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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사이영상 수상자인 릭 포셀로도 아닌, 약혼자인 케이트 업튼이 사이영상 소식에 크게 반발한 저스틴 벌랜더 아닌, 그들에게 뒤져 사이영상 투표 4위에 그친 선수의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왜 사이영상 1,2,3위를 젖혀두고 이 선수의 얘기를 할까. 바로 이 선수의 2016시즌은 메이저리그 146년여간의 역사 속에서도 가장 빛난 역대 1위의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잭 브리튼(29·볼티모어 오리올스)의 2016시즌에 대해 너무나도 소홀히 대했다.

  • ⓒAFPBBNews = News1
▶역사상 브리튼 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없다

브리튼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0.54로 시즌을 마쳤다. 당연히 아메리칸리그, 내셔널리그를 통틀어 1위의 기록이었다. ‘아 그래? 대단하네’정도로 이 기록을 넘겨서는 안 된다.

1871년기록부터 취급하는 팬그래프에 따르면 브리튼은 한 시즌 50이닝 이상을 던진 2만3923명의 투수 중 0.54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존재하지 않는다(종전 1위 2012 페르난도 로드니 0.60).

또한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전체 평균자책점은 4.19로 2010년들어 가장 높았다. 메이저리그의 평균적인 투수가 4.19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0.54를 기록했다는 점은 놀랍기 그지없다.

게다가 브리튼은 총 69경기에 나와 47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 단 하나의 블론세이브도 기록하지 않았다. 이는 ‘마지막 마무리 사이영상’ 수상자인 2003년 에릭 가니에(55세이브 1.20)와 2008년 브래드 릿지(41세이브 1.95) 2011년 호세 발베르데(49세이브 2.24)에 이어 역대 네 번째 마무리 투수 노블론 시즌이었다.

마무리 투수의 기본 임무는 팀의 승리를 날리지 않는 것(노블론)이다. 거기에 점수까지 적게 허용하면 금상첨화(낮은 평균자책점)다. 브리튼의 2016 시즌이 얼마나 위대했는지는 기록이 말해준다.

  • 시즌 후 아메리칸 리그 최고 구원투수에게 주어지는 마리아노 리베라상을 받은 브리튼(오른쪽 두번째)와 시상자 리베라(오른쪽 첫번째). ⓒAFPBBNews = News1
▶조정 평균자책점, 브리튼의 2016시즌의 위대함을 말한다

조정 평균자책점(ERA-)라는 기록이 있다. 시대, 구장 상황, 리그 수준 등 모든 면을 고려해 역사상 모든 선수를 한 번에 비교해볼 수 있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좋은 기록인 ERA-의 예로 같은 2.8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1998년의 페드로 마르티네즈와 2014년의 훌리오 테헤란의 경우 페드로가 ERA-에서 61을 기록한데 반해 테헤란은 79를 기록했다. 같은 평균자책점이라도 1998년 페드로가 2014년의 테헤란보다 뛰어났음을 알 수 있게 하는 기록인 것.

이 ERA-에서 브리튼은 2016시즌 12를 기록했다. 이는 1871년부터 2만3923명의 한 시즌 5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역대 1위다(종전 1위 2012 로드니 16).

즉 단순히 시대상황이 고려되지 않은 평균자책점(ERA)에서도 역대 1위인 브리튼은 시대상황 등 모든 면을 고려한 조정 평균자책점(ERA-)에서도 역대 1위를 기록한 것이다.

브리튼의 2016시즌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위대한 시즌이었다.

  • 2012년의 로드니(왼쪽)와 2003년의 가니에. ⓒAFPBBNews = News1
▶2012년의 로드니처럼… 화려함이 전부가 아니다

이 브리튼의 위대한 2016시즌을 정리하면서 알게된 것 중 하나가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역대 평균자책점, 조정평균자책점 1위가 모두 2012년의 로드니(ERA 0.60, ERA- 16)였다는 점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로드니의 화살 세리머니만 기억하지 그의 2012년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2003년의 에릭 가니에(사이영상 수상)보다 잘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로드니는 종전 모든 기록을 깬 역사적인 2012시즌을 보냈음에도 사이영상 투표 5위에 그쳤다.

사이영상에서 ‘화려함’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2003년의 가니에는 그의 등판만으로 분명 화제를 모은 특이한 상황덕분에 사이영상을 받고 인정받았다(후에 약물이었음이 밝혀졌지만).

하지만 2012년의 로드니나 2016년의 브리튼은 그런 화려함은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기록은 그들이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시즌을 보냈음을 말해준다. 2012년의 로드니에게 그랬듯 2016년의 브리튼을 소홀히 대하고 있는 현재, 브리튼의 위대했던 2016시즌은 역대 단일시즌 투수 최고의 시즌을 기록하는 역사책에 조용히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호의 스탯볼 :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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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6/11/29 15: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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