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잠실실내체육관=이재호 기자] 서울 삼성이 안양 KGC 인삼공사를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무려 114득점이나 하며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가 제대로 먹히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를 잘 보여줬다. 특히 지난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당했던 안양에게 승리하면서 나름의 복수혈전에도 성공했기에 더욱 의미 있었다.

삼성은 25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양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114-91로 대승했다.

KBL 제공
이날 승리를 통해 삼성은 단 두 경기이긴 하지만 2승으로 단독 1위를 차지해 2010년 11월 3일에 7승2패를 기록한 이후 약 6년 만에 단독 1위의 기쁨을 누렸다.

이날 유일한 경기였기였기에 많은 관심을 받았고 경기내용 역시 다득점에 새로운 외국인 선수 크레익이 26득점이나 넣으며 활약하는 등 볼거리도 풍성한 경기였다. 삼성은 팀원 전체가 고른 활약을 하며 '팀'농구의 끝판왕을 보여줬고 그 덕분에 114점이라는 다득점으로 강팀 안양을 잡아냈다.

▶출사표 : “외곽 막으면 승리” vs “크레익의 골밑돌파만 막으면…”

-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 : “안양에게 작년 3점슛을 많이 당했다. 골밑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외곽만 봉쇄한다면 승리 가능성이 충분하다. 상대 슈터 이정현이 평소에는 33%정도의 3점 성공률인데 우리팀만 만나면 50%가까이 나오더라. 이정현을 잘 막아야 한다.”

-안양 KGC 김승기 감독 : “상대 외인인 크레익의 안으로 치고 들어오는 움직임을 막아야한다. 결국 오세근과의 매치업인데 오세근도 중요성을 잘 알더라. 밀고 들어올 때 밀리지 않아야만 한다.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이미 이겨본 팀이라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있다. 양팀 다 멤버도 좋고 하니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다.”

KBL 제공
▶전반전(1,2쿼터) : 거구 크레익의 섬세함, 삼성의 역전 2쿼터 이끌다

삼성의 새로운 외국인 선수 크레익은 신장은 188.4cm이지만 몸무게는 116.9kg에 달하는 거구다. 그런 그가 1쿼터 종료 5초전부터 코트를 밟았고 2쿼터부터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크레익은 서울 삼성이 25-32로 뒤진채 마쳤던 1쿼터의 스코어를 2쿼터 종료 후 60-55로 바꿔놓은 공신이었다.

혼자 2쿼터에 12점을 넣고 그중 3점슛은 두 번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어시스트도 무려 4개나 하며 전반 종료 후 득점-어시스트-3점슛 모두 1위로 마쳤다. 단 한 쿼터만 뛰고 만든 성적이었다.

안양 KGC는 삼성이 가장 경계한 슈터 이정현이 역시나 초반 3점슛을 내리 꽂아넣으며 쉽게 경기를 풀어가나 했다. 하지만 김승기 감독이 우려한대로 2쿼터에 라틀리프-크레익이 동시에 뛰자 크레익을 막는데 고전했다. 178cm에 지나지 않는 사익스가 어시스트 5개를 하는등 다른 방향으로 맞서봤지만 2쿼터에 한번 넘어간 흐름을 되찾지 못한채 1쿼터를 32-25로 이겨놓고 2쿼터를 55-60으로 뒤진채 마쳐야했다.

▶후반전(3,4쿼터) : 3쿼터에 쐐기를 박은 삼성, 전의 잃은 KGCKGC는 3쿼터 초반 내리 8점을 내며 추격을 발판을 마련하나 했다. 하지만 3쿼터 6분 1초를 남긴 시점부터 삼성이 김태술의 어시스트-라틀리프의 리바운드-크레익의 득점 쓰리 콤보를 앞세워 남은 6분간 18점을 내는데 반해 고작 5실점밖에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아버렸다.

