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회장과 안면으로 설립때 도움 준 것"

허승욱(44) 사단법인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회장이 센터 설립 과정에서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조카인 장시호(개명 전 장유진) 씨의 도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설립된 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올해까지 6억7천만원의 예산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로부터 받아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이 단체의 사무총장을 맡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특혜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

이 단체는 스키 국가대표 출신 허승욱 씨가 회장을 맡고 있고, 전무이사로는 빙상 국가대표 출신 이규혁 스포츠토토 빙상팀 감독의 이름이 등재돼 있다.

대회 출전 관계로 프랑스에 머물고 있는 허승욱 회장은 2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제가 올해 6월부터 회장을 맡은 이후 장시호 씨가 사무총장을 맡았거나 이 단체에서 공식 직책을 갖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허승욱 회장은 "다만 이 단체가 처음에 사단법인 설립이 잘 안 되고 그럴 때 도움을 준 것 같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이 단체의 취지는 어린 선수들을 육성해서 동계 스포츠를 활성화하고 그러다 보면 은퇴 선수들의 일자리 창출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된 것"이라며 "장시호 씨가 전임 (박재혁) 회장님과 안면이 있어서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이게 사실 최근 정국에 맞물려서 나쁘게 보일 수 있지만, 스키와 같은 비인기 종목 입장에서는 좋은 사업"이라며 "어린 선수들 육성해서 외국 전지훈련을 보내주고 대회 출전도 시켜준다고 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 뉴질랜드 전지훈련에 예산이 많이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그 예산이 개인적인 돈이나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문체부 예산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평창 올림픽 앞두고 지원을 많이 해주는구나'라고 여길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문체부 예산은 카드로 지급됐다"며 "만일 제가 조사를 받게 되면 영수증을 다 낼 수 있다"며 "스키 쪽에서는 전체적으로 유명한 선수 출신들은 영재캠프에서 다 코치를 했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예산 과다지급 논란에 대해서는 "인원수에 비해 많이 나왔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스키 훈련을 제대로 하려면 그 정도 들어가는 것도 맞다"고 반박했다.

스키의 경우 올해 초 유소년 선수 5명과 지도자 2명 등 7명이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약 45일간 다녀오면서 1억6천500만 원의 예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허 회장은 "여기로 2년간 들어온 예산이 한 6억7천만 원 정도 되지만 문체부에서 내려온 돈을 개인이 어떻게 빼돌리거나 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좋은 취지로 시작한 단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장시호 씨가 이 단체 사무총장이었다는 주장이 있어서 우리도 확인하고 있지만, 서류상이나 드러난 부분에서 그런 내용은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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