 불리는 선수가 없었다. 대부분 40억원 수준에서 그쳤다.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넥센이 2012년에 팀의 상징적인 선수였던 이택근을 LG에서 50억원을 주고 다시 사왔고 2013년에 KIA가 50억원에 김주찬을 데려왔다.

FA 시장이 다시금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7~8년 가까이 깨지지 않았던 60억의 벽이 깨졌다. 리그 최고의 포수로 자리잡은 강민호가 2014년에 롯데와 4년 총액 75억이라는 금액으로 재계약 했다. 이와 함께 한화가 큰 손 행보를 보이면서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진을 영입했다.

KIA에서 이용규가 4년 70억, SK에서 정근우가 4년 67억을 받고 이글스의 일원이 됐다. 그렇게 새로운 효시가 만들어졌고 FA 시장은 매년 신기록 달성이 이뤄졌다.

2015년 SK 최정이 4년 86억으로 80억원의 벽을 넘어섰다. 이와 동시에 미국에서 돌아온 KIA 윤석민이 4년 90억원이라는 금액으로 친정에 복귀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몸값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2016년에 박석민이 4년 최대 96억으로 도장을 찍고 NC로 가면서 100억 시대의 도래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렸다.

  • 차우찬과 양현종. 스포츠코리아 제공
올 시즌이 끝나고 타격 3관왕에 오른 최형우, SK 김광현과 삼성 차우찬, KIA 양현종이 모두 FA 자격을 따내면서 100억 시대가 눈 앞에 다가왔다.

그리고 지난 11월24일 KIA는 최형우와 4년 100억이라는 FA시장 역대 최고액으로 계약하며 팀 타선 보강에 나섰다. FA 100억원 시대의 첫 관문을 통과한 최형우 뿐 아니라 아직 계약을 하지 않은 삼성 차우찬과 KIA 양현종 역시 국내에 잔류할 경우, 100억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보여진다.

해가 갈수록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들의 몸값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FA시장이 거품이라는 부정적인 의견 역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 규모 자체가 워낙 적다보니 구단은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야구의 경우, 다른 스포츠와 달리 경험적인 측면이 매우 중요하다. 갈수록 프로와 아마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신인으로 입단한 선수의 경우,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하고 곧바로 군 복무를 위해 상무나 경찰청 야구단으로 가기 일쑤다. 신인왕 역시 올해 넥센 신재영과 같은 중고 신인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결국 한정된 자원에서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구단은 간절히 원하고 선수는 칼을 쥐고 있다. 자연스레 직전 시즌에 계약했던 선수의 FA 금액이 매년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선수들의 경우, 다년 계약을 원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해외 진출이라는 특수한 카드까지 가지고 있다.

몸값을 올리기 위한 협상용으로 해외진출이라는 카드는 선수 입장에서는 '신의 한수'다. 특히나 우승을 노리는 팀 입장에서는 에이스급 선수의 부재는 너무나 뼈아프다. 팬들 역시 '프랜차이즈급' 선수가 타 팀으로 빠져나가면 구단을 향해 "왜 우리 선수를 그냥 내보내느냐"고 비난을 멈추지 않는다.

구단 입장에서는 매년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는 발언을 꺼낼 수 밖에 없다. 거품이 넘쳐나는 시장이라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KBO리그 FA시장의 현실이 이렇다. 게다가 올해가 지나고 나면 선수, 특히 선발투수의 경우에는 거의 멸종 분위기에 가깝다.

양현종과 차우찬 이후, 내년부터 FA 자격을 채우게 되는 선발투수는 한화 윤규진과 안영명 정도다. 2018시즌이 끝나고 나면 두산 장원준이 다시 FA자격을 따내는 것이 전부다. 2017시즌을 앞두고 FA 몸값이 100억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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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6/12/10 06: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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