삼성은 3쿼터를 2분38초 남긴 시점부터 단 한 점도 실점하지 않으면서 야투 3개를 꽂아 넣으며 3쿼터가 끝났을 때 85-73으로 4쿼터에 아예 추격의지가 없게 만들어버렸다. 특히 가드 김태술은 3쿼터에만 어시스트 5개를 하고 라틀리프는 리바운드만 7개를 해내며 경기를 장악했다. 2쿼터 놀라운 활약을 보였던 크레익은 5개의 야투를 모두 꽂아 넣으며 스코어러로서 KGC의 전의를 꺾어버렸다.

KBL 제공
KGC는 3쿼터에 라플리프에게 수비 리바운드 7개를 허용하는등 골밑이 완전히 무너졌고 자연스레 추격 동력을 잃은채 4쿼터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결국 3쿼터 종료 후 85-73 삼성의 리드였던 경기는 4쿼터 그 차이가 더 벌어져 경기는 114-91로 끝났다. 그야말로 다득점 싸움이었고 삼성은 스코어 쟁탈전에서 압승을 거뒀다. KGC는 1쿼터만 빼고 2,3,4쿼터 모두 완전히 내주면서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팀’ 삼성, 이정현-오세근에 의존한 KGC를 완파하다

삼성은 초반 크레익이 돋보이고 3쿼터에는 김태술-라틀리프의 맹활약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서울 삼성의 진짜 진가는 ‘팀’으로 드러났다. 이날 경기 삼성에서 5분이상 뛴 8명 중 임동섭(7득점)을 제외하곤 모두 10점이상을 넣었다.

반면 KGC는 이정현과 오세근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다. 오세근은 22득점 9리바운드, 이정현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22득점을 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사익스는 턴오버를 5개나 범하며 16득점을 무색케 했다. 패스를 너무 가볍게 하다 보니 실수가 연발됐고 트랩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또다른 외국인 선수인 데이비드 사이먼은 12개의 야투 중 고작 4개만 넣는데 그쳤다. 나머지 선수들은 존재감을 찾기 힘들었다.

김태술을 전성기 때 모습에 상당히 근접해졌고 라틀리프는 건재하며 크레익이라는 새로운 동력까지 생긴 삼성은 기존의 탄탄한 전력까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무려 114점을 넣는 화끈하고 공격적인 농구를 보여줬다.

▶경기 후 기자회견 : “개인적으론 수훈 선수는 이관희”, “수비로 승리했다”

김승기 안양 KGC 감독 : “이기려고만 하다보니 실수가 많이 나왔다. 준비해온 트랩이 전혀 되지 않았고 사익스부터 시작된 실수가 너무 많았다. 이렇게 실수가 많은데 이길 수가 없는게 당연하다.”

KBL 제공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 :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가 잘 맞아 떨어져 100점 이상을 뽑아 기쁘다. 위기는 있었지만 선수들이 극복해 오히려 자신감이 됐다. 크레익은 슛이 없는 선수가 아닌데 의도적으로 어시스트를 많이 하려는 경향이 있는 선수다. 하지만 오늘 첫 슛이 들어가니 감이 좋았는지 잘 넣더라. 김태술 역시 탈압박을 해주며 잘해줬다. 결국 빠른 농구의 핵심은 김태술인데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꼭 언급하고 싶은데 많은 분들이 크레익에 주목하지만 개인적으론 수비를 해주고 중요한 순간 3점을 넣어준 이관희를 수훈선수로 뽑고 싶다.”

▶경기정보

서울 삼성 114(25-32 35-23 25-18 29-18)91 안양 KGC인삼공사

서울 삼성 : 마이클 크레익 26득점 5어시스트 3리바운드, 김태술 13득점 9어시스트 3스틸, 리카르도 라틀리프 17득점 4어시스트 11리바운드, 문태영 : 12득점 3어시스트 5리바운드 4스틸

안양 KGC : 오세근 22득점 9리바운드, 이정현 22득점 3어시스트 5턴오버, 키퍼 사익스 16득점 8어시스트 5턴오버, 데이비드 사이먼 10득점 5리바운드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