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인천삼산=박대웅 기자] 전자랜드가 모비스를 마침내 안방에서 꺾었다.

전자랜드는 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106-7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전자랜드는 신바람 3연승을 내달리며 9승6패를 기록, 4위 동부를 반 경기 차로 압박하는 성과를 남겼다. 반면 모비스는 3연패 수렁에 빠진 채 5승패가 돼 LG에게 공동 7위 자리를 내줬다.

이날 제임스 켈리는 31점 7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승리의 중심에 섰다. 또한 정영삼이 내외곽을 휘저으며 16점을 보탰으며, 정효근도 19점 7리바운드 4스틸로 제 몫을 다했다.

반면 모비스는 찰스 로드가 32점 13리바운드, 전준범이 19점을 기록했지만 두 선수 외에는 모두가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KBL 제공
▶ 출사표 : 블레이클리 공백에 대한 생각은?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 상대의 외국인 선수 1명이 뛰지 못하지만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이 결여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유를 부리거나 천천히 뛰는 구성은 아니다. 다만 열심히 하더라도 상대의 약점처럼 보이는 곳을 공략하다보면 정적인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 어떻게 운용하느냐 과정이 중요하다. 리바운드와 수비로 상대를 압박한 뒤 공격을 풀어가는 것이 잘 안 됐을 때 조급해지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점을 강조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 : 블레이클리가 일시대체 기간을 연장해 규정상 이번 경기에 뛸 수 없지만 없는대로 해야 한다(웃음). 밀러의 몸상태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 체력도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다른 팀들에게 우선권이 있어서 우리가 완전 대체에 대해 선택할 여지는 없다. 상대팀의 누가 잘하고를 떠나서 우리가 먼저 준비가 잘 갖춰져야 한다. 오늘은 외국인 선수 1명이 빠지기 때문에 특히 더 집중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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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삼의 적극성, 전자랜드의 기선제압

1쿼터부터 전자랜드가 좋은 흐름을 가져갔다. 경기 전 유도훈 감독은 “정영삼이 보다 적극적인 야투를 던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는데 정영삼은 1쿼터에만 100% 야투 성공률을 나타내며 3점슛 2방을 포함, 총 10점을 몰아치는 기염을 토했다. 정효근 역시 내외곽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간 가운데 빅터와 강상재도 골밑에서 힘을 보탰다.

모비스는 찰스 로드가 높이를 앞세워 10점을 쓸어 담았지만 잦은 실책이 상대의 속공으로 연결되는 장면이 몇 차례 나오면서 흐름을 내줬다. 1쿼터는 전자랜드가 27-21로 앞선 채 마무리 됐다.

▶역대 전반 최다 점수 차, 승부는 갈렸다

2쿼터 들어 양 팀의 격차는 압도적으로 벌어졌다. 전자랜드는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했고, 모비스는 그 반대였다. 특히 전자랜드는 33-25 리드에서 무려 24점을 연속으로 몰아치며 인천삼산월드체육관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켈리가 10분 간 무려 18점을 폭발시키면서 사실상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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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모비스는 2쿼터 내내 단 6점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야투 감각은 최악에 가까웠고, 제공권마저 외국인 선수 2명이 나란히 뛰는 전자랜드에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1쿼터와 마찬가지로 실책이 속출했고, 전자랜드의 빠른 트랜지션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전자랜드는 전반을 61-27, 34점 차로 앞서며 KBL 역대 최다 격차 기록을 세웠다. 지난 1997~98시즌 모비스가 삼성에 61-29, 32점 차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고, 이후 두 차례 타이 기록이 나온 바 있는 데 결국 전자랜드가 20년 만에 가장 압도적인 전반을 보낸 팀에 등극했다.

▶‘반전 없던 후반’ 전자랜드, 모비스전 홈 10연패 탈출

후반은 양 팀에게 큰 의미가 없는 시간이었다. 모비스는 로드가 다시 힘을 내며 차근차근 득점을 쌓아나갔고, 전반까지 3점에 묶인 함지훈도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전자랜드에게서 방심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켈리가 계속해서 득점을 주도한 전자랜드는 3쿼터 후반까지도 더블스코어를 유지하는 괴력을 선보였고, 오히려 1점을 더 달아난 채 4쿼터를 출발했다.

전자랜드는 이후 벤치 멤버를 고르게 활용하는 여유를 보였고, 모비스 역시 일찌감치 백기를 든 채 다음 일정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전자랜드는 2012년 12월26일 이후 1437일 만에 안방에서 모비스를 꺾는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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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후 기자회견

승장 유도훈 감독 : 1차전에 좋은 흐름 때 상대가 존 디펜스를 써서 어려움이 있었다. 그 준비를 잘 했다. 존을 깨기 위해서는 수비가 되면서 속공으로 득점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는데 잘 이뤄졌다. 모비스의 야투 적중률이 초반에 다소 떨어진 부분이 있었다. 리바운드를 차곡차곡하면서 비교적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전반 34점 차 신기록은 몰랐다. 홈에서 계속 졌던 부분이 있는데 지난 오리온전 10연패 탈출 이후 모비스전에서도 홈 10연패를 탈출했다. 하나씩 맞춰가야 할 것을 선수들도 알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점을 집중해야 할 것 같다. 모비스의 축인 양동근과 외국인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 동부전 준비도 잘 하겠다.

패장 유재학 감독 : 총평을 할 것이 없다. 전자랜드전 강세는 멤버가 좋았을 때의 이야기다. 초반에 실책이 너무 많았다. 가뜩이나 느린데 전반에만 속공을 8개나 내줬다. 경기가 풀릴 수 없었다. (전반 최다 점수 차 패배에 대해) 이 기록도 세우고 저 기록도 세우는 것 같다. 블레이클리가 오면 아무래도 조금 낫지 않을까 싶다. 국내 선수들도 빨리 자신감을 찾을 필요가 있다.

▶경기 정보

전자랜드 106(27-21, 34-6, 21-20, 24-27)74 모비스

전자랜드
제임스 켈리 31점 7리바운드 3스틸
정효근 19점 7리바운드 4스틸
정영삼 16점 2어시스트


모비스
찰스 로드 32점 13리바운드
전준범 19점
함지훈 10점 6어시스트 3리바운드 2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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