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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한화의 가을 잔치 합류가 9년 연속 불발됐다. 지난 2007년 이후 포스트시즌 티켓과 계속해서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한화는 특히 2009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6년 동안 무려 5차례나 최하위에 머물며 깊은 암흑기를 맞이했다.

특히 2013시즌부터 2년 동안은 KBO 통산 최다승을 보유한 명장 김응용 감독조차 한화를 깊은 구렁텅이에서 끌어올리지 못하며 지도자 커리어 마지막에 오점을 남겼다. 한화가 2014시즌을 앞두고 꺼내든 회심의 카드는 바로 김성근 감독 영입이었다.

그러나 ‘야신’으로 추앙받던 김성근 감독 역시 2년째 실타래를 좀처럼 풀지 못하고 있다. 물론 6년 동안 5번이나 최하위에 머물렀던 시기보다 한화의 성적이 다소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대대적인 투자 속에서 받았던 기대치에는 한참이나 미치지 못했다.

2015시즌에는 마지막까지 와일드카드에 대한 희망을 밝혔으나 후반기 뒷심 부족으로 고배를 마셨으며, 올해는 비슷한 과오가 되풀이된 가운데 승률이 오히려 떨어졌다. 5강 탈락이 결정된 시점도 보다 앞당겨졌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과의 계약이 2017년까지로 1년이 더 남아 있다. 그러나 김 감독에게 계속해서 지휘봉을 맡길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한화는 올시즌 일정을 모두 끝낸 뒤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오명을 씻을 수 있도록 김 감독에게 마지막 기회를 부여할지, 또는 과감히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지 모든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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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의 눈빛은 분명 변했다

2년 연속 1차 목표인 5강 진출이 무산됐기 때문에 김성근 감독의 지난 2년은 실패한 시즌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애초부터 미래보다 현재에 더욱 초점을 두고 승부수를 던졌다는 점에서 더욱 확실한 성과가 필요했다.

그러나 최하위권에서 중하위권으로 순위가 올라갔고, 암흑기 내에서도 최근 2년 동안의 승률이 가장 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전임 김응용 감독의 2년 간 성적이 91승162패3무로 승률 3할6푼에 그친 것에 비해 김성근 감독은 올해 최종전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133승 3무 151패로 승률 4할6푼8리를 기록했다. 승률 1할의 차이는 고질적으로 팀의 발목을 붙잡았던 ‘패배 의식’을 완전히 벗어던졌다고 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수치다.

실제로 선수단의 눈빛과 경기력에서도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달라진 점들이 있다. 과거 일찌감치 승부를 포기하거나 프로로서 용납하기 힘든 본헤드 플레이가 쏟아졌다면 최근 2년 동안에는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으로 패하더라도 긴장감 넘치는 승부를 수없이 만들어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선수들이 경기 출전을 자청하면서 똘똘 뭉쳤고, 이를 통해 김 감독이 강조했던 일종의 의식이 강하게 피어났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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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야구의 중독성을 나타내는 ‘마리한화’라는 용어가 엄밀히 말하면 2014시즌 후반기 무렵 처음 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면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결국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였다. 한화의 경기가 열리면 한화 팬들 뿐 아니라 KBO 리그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압도적인 시청률로 인해 방송사들의 중계 편성 경쟁이 이어졌고, 관중 동원에서도 홈 구단 최다 관중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한편 원정에서는 상대 홈 관중 이상을 끌어 모으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구단 뿐 아니라 그룹 홍보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논란, 논란, 그리고 논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성근 감독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2년 전과 달리 싸늘하게 돌아서 있는 상태다. 이제는 ‘야신’이라는 표현 자체를 사실상 찾기 어려워졌으며, 실체가 드러난 김 감독을 지금이라도 경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경기장에서 발견하는 것도 흔한 일이 됐다.

희망조차 보이지 않던 암흑기에 놓인 팀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애초부터 한화 팬들의 기대치는 그 이상이었다. 600억원의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한 것이 모두 김성근 감독 시대에 이뤄진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요청대로 그룹에서는 확실하게 돈 보따리를 풀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그에게 막강한 전권을 부여해 ‘가을 야구’의 숙원을 이뤄주길 요청했다.

올시즌을 앞두고는 수많은 전문가가 한화를 최소 5강 진출권, 심지어는 우승 후보로까지 꼽았을 만큼 전임 감독들과 비교해 전력 보강이 확실하게 갖춰졌다. 김성근 감독이 상승시킨 승률 1할을 온전히 그의 공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최소한 기존 자원들의 능력을 끌어올려 팀 전력을 탄탄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많은 팬들은 투자에 의존하는 김 감독의 모습에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성적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지난 2년 동안 한화에는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무리한 선수 운용으로 인해 벌어진 혹사 논란이 가장 대표적이다. 2년 간 무려 10명의 선수가 수술대에 올랐고, 부상자 명단은 모두 열거하기가 힘든 수준이다.

어느 팀이라도 혹사와 선수 부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한화는 말 그대로 차원이 달랐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김 감독의 항변과는 달리 예견된 참사였다는 점에서 선수 관리에 대한 질책이 끊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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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입에서 직접 ‘도박’이라는 단어가 나왔을 만큼 한화는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 야구를 했다. 내일이 없는데 미래가 밝을 리는 더욱 없다.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들이 올해도 상당수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그동안 즉시 전력을 영입하기 위해 다수의 유망주마저 타 팀에 내준 한화다. 2017시즌까지 오늘만 바라보는 야구를 할 경우 향후 찾아올 암흑기는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이밖에 김 감독의 태도 역시 여론을 악화시킨 주된 요인이었다. 여러 논란들을 스스로 자초한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히려 본인에게 향해있는 날선 비판들에 대해 분노하거나 서운함을 토로했다.

본인의 확고한 야구 철학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급급했고, ‘일장연설’ 사건 등을 통해 스스로에게서 문제점을 찾기보다는 오직 주변 탓을 하며 자기합리화 및 포장에 급급했다. 감독을 믿고 모든 힘을 짜낸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도 그에 대한 유감 표명 또는 미안함을 드러낸 경우를 찾기 어려웠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김 감독은 이미 내년 시즌 구상에 돌입했고,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구단에서는 김 감독의 각종 논란과 관련해 내부 고발자가 늘어나는 등 시즌 막판 평소보다 더욱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다만 감독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는 말을 최대한 아끼고 있다. 사실상 구단보다는 그룹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분명 지난 2년 동안 화제의 중심에 선 팀이다. 그러나 뜨거운 관심이 비단 선수단의 불꽃 투혼 때문만은 아니었다. 마리한화의 중독성은 달콤하지만 동시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동반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을 더 중요하게 바라보느냐는 전적으로 그룹 내부 판단에 달려있는 문제다.

*스포츠한국은 매주 '스한 위클리'라는 주말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해드립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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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6/10/08 06: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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