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고려대)은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앞서 모비스는 지난 3일 신인드래프트 순위추첨식에서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바 있다. 평소 우승을 차지해도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던 유재학 감독마저 활짝 웃게 만들었을 만큼 이번 1순위 지명권은 모비스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국내 최고의 빅맨 유망주인 이종현을 모비스가 그대로 지나칠 이유는 전혀 없었다. 유재학 감독은 단상 위에서 예상대로 이종현을 전체 1순위로 호명했다.
서장훈-김주성-하승진의 대를 이을 초대형 빅맨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이종현은 2016 대학농구 정규리그에서 평균 15.5점 9.2리바운드 2.3블록을 기록, 고려대의 16전 전승 우승(정규리그 3연패)을 이끌며 당당히 MVP에 선정됐다. 신장에 비해 월등한 윙스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뛰어난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대학 무대 골밑을 지배했다.
경복고 시절부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그는 이른 나이에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대학 1학년부터 프로아마 최강전에서도 MVP를 거머쥐며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
지명 직후 이종현은 “저를 호명해주신 모비스 관계자분들, 이민형 감독님을 비롯한 고려대 후배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부모님 뒷바라지로 이 자리에 섰다. 돈 많이 벌어서 효도하겠다”며 그동안 고마웠던 이들에게 인사를 전한 뒤 “이제 고려대 이종현이 아닌 모비스의 이종현으로 KBL 두목을 잡으러 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가 말한 ‘두목’은 지난해 전체 1순위로 선정돼 오리온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던 대학 선배 이승현을 의미하는 말이다.
2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SK는 예상대로 최준용(연세대)을 지명했다. 이번 드래프트 최고의 재능으로 꼽히고 있는 최준용은 대학리그에서 평균 16.6점 9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록했으며, 장신임에도 가드의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기동력 역시 뛰어나다. 김선형과 함께 SK의 스피드 농구를 이끌 재목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최준용은 이종현과 마찬가지로 SK 관계자, 고대 농구단, 가족들에게 차레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이 곳에 앉아있으면서 체육관이 좋다 싶었다. 여기가 바로 제 집이다”며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된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황금드래프트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우리가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 밖에 강상재(고려대) 역시 이변 없이 3순위 지명권을 가진 전자랜드로부터 호명됐다. 대학리그 평균 15.5점 7.3리바운드를 기록한 강상재는 기본적인 높이 뿐 아니라 외곽슛 능력까지 보유한 빅맨으로 어느 팀에서든 제 몫을 다해낼 선수로 평가받아왔다. 그동안 빅맨 수혈에 목이 말라있던 전자랜드는 트레이드를 통해 KCC로 주태수를 떠나보냈는데 강상재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강상재는 “전자랜드가 다크호스라고 하는 기사를 봤는데 다크호스가 아닌 강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KBL의 인기가 부흥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과 각오를 전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