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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기억하는가. 시즌 초만 해도 몇몇 선수들이 활약하자 ‘신인왕 유력’, ‘40홈런도 가능’, ‘역대 최고 신인 넘본다’와 같은 평가들이 넘쳐흘렀다. 팬들 역시 ‘자랑스럽다’, ‘메이저리그도 별거 아니다’, ‘한국이 메이저리그를 주도한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시즌이 한달여밖에 남은 현재. 한국 선수 중 규정 타석과 이닝을 넘을 수 있는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게다가 무려 최대 9명까지 예상됐던 메이저리거 중 현재 남은 선수는 고작 2명뿐이며 냉정하게 정확한 주전인 선수는 오승환뿐이다.

메이저리그는 꿈의 무대였다. 하지만 한번에 많은 선수들이 진출하다보니 다소 그 꿈이 쉬워보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처음엔 달콤한 맛을 보여주더니 달콤한 맛을 보여준 그 대가에 몇곱절을 더해 쓴맛을 보여줬다. 그렇게 쉽게 정복될 메이저리그가 아니었다. 한국은 메이저리그를 너무 얕봤던 것이다.

  • ⓒAFPBBNews = News1
22일(이하 한국시각) LA에인절스 최지만의 마이너리그 재강등 소식이 전해졌다. 시즌 초 개막전 로스터에 들었지만 14경기 1안타의 극심한 부진 후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바 있던 최지만이다. 7월초 다시 올라왔지만 결국 또 다시 강등을 맛보게 된 것이다.

최지만의 소식이 그리 놀랍지 않았던 것은 최근 이같은 소식이 연달아 전해졌기 때문이다. 강정호가 어깨 부상으로 15일짜리 DL에 올랐고 실제 복귀시점은 최대 4주 후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대호는 최근 19경기 타율 7푼8리의 극심한 부진 끝에 역시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추신수는 경기 중 사구를 맞아 왼팔목 수술을 받으며 사실상 시즌아웃 판명을 받았고 이미 지난 7월 박병호는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류현진은 1년 넘는 재활 끝에 결국 복귀전을 가졌지만 복귀전 직후 또 부상으로 잠정 휴식에 들어갔다. 마이너리그 유망주로서 메이저리그 승격이 유력해보였던 이학주는 결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접고 한국으로 들어오고 말았다.

놀랍게도 이 모든 소식이 7월 초부터 8월 중순까지 지난 한달반 안에 일어난 소식이다. 추신수, 류현진, 강정호, 박병호, 김현수, 이대호, 오승환, 최지만, 이학주까지 올 시즌을 앞두고 최대 9명의 선수가 메이저리그를 동시에 누빌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그런 일은 나오지 않았다. 물론 한때 7명까지 동시에 뛴 경우도 있었지만 결국 살아남은건 현재 김현수와 오승환 뿐이다.

물론 지금 현재의 상황만 놓고 확대해석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한국 선수들의 성적을 놓고 봤을때 오승환을 제외하곤 모두 아무리 좋게봐도 ‘평범’하거나 혹은 ‘메이저리거 중에서도 좋지 않은’ 수준이다.

  • ⓒAFPBBNews = News1
▶한국 메이저리거의 2016 8월 22일까지 fWAR(대체선수이상의 승리기여도)

오승환 : 2.2
강정호 : 1.3
김현수 : 0.9
추신수 : 0.6
이대호 : 0.3
박병호, 류현진 : 0.0
최지만 : -0.1
합계 : 5.2
참고 : 2010 추신수 6.0

아직 한달여가 남았지만 8명의 WAR을 합쳐도 한국 선수 역대 최고 기록인 2010년의 추신수 혼자의 WAR에도 되지 않는다.

냉정하게 강정호가 타자 중에서 가장 많은 타석(274타석)에 들어섰지만 200타석 이상 들어선 3루수 40명 중 25위 정도의 WAR을 기록했다. 김현수가 그 다음 많은 타석(253타석)에 나섰지만 김현수는 좌투수를 상대로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고 WAR은 1도 넘지 못한다. 3할2푼1리의 고타율과 4할에 가까운 출루율(0.399)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 기록은 규정타석을 넘을 수 없기에 헛헛한 기록이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 규정타석은 502타석이다. 현재 253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볼티모어의 잔여 40경기에서 모두 출전해 대략 7타석 이상 들어서지 않는 이상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채 시즌을 마칠 수밖에 없다. 한 경기에서 일반적으로 3~4타석을 들어선다고 보면 이미 규정타석을 채우는 것은 물 건너간 상황이다.

이는 추신수가 부상에서 돌아오고, 이대호, 박병호, 최지만이 마이너리그에서 승격을 해도 같은 상황이다. 단언컨대 한국 선수 중 올 시즌 메이저리그 규정타석을 채울 수 있는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오승환은 시즌초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활약하고 있지만 불펜투수라는 한계점이 있다. 물론 전체 불펜 투수 중 WAR 3위의 기록은 엄청나고 인정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신인왕 후보’라고 언급하는 것은 그냥 한국인의 바람일 뿐이다. 이미 내셔널리그 신인왕은 코리 시거(타율 0.316 21홈런 WAR 6.2)에게 가는 것을 한국 빼고 모두가 알고 있다.

이렇게 메이저리그가 어려운 곳이다. 한국은 이례적으로 ‘양’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오승환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메이저리그 주전급 평균만큼의 활약도 하지 못했다. 물론 아직 9월이 남았다. 하지만 9월 한달 가량의 대활약을 한다할지라도 메이저리그의 누적 기록이라는 것은 평균을 넘보게 할 정도로 만만하지 않다.

냉정하게도 오승환을 제외하고 올 시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은 야구선수로서의 성공 그 최고점을 얘기한다. 그 대신 그 성공을 맛보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준이 요구된다. 우리는 메이저리그라는 커다란 산을 두고 지나치게 이르게 ‘성공’이라는 단어로 샴페인을 터뜨렸다. 하지만 시즌을 길고, 그 긴 시즌이 지나야 진짜가 가려지는 법이다. 메이저리그라는 무시무시한 곳을 얕봐서는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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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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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6/08/22 17: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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