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승우(18·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정말 역대급 재능일까.

물론 분명 뛰어난 재능인건 맞지만 어느덧 이승우도 만 19세가 눈앞이다. 그런데 1군데뷔는커녕 여전히 유소년팀에 머물러있다. 물론 여러 이유야 있겠지만 ‘핑계 없는 무덤은 없는 법’이다.

한국이 낳은 역대급 재능인 손흥민이 같은 나이에 이미 1군에 데뷔하고 한시즌을 치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승우가 과연 호들갑 떨 정도로 뛰어난 재능이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1998년 1월 6일생인 이승우는 현재 만 18세 9개월을 지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창 고3으로 수능시험을 준비할 나이인 셈이다(빠른 년생으로 인정되면 현재 대학교 1학년). 마냥 어린 줄로만 알았던 이승우도 내년이면 어엿한 성인인 셈이다.

현재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유소년 최고단계인 후베닐A와 2군인 바르셀로나 B팀을 오가고 있는 중이다. 후베닐A까지는 아마추어, B부터는 프로다. 이승우는 지난해 3월 잠시 B팀에서 뛴 이후 올해는 대부분의 시간을 후베닐A에서 보내며 잠시 바르셀로나B를 오가고 있다.

이승우가 그렇게 뛰어난 유망주라고 극찬하던 바르셀로나는 왜 굳이 그를 프로팀이 아닌 유소년팀에 활용하고 있는 것일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올해가 지나고 나면 이승우를 더 이상 후베닐A에서 쓸 수 없으니(18세 연령제한) 경쟁이 심한 바르셀로나B보다 주전으로 꾸준히 뛸 수 있는 후베닐A에서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승우가 바르셀로나의 징계로 인해 약 2년이상 훈련에만 참가하고 실전경기는 뛰지 못했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말 이는 합리적일까. 만약 이승우의 실력이 너무나도 압도적이라면 바르셀로나B는 물론이거니와 리오넬 메시 등이 뛰는 1군팀에 쓰면 된다. 단적으로 손흥민의 예가 있다.

손흥민은 만 18세 3개월 21일이었던 2010년 10월 28일 독일 함부르크SV 1군팀에 정식 데뷔했다. 독일컵(FA컵)에서 가졌던 데뷔전 이후 꾸준히 팀에 활용됐고 결국 2010~2011시즌 14경기 3골로 데뷔시즌을 마쳤다. 리그 데뷔전에서는 데뷔골, 11월 21일 하노버전에서는 멀티골을 뽑기도 했다. 고작 만 18세 4개월차에 있었던 일이다.

2010년 만 18세에 첼시를 상대로 뛰었던 손흥민. ⓒAFPBBNews = News1
하지만 현재 이승우는 만 18세 9개월을 지나고 있지만 1군은커녕 스페인 3부리그인 바르셀로나B(2군) 정식 데뷔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사정으로 인해 후베닐A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이유지만 손흥민처럼 1군에서 뛸 수 있다면 굳이 아낄 이유가 왜 있겠는가.

물론 손흥민이 뛰었던 함부르크와 바르셀로나의 수준차는 분명 어마어마하다. 그 차이를 인정해야한다. 또한 우승권팀이 아니던 함부르크와 매번 우승을 노리는 바르셀로나의 팀 사정의 차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승우가 바르셀로나B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은 과연 그를 역대급 재능이라고 부르던 과거의 수식어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승우는 현재 바레인에서 열리는 있는 AFC U-19챔피언십의 19세 대표팀에도 소집되지 않았다.

물론 팀 사정 때문일 수 있으나 고작 한 살 차이 나는 대표팀에도 월반을 하고 있지 못하다. 같은 나이때 손흥민이나 이천수, 차범근, 구자철 등은 이미 청소년 대표팀이 아닌 국가대표에서 뛰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비교가 쉬울까. 한국 지도자들도 분명 이승우라는 재목을 눈여겨봐왔을 것임이 틀림없는데 그를 발탁하지 않는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직 이승우는 지켜봐야할 것이 많은 선수다. 여전히 만 19세가 되지 않았고 그 사이 어떤 성장세를 보이고 어떤 활약을 보일지 모른다. 그게 바로 그 나이대다. 분명 이승우는 2년가량 경기에 뛰지 못했던 바르셀로나의 징계로 인해 가파르던 성장세가 잠시 꺾인 것일 수 있다. 또 그 2년동안 제대로 바르셀로나의 훈련과 경기에 '뛰었다면' 지금쯤 손흥민을 능가하는 재능을 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포츠에 '만약'은 없다. 현실은 후베닐A며 아직 스페인 3부리그의 바르셀로나B에서도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다. 현지의 극찬이나 동나이대 선수와 경기를 하며 보여주는 경기력은 믿을게 못된다. 결국 성인 축구에 와봐야하고 그곳에서 어떤 증명도 해보이지 못하고 있다면 ‘역대급 재능’이란 말은 허황될 뿐이다.

결국 유망주는 가봐야안다. 손흥민처럼 18세부터 독일 분데스리가에 데뷔한 선수도 있지만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이탈리아 공격수 루카 토니도 20세 중후반이 되서야 제대로 인정받는 경우도 있다. 아직 이승우도 잠재성이 모두 폭발한 것은 아니다. 그의 잠재성이 그의 유명세만큼 터질지를 냉정히 지켜볼 시선만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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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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