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고양=박대웅 기자] 오리온의 홈 무패 행진을 막아선 팀은 KGC인삼공사였다.

KGC인삼공사는 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101-99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GC인삼공사는 지난 삼성전에서 6연승이 마감된 아쉬움을 씻고 11승5패를 기록, 3강 체제의 발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반면 오리온은 홈 8연승 도전이 무산된 채 12승4패를 기록, 삼성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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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 : 양희종 부상 공백, 대안과 공략법은?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 : 양희종이 왼쪽 발목 인대파열로 6주 정도는 출전하지 못할 것 같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100실점을 내주면 101득점을 올리는 농구를 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문성곤, 한희원, 전성현이 능력을 100% 발휘할 필요가 있다. 자신감을 가져야하고 많은 득점이 아니라도 리바운드, 수비, 결정적인 3점슛 등에서 각자의 역할을 채워줄 시점이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 : 양희종이 빠지게 됐지만 상대의 국내선수와 외국인선수의 시너지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 쪽 모두에게서 시너지가 나면 KGC인삼공사는 무서운 팀이다. 또한 데이비드 사이먼과 오세근이 슛과 높이가 있기 때문에 골밑에서는 불리하지만 어차피 도움 수비를 해야만 한다. 상대가 쉽게 볼을 돌리며 기회를 만들면 경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파생되는 공격에 주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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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1·2쿼터) : 화끈한 공격 농구, 오리온 창이 날카로웠다

1쿼터부터 양 팀이 팽팽한 접전을 주고받았다. KGC인삼공사는 사이먼의 야투 감각이 난조를 겪었지만 오세근이 골밑에서 분전했으며, 특히 문성곤이 내외곽에서 5분 여 동안 8점을 폭발시키며 양희종의 공백을 공격에서 채웠다. 이정현과 전성현도 외곽에서 힘을 보태면서 근소한 리드를 움켜잡을 수 있었다. 오리온은 정재홍과 허일영이 초반 좋은 컨디션을 나타냈으나 헤인즈가 실력을 무려 5개나 쏟아내며 아쉬운 출발을 했다. 1쿼터는 KGC인삼공사의 3점 차 리드로 끝이 났다.

그러나 2쿼터 분위기는 오리온 쪽으로 넘어왔다. 헤인즈가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맹렬하게 득점쇼를 선보이기 시작했고, 바셋과 이승현의 외곽포까지 터지면서 순식간에 오리온이 39-34까지 앞서나갔다.

KGC인삼공사도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았다. 잠잠했던 사이먼이 점차 분전한 가운데 이정현이 외곽에서 힘을 실어주며 추격을 시작했다. 다만 제공권 싸움에서 밀린 가운데 상대의 실책을 속공으로 연결시키는 빈도도 상대적으로 떨어졌으며, 전반에만 3점슛 6방을 포함해 53점을 내준 수비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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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3·4쿼터) : 경기 종료 1분, 혈투 속 승리팀은 KGC인삼공사

후반 들어 KGC인삼공사가 힘을 내며 승부의 향방이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특히 KGC인삼공사는 3쿼터 중반 5점 차 열세에서 오세근, 이정현, 사익스 등이 연속 10점을 몰아치면서 리드를 되찾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후에도 오리온은 공격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였고, 한 때 8점 차까지 뒤졌지만 3쿼터 막판 이승현이 바스켓카운트와 3점슛을 내리 성공시키며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4쿼터에도 양 팀 모두 프레스와 트랩 등 다양한 수비 변화를 통해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 이어졌다.

오리온은 경기 막판 헤인즈가 사이먼의 5반칙 퇴장으로 헐거워진 상대의 골밑 집중력으로 공략하며 살얼음판 리드를 계속 유지했다. KGC인삼공사에게도 기회는 찾아왔다. 오세근이 헤인즈의 슈팅을 블록한 뒤 이어진 공격에서 득점까지 기록하며 종료 24초를 남기고 1점 차로 따라붙었다. 또한 다음 수비에서 이정현이 김동욱의 공을 가로챈 뒤 속공 득점을 올려놓으며 극적인 역전까지 만들어냈다.

오리온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이승현이 종료 7초를 남기고 극적인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내며 재역전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승현의 추가 자유투가 림을 외면했고, 빠르게 공격을 전개한 KGC인삼공사는 사익스가 김강선으로부터 U파울을 이끌어내 또 한 번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비록 사익스 역시 이승현과 마찬가지로 두 번째 자유투를 놓쳤으나 공격권이 계속해서 KGC인삼공사에게 주어졌고, 이정현이 던진 중거리슛이 종료 버저와 함께 림을 통과하며 그대로 승리의 여신이 KGC인삼공사의 품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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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현 외에도 빛난 주연급 조연들

이날 경기를 매듭지은 이정현은 23점 9어시스트 4리바운드 4스틸로 펄펄 날며 KGC인삼공사의 에이스임을 재입증했다. 하지만 이정현의 활약만 눈부셨던 것은 아니다.

오세근은 19점 10어시스트 9리바운드 2스틸로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맹활약을 펼쳤다. 1라운드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도 팀이 패해 아쉬움을 삼켰던 기억을 깨끗이 털어냈다.

문성곤의 깜짝 활약도 반가웠다. 지난 시즌 전체 1순위로 데뷔했지만 주전 경쟁을 뚫지 못해 매번 아쉬운 모습만 보여줬던 문성곤은 이날 16점 4리바운드 1스틸로 공격에서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양희종의 부상 공백을 채우는데 성공하며 김승기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반면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가 34점 17리바운드 6어시스트, 이승현이 17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했지만 마지막 집중력에서 한 발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 제공권 싸움에서 앞섰고, 외곽포에서도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냈지만 무려 16개의 실책을 쏟아내며 자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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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승장 김승기 감독 : 이겨서 좋다. 경기 전에도 말했듯 1승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성곤, 한희원, 전성현 쪽에서 무언가 나와 줘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오늘은 성곤이가 잘 해줬고, 성현이도 3점슛, 희원이 역시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도와줬기에 끝까지 갈 수 있었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또한 24초를 남기고 지고 있었을 때 파울 작전 없이 뺏는 수비를 했는데 정현이가 스틸과 마지막 득점을 책임져줬다. 공격 패턴도 준비한대로 맞아 떨어졌다. 앞으로도 2~3쿼터에 안 무너지면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패장 추일승 감독 : 아쉽게 졌다. 1쿼터 초반에 너무 실책이 많았고,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가는 원인이 됐다. 턴오버 과정도 선수들이 좀 더 많은 패스가 나와야 하는데 한 번에 너무 쉬운 슛을 노렸고, 무리한 패스가 많았다. 마지막 슛을 맞은 것은 우리 선수들보다 상대가 잘 한 부분인 것 같다. 다시 정비해서 마무리를 잘 하겠다. (판정 불만에 대해서는) 경기라는 것이 항상 우리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 어쩔 수 없다. 경기 막판 김강선의 U파울도 본인이 급해서 무의식 중에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 같다. 그것보다는 실점 차제가 많았다는 점, 공격에서의 지나친 욕심이 실책과 상대의 쉬운 득점으로 연결된 것이 전체적인 패인이었다.

▶경기 정보

KGC인삼공사 101(24-21 24-32 28-21 25-25)99 오리온

KGC인삼공사
이정현 23점 9어시스트 4리바운드 4스틸
오세근 19점 10어시스트 9리바운드 2스틸
문성곤 16점 4리바운드
데이비드 사이먼 22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오리온
애런 헤인즈 34점 17리바운드 6어시스트
이승현 17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정재홍 12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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